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샘 이야기/살며 생각하며

마산의 구도심

돌샘 2018. 12. 14. 22:19

마산의 구도심

(2018.11.24.)

묘사 준비가 마무리되자 저녁엔 어머님을 모시고 어시장 횟집으로 갔다. 어머님도 잘 아시는 나의 중학교 동창 친구도 자리를 같이 하기로 했다. 친구는 몇 년 전부터 매일같이 어머님께 안부전화를 드리고 건강 조언도 하고 있다. 자식도 못하는 일을 정성스럽게 하고 있으니 때로는 민망하기만 하다. 어머님을 내려드리고 어시장 주변 대로변에 주차를 하려니 빈자리가 없었다. 어머님이 집사람의 부축을 받으며 먼저 약속장소로 가신 것이 다행이었다. 명절 때 생선회를 사러 종종 오던 곳이라 주변지리에 어둡지 않지만 오늘따라 낯설게만 느껴졌다. 주차장을 찾아 헤매다가 길을 잘못 들어 엉뚱한 곳을 거쳐 구도심 불종거리를 지나게 되었다. 그런데 웬일인가? 온갖 모양의 화려한 장식등이 거리를 뒤덮고 축제를 벌이는 듯했다. 진땀깨나 흘리며 겨우 주차를 마치고 횟집에 합류하여 친구에게 거리에서 보았던 장식등 이야기를 했다. 마산의 구도심이 노후화되고 사양화되자 상권을 되살리기 위한 방편으로 거리를 특성화했다고 전해주었다. 고향이지만 명절 때 내려와 필요한 곳만 잠깐 들리고 상경하니 이렇게 변한 것을 모르고 있은 셈이다. 어머님을 모시고 친구와 함께한 모처럼의 식사 자리는 느지막하게 끝이 났다. 친구의 추천으로 불종거리의 휘황찬란한 장식등과 조명등을 함께 구경했다. 그리고 오동동 뒷골목과 창동 거리도 잠깐 걸어보았다. 오동동 뒷골목엔 3.15의거 발원지를 비롯한 여러 가지 설명과 벽화가 그려져 있었다. 창동은 차가 다니지 않는 거리로 변신했고 현대식 보도블록과 조명으로 장식되어 산듯한 느낌을 주었다. 마산의 명소가 젊은이와 외지사람들이 가보고 싶은 장소로 발전하니 좋지만 눈을 감아도 보이는 고향의 옛거리는 영영 잃어버리고 말았다.

 

 

 

 

 

 

 

 

 

 

 

 

 

 

 

 

 

 

 

 

 

 

 

 

'돌샘 이야기 > 살며 생각하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봄이 오는 길목에서  (0) 2020.03.06
어떤 친구모임  (0) 2019.07.19
지공거사가 되어  (0) 2017.04.02
강화 교동도  (0) 2016.05.28
창경궁, 창덕궁 탐방  (0) 2015.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