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녀(지우) 이야기/4~5세 성장기록 29

지우의 할머니 방문기(5)

지우의 할머니 방문기(5) (2019.5.3.) 현관을 들어서며 “지우야!”하고 반갑게 부르니 “난 아빠 오는 줄 알았네...”하는 대답만 돌아왔습니다. 썰렁한 분위기에 아범이 오늘은 일찍 지우를 데리러 온다는 연락이 왔나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할머니 말에 의하면 현관 밖에서 소리가 나자 지우가 “할아버지 왔다~”하고 반가워했는데 능청스레 딴전을 피우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지우는 나중에 아범이 도착했을 때도 짐짓 눈길 한번 안주고 TV만 보았습니다. 아범이 “지우야! 그러면 난 간다.”하면서 현관으로 나가는 시늉을 하자, 그제야 “안 돼!”하며 벌떡 일어나 인사를 했습니다. 내가 옷을 갈아입으며 “지우야~ 오늘은 할머니와 무얼 하며 지냈니?”하고 묻자 “비밀이에요.”하였습니다. 그러고는 할머니 귀에 입을..

지우의 할머니 방문기(4)

지우의 할머니 방문기(4) (2019.4.26.) 퇴근하여 현관문을 열 때 할머니가 지우에게 “할아버지 왔다~”하는 소리가 들렸지만 막상 현관을 들어서니 조용했습니다. 지우가 어디 숨었나 봅니다. “지우야! 어디 있니?”하며 찾자, 안방에서 웃으며 뛰어나와 안기고는 소파와 공부하던 상 위에 올라서서 포즈를 취했습니다. 내가 사진을 찍으니 다양한 자세로 호응을 해주었습니다. 지우가 좋아한다며 할머니가 어제부터 준비한 곰국으로 저녁준비를 마치자, 조손이 마주앉아 맛있게 저녁을 먹었습니다. 곰 인형을 가지고 놀다가 불현듯 하늘정원이 생각난 모양입니다. 하늘정원에 올라가자는 것을 춥다며 만류를 해보았지만 지우의 마음을 바꾸기는 어려워 보였습니다. 그냥 밖에 나가면 감기 걸리니 외투를 입도록 하고 외등을 켜자 지..

지우의 할머니 방문기(3)

지우의 할머니 방문기(3) (2019.4.19.) 퇴근길 지하철역에서 집으로 가는 도중, 눈앞에 활짝 웃는 지우의 모습이 나타났습니다. 깜짝 놀라 쳐다보니 지우가 할머니 등에 업혀 있고 마트에 가는 중이라 하였습니다. 지우가 나를 보자 안겨오면서 “할아버지! 해님은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져요. 할아버지! 내가 천재지요?”하였습니다. 잠시 어리둥절했지만 금방 그 뜻을 알아차렸습니다. 예전에 지우가 오빠와 서로 똑똑하다며 경쟁하던 날, 내가 가르쳐준 내용이었습니다. 당시는 ‘동쪽과 서쪽, 뜨고 진다’는 말을 조금 헷갈려 했는데 오늘 할머니께 자신 있게 배운 모양입니다. “내가 천재지요?”하는 말은 “내가 똑똑하지요?”하는 뜻인 모양입니다. “그래, 우리 손녀 변지우! 최고야~”하며 치켜세우자 지우가 환하게..

지우의 할머니 방문기(2)

지우의 할머니 방문기(2) (2019.4.12.) 오늘은 지우가 할머니와 재미있게 노느라 전화를 안 하는구나 생각하며 아파트에 도착하여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스마트폰 벨이 울렸습니다. “할아버지 어디세요?”하는 지우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이제 아파트에 도착했단다. 할머니 하고 잘 놀았니?”하며 통화를 하고 현관을 들어섰습니다. 지우가 내 손을 잡고 가서 탁자위에 놓여있던 그림을 보여주었습니다. 연습장에는 예쁜 꽃그림이 큼지막하게 그려져 있었습니다. 그림을 잘 그렸다며 칭찬을 하고 사진을 찍자 지우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습니다. 옷을 갈아입으려 했지만 지우가 손을 끌어당기는 바람에 선 채로 하늘정원에 올라갔습니다. 어린이집 친구들에게 할아버지 집에는 예쁜 꽃들이 많다고 이야기했답니다. 파라솔 의자에 앉아 ..

지우의 할머니 방문기(1)

지우의 할머니 방문기(1) (2019.4.5.) 준모 오빠가 축구연습을 하는 동안 지우는 할머니와 함께 지냈습니다. 전화로 잠깐 반가운 목소리를 듣고 퇴근하니 거실에서 할머니와 놀다가 얼른 숨는 장난을 쳤습니다. 곧 애교를 부리며 안겨오더니 이런저런 이야기보따리를 펼쳐 놓았습니다. 내가 저녁을 먹을 때 지우는 식사를 했다며 할머니와 동화책을 읽었습니다. 지우가 골라서 들고 온 동화책을 할머니가 읽어주면, 조금 듣고 있다가 자기 이야기를 한참 늘어놓기도 했습니다. 이야기의 줄거리는 물론이고 자기 나름의 느낌과 잘, 잘못에 대한 판단까지 하는 듯했습니다. 내 손을 잡고 하늘정원에 올라가서는 새로 심은 꽃을 보고 예쁘다며 품평을 한 후, 저 아래 도로를 가리키며 “아빠가 탄 차가 오나 보자.”고 하였습니다. ..

지우의 사려 깊은 행동

지우의 사려 깊은 행동 (2019.3.24.) 준모가 4월부터 금요일 오후에 축구교실에 나가면 새아기가 데려다주고 데려오는 동안 지우는 할머니와 함께 지낼 예정입니다. 지우가 할머니하고 지낼 때 읽을 동화책과 장난감을 미리 가져놓으러 아범이 오는 길에 지우도 동행을 했습니다. 조부모 집에 자주 오고 만나니 지우의 언행에 주저하거나 거리낌이 전혀 없는 느낌입니다. ‘곰돌이’라는 과자를 가져와 먹으며 할애비에게도 나누어주고 할머니에게는 야쿠르트를 달라고 하였습니다. 지우는 할머니 집에 좋아하는 과자나 필요한 물건이 어디에 있는지 훤히 꿰뚫고 있답니다. 아범이 잠깐 다녀올 일이 있어 현관으로 나가자, “아빠! 어디가? 나도 갈 거야.”하며 따라가려 했습니다. “아빠, 금방 갔다 올 텐데... 따라가면 할아버지..

지우의 네 번째 생일

지우의 네 번째 생일 (2019.3.23.) 오늘은 지우의 네 번째 생일입니다. 가랑비가 오락가락했지만 점심 무렵 미리 약속된 장충동으로 출발했습니다. 생일날 족발 전문점에서 외식을 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 면이 있지만, 족발을 좋아하는 준모와의 약속도 겸했기 때문입니다. 대신 생일축하 행사는 제3의 장소에서 하는 것으로 계획했습니다. 생일선물로 산 ‘노래하는 핑크퐁 동전노래방’을 들고 음식점을 들어서니 지우네가 먼저 도착하여 자리를 잡고 있었습니다. 지우에게 생일 선물을 전하자 지우는 물론이고 준모의 관심도 장난감에 집중되었습니다. 준모는 족발이 구미에 맞는 듯 잘 먹었지만 오늘의 주인공 지우는 장난감을 가지고 노느라 음식은 먹는 둥 마는 둥 했습니다. 점심은 족발로 때우고 차 한 대에 모두 타 광화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