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샘 이야기/여행과 답사(2018)

가을 산사와 바다(첫째 날)

돌샘 2018. 11. 30. 22:42

가을 산사와 바다(인제, 고성, 속초)

(첫째 날)

(2018.11.10.)

때로는 호젓한 산길이나 고즈넉한 산사(山寺)의 경내를 걸으며 잡념을 떨쳐내고 싶다. 고즈넉한 ‘산사’라는 곳에 생각이 미치자 강원도 고성에 있는 금강산건봉사(金剛山乾鳳寺)가 떠올랐다. 단풍철이 지났으니 차량과 인파에 의한 번잡함도 없으리라 예상되어 훌쩍 길을 떠났다. 국도 44호선을 타고 부지런히 달려 인제 합강정 휴게소에 도착하니 아직 아침안개가 남아있었다. 합강정(合江亭)이라는 정자이름은 내린천과 인북천이 합류하는 지점에 위치하여 얻게 되었나보다. 이곳을 지날 때면 멀리서만 바라보았던 번지 점프장에도 들렀다. 출입문은 굳게 닫혀있고 덩그러니 장비만 남아 햇빛에 반짝이는 강물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부근에 래프팅 장소로 유명한 내린천 코스가 있다기에 천천히 드라이브를 하며 둘러보았다. 계절이 바뀌어 인적은 끊겼지만 지난여름날 뜨겁게 토해내던 젊은 함성이 들리는 듯했다. 고사리 수변공원에 잠시 쉬었다가 돌아나가려는데 원대리 자작나무 숲 안내판이 보였다. 요즘 세간에는 인제 자작나무 숲이 유명세를 타고 있다는데 여기서 멀지 않은 모양이다. 숲 입구에 다다르니 넓은 주차장은 대형버스와 승용차로 가득하고 등산객과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자작나무 숲 트레킹을 제대로 즐기려면 2시간정도 걸린다기에 하얀 자작나무 숲 구경만 하고 발길을 돌렸다. 다시 하천 길을 따라 상류 쪽으로 올라가니 인제 스피디움이 나타났다. 생전 처음 보는 자동차 경주장이었다. 시합은 없었지만 시험주행을 하는 듯 여러 대의 자동차가 굉음을 내며 질주를 하고 있었다.

 

매바위 인공폭포 삼거리에서 미시령 방향 갈래 길을 뒤로하고 진부령으로 향했다. 진부령 미술관에 잠시 들러 이중섭 특별전과 기존 전시 작품들을 감상하였다. 진부령 고갯마루를 넘어 꼬불꼬불 산길을 따라 한없이 아래로 내려갔다. 건봉사 입구에 도착하니 늦가을 해가 벌써 긴 그림자를 드리우기 시작했다. 불이문과 곁에 묵묵히 선 노거수를 바라보며 조용한 마음으로 산사의 경내를 들어섰다. 건봉사는 큰 사찰이었으나 6.25전쟁 때 완전히 폐허가 되었고 불이문만 불타지 않았다고 한다. 관광객들이 간간이 눈에 띄긴 했지만 산사엔 정적이 감돌았다. 두 번째 방문길이라 능파교, 범종각, 적멸보궁, 사리탑, 석주 등이 눈에 익었다. 적멸보궁 사리탑에 봉안된 부처님의 진신 치아사리에 대한 내용을 자세히 읽어보았다. 여러 번에 걸친 사찰의 큰 화재 시에도 불타지 않았다는 수령 300년의 소나무는 가을하늘처럼 푸르고 싱싱했다. 석축 옆 큰 감나무에는 가지마다 빨간 늦가을이 촘촘히 매달려 있었다. 가지는 잎을 모두 떨구고 하늘은 시리도록 푸르러 감은 더욱 붉었다. 고즈넉한 산사에 내려앉은 늦가을의 정취를 만끽하며 걷는데 복원공사를 위해 둘러친 가림 벽은 옥에 티였다.

 

(합강정과 내린천)

 

 

 

 

 

 

 

 

 

 

 

 

 

 

(원대리 자작나무 숲)

 

 

 

 

 

 

 

 

 

 

 

 

(인제 스피디움)

 

 

 

 

 

 

 

(진부령 미술관)

 

 

 

 

 

 

 

 

 

 

 

 

 

 

 

 

 

 

(금강산 건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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