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샘 이야기/살며 생각하며 31

지공거사가 되어

지공거사가 되어... (2017.3) ‘지공거사’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어느 친구가 논어에 나오는 공자님 말씀을 인용하여 ‘~나이 마흔에 불혹(不惑)하고 쉰에 지천명(知天名)하였으며 예순에 이순(耳順)하고 일흔에 종심소욕 불유구(從心所欲 不踰矩)’하였다는 내용에 덧붙여 ‘예순다섯은 뭐라 하는지 아느냐?’고 물었다. 처음 듣는 말이라 궁금하여 ‘뭐냐?’고 되물었던 때가 칠팔 년은 되었나보다. 예순다섯을 ‘지공거사’라 한다고 알려주었다. 지공거사? 논어의 내용을 한두 번 훑어보기는 했는데 그런 말이 있었나? 순진한지 바보스러운지 어디에 그런 내용이 나오느냐고 물으니 그제서야 얼굴에 환한 미소를 지으며 예순다섯 살이 되면 지하철을 공짜로 타니 우스갯소리로 ‘지공거사’라 한다고 알려주었다. 같이 웃었지만 그 ..

강화 교동도

강화 교동도 (2016.5.21.) 이번 달 고등학교 동창모임은 강화 교동도 여행을 하기로 하였다. 양재역 부근에 30여명이 집결하여 관광버스를 타고 교동도로 향했다. 교동도는 섬이지만 근래에 연도교로 연결되어 버스로 여행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강변도로를 타고 김포를 거쳐 강화도로 가는 길가 논에는 모내기가 한창이었다. 교동도는 현재도 민간인 출입통제지역으로 군부대에 신고를 하고 교동대교로 진입하였다. 버스가 다리를 건널 때 차창 북쪽으로는 아스라이 북한 땅(연백)이 보였다. 교동향교와 화개사 진입로는 좁은 시골길이라 차에서 내려 걸어야 했다. 향교와 화개사 갈림길에는 읍내리 비석군이 조성되어 있었다. 교동도에 부임한 지방관의 선정을 칭송한 송덕비 등이 관내에 흩어져 있던 것을 모두 한곳에 모았다고 한..

안보 및 문화탐방

안보 및 문화탐방 (2015.5.30) 고등학교 동기동창들이 철원 안보 및 문화탐방에 나섰다. 예전엔 동기회 월례모임이 주로 저녁에 식당에서 열렸는데 신임 회장의 열의와 헌신 덕분에 오붓한 여행을 하게 되었다. 철원은 타지역을 여행하기 위하여 경유한 적은 있지만 여행대상지역이 된 것은 나에게 처음이다. 일행이 탄 관광버스는 8시경 양재역을 출발하여 10시경 철의삼각전적관에 도착하였다. 여행신고를 마치고 10시 30분경 에스코트를 받고 관광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비무장지대에 위치한 제2땅굴 현장으로 향했다. 땅굴 안으로 들어가 땅굴의 규모와 형태, 발견경위, 북한에서 땅굴을 팠다는 증거를 직접 확인하고, 수색과정에 순직한 장병들의 위령탑에도 들렀다. 철원 평화전망대로 가서 평강고원에서의 남북대치 상황과 백..

신지도 명사십리

완도, 신지도 명사십리 ‘명사십리’라 하면 함경남도 원산 동남쪽에 위치한 길게 뻗은 백사장과 해당화로 유명한 모래사장을 일컫는 고유명사이나 곱고 부드러운 모래사장이 길게(약 4km가 십리) 펼쳐진 바닷가를 비유적으로 이르기도 한다. 따라서 한자로는 ‘明沙十里’라 적으며 군산시 선유도, 신안군 비금면 등지에도 명사십리 해변이 있다. 완도군 신지도에 출장을 갔을 때 ‘명사십리 해수욕장’이라는 교통안내 표지판이 눈에 띄었다. 백사장이 길게 펼쳐진 해수욕장이겠구나 생각하고 가랑비가 오는 어느 날 시간적인 여유가 있어 잠깐 들러보기로 하였다. 철이 이르고 비오는 날이라 인적은 드물었지만 넓고 긴 모래사장이 시원하게 펼쳐져 있었고 주변에 있는 펜션과 민박집, 각종 위락시설 들은 손님 맞을 마무리 준비를 하느라 분주..

잠실야구장 나들이

잠실야구장 나들이 (2014.5.31) 프로야구 경기를 관람하러 잠실야구장을 찾은 지가 꽤 오래된 것 같습니다. 한 때는 평일 퇴근 후에 야구장 부근에서 부부가 만나 경기를 구경하는 열성을 보인 적도 있지만 요즘은 응원팀인 롯데 자이언츠의 성적도 신통치 않으니 야구에 대한 관심이 자연히 시들해져 버린 것 같습니다. 모처럼 토요일 오후 맥주 캔을 냉동시켜 배낭에 넣고 지하철을 타고 야구장으로 향했습니다. 예나 다름없이 통닭을 사들고 입장을 하였는데 좌석이 포수 뒤쪽 높은 곳에 위치하여 그늘도 지고 경기를 관람하기 좋은 곳이었습니다.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배낭에서 맥주를 꺼내어 통닭을 안주삼아 마셨으니 자연히 요사이 유행하는 치맥을 먹게 된 셈이지요. 파란 잔디가 깔린 넓은 야구장을 내려다보며 시원한 맥주를 ..

남산 둘레길

친구들과 남산 둘레길을 걷고 (2013.10.19) 중학교 동기동창회 10월 월례 모임은 가을을 맞이하여 남산 둘레길을 걷는 행사로 갈음하기로 하였다. 약속시간 조금 전에 우리부부가 한강진역에 도착하니 벌써 많은 친구들이 모여 있었다. 남산에 간다고 하면 정상부에 있는 남산타워에 올라가는 일이 주목적이었는데 이번 둘레길 산책은 정상부에는 오르지 않고 말 그대로 남산 둘레를 돌기만 했으니 다소 생소한 느낌이 들었다. 한강진역에서 목재계단과 데크로 조성된 산책길을 올라 하얏트 호텔 옆 육교를 건너 송림이 울창한 숲길에 들어섰다. 처음 가보는 길이라 얼마 안가 방향감각을 잃어버리고 친구부인이 안내하는 오솔길을 따라 한참을 걷다가 보니 남산타워에서 내려오는 큰 길과 합류가 되었다. 남산도서관 옆을 지나 안중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