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샘 이야기/여행과 답사(2018)

남산공원길과 장충단

돌샘 2018. 10. 26. 22:01

남산공원길과 장충단

(2018.10.20.)

안경도 맞추고 마음에 드는 혁대도 고를 겸 모처럼 남대문 시장을 찾았다. 요즘은 집사람이 볼일이 있으면 혼자 가고 내가 볼일이 있을 땐 동행을 하는 일이 많다. 계획한 일을 마치고 남산공원을 산책한 후에 외식을 하고 귀가하기로 했다. 남대문 쪽에서 백범광장으로 오르니 길옆에 성곽이 복원되어 있었다. 산기슭은 아직 녹색을 띠었지만 유독 빨갛게 단풍이 든 나무가 눈길을 끌었다. 성재 이시영 선생과 백범 김구 선생 동상을 지나 호현당 앞에서 길을 건넜다. 차량들로 꽉 막힌 도로가 답답했는데 남산공원길로 접어들자 호젓한 산책길이 펼쳐졌다. 길가에 흐르는 맑은 개울물 소리가 은방울 구르는 소리처럼 또르르~ 들려왔다. 화려한 꽃들이 피어난 꽃밭은 동화나라 동산처럼 잘 가꾸어져 있었다. 나뭇잎이 무성한 곳은 주위가 어두컴컴하여 날이 저물었나 착각을 했다. 목벽산방과 와룡묘 입구를 지나 전망대에서 서울의 북쪽 하늘 아래를 바라보았다. 북악산과 인왕산은 물론이고 멀리 북한산까지 시야에 들어왔다. 남산에서 경치를 볼 때 예전엔 높은 빌딩부터 살폈는데 이젠 멀리 있는 산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국립극장으로 가기 전 남산공원길에서 장충단 공원으로 난 오솔길을 따라 내려갔다. 장충체육관과 신라호텔이 빤히 바라보이고 길옆엔 외솔 최현배 선생 기념비도 보였다. 잘 가꾸어진 공원을 지나 잔디밭에 이르자 ‘장충단’이라 적힌 비석이 서있었다. 비석 옆에 장충단의 유래를 설명한 안내판이 있어 찬찬히 읽어보았다. 장충단이란 단어는 귀에 익었고 공원에도 여러 번 왔었지만 유래는 생각해보지도 않았었다. 땅거미가 내리고 주위에는 조명이 하나둘 켜지기 시작했다. 우리의 발길은 자연스럽게 장충단 공원 주위에 있는 족발집으로 향했다.

 

* 장충단(獎忠檀)은 1895년(고종 32)에 일어난 명성황후 시해사건(을미사변) 당시 일본인을 물리치다 순사한 홍계훈, 이경직 및 여러 신하들의 혼을 위로하기 위해 세운 제단으로 비석도 함께 세웠다. 1910년 한일병합과 함께 장충단은 폐지되고 비석도 뽑혔다가 광복 후 다시 찾아 세웠다. 비석의 앞면에 새겨진 ‘장충단(獎忠檀)’ 글씨는 당시 황태자였던 순종황제가 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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