돌샘 이야기/여행과 답사(2020)

연천 가을 나들이

돌샘 2020. 10. 2. 11:43

연천 가을 나들이

(2020.9.26.)

고구려 옛 성인 호로고루일대에 해바라기 꽃이 피어 장관을 이루었다고 한다. 임진강변에 있는 유적지로 올봄 준모네 가족이 다녀와 사진을 블로그에 올렸던 기억이 난다. 주말 오전에 가을소풍 가는 기분으로 호로고루를 비롯한 연천 나들이에 나섰다. 차장 너머로 보이는 길옆 넓은 논밭은 황금들판을 이루었다. 가을 들녘은 보는 이의 마음마저 풍성하게 해 주었다. 좁은 농로를 따라 유적지로 진입하자, 넓은 해바라기 꽃밭과 멀리 성벽 위 관광객들의 조그만 형상이 시야에 들어왔다. 방문객은 유모차를 탄 유아에서부터 부축을 받으며 걷는 노인에 이르기까지 연령층이 다양했다. 유적지 입구에 가꾸어진 해바라기 꽃밭과 노랗고 하얀 바람개비가 돌아가는 잔디밭 그리고 솟대동산이 구경거리를 제공했다. 해바라기는 만개 시기를 넘겼지만, 꽃씨가 맺힌 면에 얼굴 문양을 새겨 보는 이의 미소를 자아냈다. 성벽은 가파른 언덕을 이룬 임진강 북쪽의 자연지형을 잘 활용해 축성되어 있었다. 성벽에 올라서니 임진강 물줄기가 굽이쳐 흐르는 형국과 남쪽 평야지대의 상태가 훤히 한눈에 들어왔다. 이 성은 과거 지형상 길목에 위치한 군사적 요충지였지만 오늘날엔 자연경관을 관망하기 좋은 전망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었다.

 

고량포구 역사공원을 지나 인근에 있는 경순왕릉에 들렀다. 경순왕은 신하들과 큰아들인 마의태자의 반대를 무릅쓰고 고려 왕건에게 나라를 넘겨준 신라의 마지막 왕이다. 학창시절 국사를 배울 당시는 끝까지 싸우지 않고 나라를 넘겨준 행위가 비겁하게 생각되었다. 돌이켜 생각하니, 국력이 기울어 승산이 없다면 무고한 백성들의 희생을 막기 위한 결단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고구려 옛 성인 당포성에 들렀다. 임진강 북쪽 강변에 위치하며 자연지형을 활용한 입지선정과 축성방법은 호로고루와 유사했지만 찾는 이가 거의 없었다. 관광객들의 발길은 유적 자체는 물론 볼거리와 편의시설에 따라 크게 좌우되는 것 같다. 유네스코에 등록된 한탄강 지질공원 중 연천지역 명소로는 재인폭포베개용암’, ‘좌상바위등이 있다. 오늘은 예전에 구경하지 못한 좌상바위를 찾았다. 화산의 화구와 화도 주변에 마그마가 분출하여 만들어진 큰 암반이라고 한다. 웅장한 바위가 위용을 드러내며 한탄강 강변에 우뚝 솟아있었는데 그 높이가 60m에 이른다고 한다. 강변 백사장과 맑은 강물이 휘감아 흘러 경치는 좋았지만, 주차장과 편의시설이 미비했다. 돌아오는 길에 전곡리 선사유적지를 방문했다. 어린이들을 동반한 가족 나들이객들이 많았다. 올봄에 우리 손주들도 이곳을 방문하여 달리기와 날리기를 했다고 들었다. 다음 주면 추석이다. 해가 많이 짧아진 것 같다.

(호로고루성)

 

 

 

(경순왕릉, 고량포구 역사공원)

 

 

(당포성, 좌상바위)

 

 

(전곡리 선사유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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