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정원/2014년 하늘정원

초여름 정원사의 일과

돌샘 2014. 5. 21. 21:48

여름 하늘정원에서의 하루

(2014.5.17)

5월 중순, 시기적으로는 늦봄인데 여름더위가 벌써 찾아왔습니다.

어머님께 갖다드릴 제라늄 2포트를 지난 목요일에 단골화원에 가서 사두었다가

오늘 알맞은 빈 화분을 골라 옮겨 심었습니다.

내킨 김에 분갈이가 필요한 화분 몇 개와 꽃모종도 큰 화분에 이식을 하였습니다.

예쁜 자태를 뽐내는 꽃들의 미모(?)에는 화분의 모양과 색상도 한 몫을 하는 것 같습니다.

하늘정원에서의 분갈이 작업은 상당히 복합한 과정을 거쳐야합니다.

정원 바닥의 인조잔디가 더럽혀지지 않도록 하려면 바닥에 비닐이나 매트를 깔고

흙을 담을 크고 작은 용기를 서너 개 준비한 다음, 흙이 담긴 부대, 모래 담긴 부대,

퇴비 부대를 종류별로 찾아내어 들어다 놓고 분갈이 화분과 빈 화분, 화분바닥 깔 망,

배수용 인공토, 모종삽 두세 개, 청소용 빗자루와 쓰레받기, 쓰레기통 등을 가져다 놓으면

어지간한 공사 현장처럼 여러 가지 자재와 도구들로 어수선해진답니다.

 

파라솔을 펴고 작업용 밀짚모자를 썼는데도 한낮의 열기에 숨이 턱턱 막힐 지경입니다.

일을 하다가 땀을 닦을 때나 허리가 아파 조금 쉴 때는

정원에 핀 꽃들을 바라보면서 지난날의 땀 흘린 보람을 만끽하곤 하지요.

정오쯤에는 중참이 옥상으로 날라졌습니다.

막걸리에 파전, 목도 축이고 힘든 느낌을 완화시켜 다시 일할 기운을 북돋우는데 그만한 음식이 없지요.

오후 3세 조금 넘어 주된 작업은 완료되었지만 여러 가지 자재와 도구들을 챙겨 제자리에 정리하고

바닥을 청소한 후에 화단과 화분에 물을 듬뿍 주고 나니 5시가 넘었습니다.

화단에는 하얀 불두화가 만개하였고 넝쿨장미는 빨간 불꽃이 여기저기 옮겨 붙듯이 피어나기 시작하였습니다.

화분에 심겨진 여러 가지 초화들도 저마다 예쁜 꽃 맵시와 향기를 뽐내고 있습니다.

지난겨울을 함께 보낸 꽃들도 있고 올 봄에 우리 집으로 갓 시집온 꽃들도 있지요.

잘 보살펴 오랫동안 즐거움을 함께 나누어야겠습니다.

초여름 하늘정원에서 정원사의 하루는 그렇게 저물어가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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