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녀(지우) 이야기/4~5세 성장기록

지우의 깜짝 방문

돌샘 2019. 10. 25. 22:09

지우의 깜짝 방문(2019.10.9., 10.13)

(2019.10.9.)

10월9일 한글날. 아침부터 작업복과 밀짚모자를 쓰고 하늘정원 분갈이를 시작했습니다. 지우가 방문한다는 전갈을 받았지만 한참 작업 중이라 마중을 나가지 않고 분갈이를 계속했습니다. 옥상 문이 딸깍하고 열려 일하다 힐끔 쳐다보았더니, 지우가 빨간 옷을 입고 환한 얼굴로 나타나 인사를 했습니다. “지우야~ 할아버지가 화분갈이 하느라 이렇게 손에 흙이 묻었으니 안아줄 수가 없네...”했더니 “손을 물에 씻으면 되잖아요.”했습니다. 그 한마디에 흙이 손에 묻어 귀여운 손녀를 안아줄 수 없다는 말은 핑계가 되어 버렸습니다. 지우가 분홍색 플라스틱 봉을 꺼내들고는 뽐내듯 휘두르며 장난을 쳤습니다. “지우야~ 그거 요술 봉이니?”물었더니 “아니에요! 이것 비눗방울 날리는 것이에요.”했습니다. 지우는 할아버지와 하늘정원에서 놀고 싶었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음을 알고 거실로 내려갔습니다. 거실에서 할머니, 아빠와 함께 놀다가 집에 돌아갈 때는 혼자 먼저 하늘정원에 올라와 간다며 인사를 했답니다(지우가 거실에서 노는 모습은 할머니가 촬영). 지우는 할애비와 격의 없이 친하게 지내면서도 인사를 깍듯이 하는 귀염둥이 손녀랍니다.

 

 

 

 

 

 

 

 

 

(2019.10.13.)

일요일 저녁이지만 다음 주 휴가를 얻은 덕분에 느긋한 마음으로 막걸리 한잔을 마시고 있었습니다. 지우가 아빠와 함께 할머니집에 잠깐 들리러 와서는 식탁에 놓여있던 병을 가리키며 “우와~ 장수다!”하며 큰소리로 외쳤습니다. 예전에 할애비가 음료수라며 마시던 병에 ‘장수’라는 글씨가 적힌 것을 기억하고는, 아빠와 슈퍼에 갔을 때 이 병을 발견하고는 할아버지가 좋아하는 ‘장수’라고 했답니다. 그러고는 동화책을 볼 때 ‘장수풍뎅이’라는 단어가 나오자 할아버지가 좋아하는 ‘장수’가 여기도 있다고 했답니다. 아이들 앞에서 언행을 할 때는 항상 모범이 되도록 해야 한다는 옛말을 다시금 되새겨 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지난번 블로그를 쓸 때부터 궁금했던 내용을 본인에게 직접 물어보기로 했습니다. “지우야~ 저번에 할머니가 오빠한테 자전거를 사주었을 때, 왜 네가 고맙다고 했지?”하며 물었습니다. “다음에 할머니가 내 킥보드를 사 달라고 그랬어요.”하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보통 애들 같으면 할머니가 오빠에게 자전거를 사줄 때 자기는 킥보드를 사달라고 강조했을 텐데... 지금 타고 있는 킥보드가 작아지면 ‘핑크빛 킥보드’를 사주겠다고 한 할머니의 약속을 철석같이 믿고 있는 모양입니다.

 

지우와 놀다가 사진을 찍어주겠다고 하자, ‘잠깐!’하고는 급히 ‘썬그라스’를 가져와 썼습니다. “지우야~ 밤인데 뭐 하러 썬그라스를 쓰니?”하고 물었습니다. “사진을 찍을 때 눈을 감아도 표시가 나지 않게 쓰는 거야~”하고 대답하여 조부모를 실컷 웃겼답니다. 그렇습니다. 눈을 감은 사진은 다른 조건이 다 좋아도 쓸모없는 사진이 되기 십상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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