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례(경조사)/선영, 삼강려

추석 성묘

돌샘 2014. 9. 20. 13:28

추석 성묘와 상경

(2014.9.9)

아침식사를 일찍 챙겨먹고 어머님께 하직인사를 올리고 서둘러 선영으로 향했다.

아랫마을 입구에 차를 세워두고 선영으로 오르는 산길에는

산새들이 반갑게 지저귀고 풋풋한 숲 냄새가 마음을 안정시켜주었다.

오솔길로 접어들자 풀숲에 이슬이 맺혀 바짓가랑이가 축축하게 젖어들었다.

선영으로 접어드니 얼마 전 벌초를 한 까닭에 정갈하게 정리된 산소들이 시야에 들어왔다.

이른 추석이라 아침햇살이 제법 따갑다.

선친과 조부모님 산소에는 같이 성묘를 한 후에 딸아이는 그늘에 있도록 하고

우리부부만 차례차례 5대조부모님 산소까지 성묘를 마쳤다.

할아버지께서는 8형제라 종조부모님 산소는 일일이 성묘를 하지 못하고

합배단에 잔을 올리는 것으로 갈음하였다.

산소가 한 곳에 위치하여 많이 걷지 않았는데도 얼굴에 땀방울이 맺혔다.

 

아랫마을 정자에 내려와 손과 얼굴을 간단히 씻고 앉아서 땀을 식혔다.

집사람과 딸은 팔과 다리를 벌레에 많이 물렸다고 하는데 나는 괜찮았다.

집사람이 ‘조상님이 변씨 집안 남자만 벌레에 물리지 않도록 보호해주시고

시집갈 딸과 성씨가 다른 나는 보살피지 않은 것 같다.’고 농담을 걸어왔다.

‘조상님이 관할하시는 일이 아니라서 그렇지 보살펴주실 일이 있으면 시집 갈 딸은 물론이고

우리 집안에 시집와서 집안사람이 된 당신도 잘 보살펴주실 것이다.’고 웃으며 말했다.

날씨가 더워도 긴 옷을 입는 습관 덕분에 벌레에 물리지 않은 것 같았다.

 

상경 길에 올라 점심은 휴게소 잔디밭에 돗자리를 펴고

준비해 온 음식으로 먹으니 소풍을 나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대전에 다다르자 고속도로 곳곳에 부분적인 정체가 발생하였지만 심한 정체가 아니라서

평상시보다 1~2시간 지체된 오후 3시 반경 무사히 집에 도착하였다.

어머님께 잘 도착하였다고 전화를 드렸다.

지난 3박 4일 동안의 고향나들이가 꿈길을 거닐다 깨어난 듯 아득하게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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