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들(친손, 외손) 이야기/2020년 손주들(친손, 외손)

반가운 만남

돌샘 2020. 5. 22. 21:47

반가운 만남

(2020.5.16.)

소민이가 문 밖으로 마중나간 할애비보다 현관 안에 있던 할머니를 더 반가워하며 안겼습니다. 열쇠고리 보관함과 잡다한 물건을 넣어놓은 그릇에서 립스틱과 화장품처럼 생긴 물건들을 들고 나와 입으로 가져갔습니다. 입에 넣지 못하도록 만류를 하다가 안 되면 빼앗았습니다. 사진을 정리하면서 들고 있는 물건과 동작을 살펴보니 화장 흉내를 내는 행동처럼 보입니다. 공을 바닥에 굴리고 계단 위로 던져 ‘통~통~’ 튕기며 내려오는 것을 함께 지켜보았습니다. 얼굴에 웃음을 띠며 함께 놀다보니 마음의 벽도 서서히 허물어지나 봅니다. 할머니가 껍질을 깐 오렌지를 접시에 담아 내놓자 포크로 찍어 한입 먹으며 신이 난 듯했습니다. 할애비가 탁자에 앉아있는데 소민이가 곁에 다가오더니 스스럼없이 무릎에 올라앉았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보는 격의 없는 행동이라 흐뭇한 마음으로 무릎을 흔들며 얼러 주었습니다. 할머니에게 안겨 있을 때 장난감 팔찌를 건네주었더니 손에 차는 물건이라는 것을 아는 듯 손에 끼우려는 행동을 보였습니다. 소민이가 컴퓨터 방에서 장난감 자동차를 보자, 익숙하게 차문을 열고 들어가 자리에 앉았습니다. 타고 내리기를 반복하다가 고개를 내밀어 보이기도하며 재미있게 놀았습니다. 소민이를 안고 하늘정원으로 나가 창문 밖에서 방을 들여다보게 했습니다. 방안에 엄마가 보이자 신기한 듯 빤히 쳐다보며 웃었습니다.

 

준모와 지우가 도착하자 집안이 왁자지껄해지며 활기가 넘쳐났습니다. 남매는 약속이나 한 듯 ‘비행접시 날리기’를 하나씩 들고 나와 비행체를 쏘아 올리며 환호를 했습니다. 소민이는 공중으로 날아오르는 비행체가 신기한 듯 고개를 쳐들고 천정을 바라보았습니다. 구경을 하다가보니 자연히 자기도 날려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나 봅니다. 오빠와 언니가 쉬는 틈을 이용해 소민이가 ‘비행접시 날리기’를 손에 들고 놀았습니다. 아빠에게 날리는 방법을 배우는가 하더니 제법 ‘따르르~ 따르르~’ 소리가 나게 줄을 당겼습니다. 혼자 또는 조부모 하고 놀 때와 달리 오빠, 언니와 함께 노니 훨씬 재미가 있나 봅니다. 저녁이 되자 소민이는 식탁의자에 앉히고, 거실엔 상을 펴 놓고 음식을 날랐습니다. 준모는 파전, 지우는 곰국, 나머지 사람들은 생선초밥과 국이 놓인 자리를 찾아 앉았습니다. 음식을 만들고 설거지하는 일이 힘들겠지만 요즘은 외식을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겠지요. 지우는 식사를 마치자 고모가 소민이에게 계란찜을 먹이는 걸 보고 자기가 대신 먹여보겠다고 나섰습니다. 지우가 숟가락으로 계란찜을 떠서 조심스럽게 입으로 가져가면 소민이가 고개를 내밀며 잘 받아먹었습니다. 이를 지켜보던 준모도 먹여보고 싶다했지만 기회를 가지지 못했습니다. 사촌들이 반갑게 만나 함께 지내며 서로 배려하는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준모와 할애비는 모처럼 놀이터에 나가 놀기로 했습니다. 준모가 미끄럼틀로 올라가는 줄을 잡고 놀다가 순간적으로 중심을 잃으며 넘어져 기둥에 부딪혔습니다. 조손이 크게 놀랐지만 정신을 차리고 다친 부위의 상태를 확인하고는 서둘러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준모는 부딪힌 부위에 얼음찜질을 하면서 LG팀이 시합하는 프로야구중계를 시청했습니다. LG의 열렬한 팬으로 초등학생치고는 야구에 대한 지식도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지우와 소민이는 2층 컴퓨터방에서 자동차를 타며 놀았습니다. 두 사람이 한꺼번에 좁은 자동차 안에 들어가기도 하고, 지우가 자동차 지붕으로 올라가는 모습도 보여주었습니다. 4촌 자매가 때로는 경쟁(?)하듯 하면서도 사이좋게 잘 놀았습니다. 혼자 놀 때보다 활기차게 움직이고 다양한 형태로 놀 수 있으니 더 재미가 있나봅니다. 준모는 다친 부위가 아픈데도 불구하고 할머니랑 ‘루미큐브’게임을 하고 가겠다고 했습니다. 준모와 조부모는 고정멤버, 아범과 고모는 교대로 참여하여 두 판의 게임을 벌렸습니다. 준모가 그 와중에서도 연거푸 두 게임을 모두 이기는 실력을 보여주었습니다. 거실에서 게임이 벌어지는 동안 지우는 방에서 고모부가 읽어주는 동화를 들었고, 소민이는 곁에서 블록을 섞는 흉내를 내며 재롱을 부렸습니다. 어느덧 밤이 깊어 다음에 또 만나기를 기약하며 각자 집으로 향했습니다.

(소민 어멈이 찍은 사진은 화질이 좋고 근접 촬영하여 돋보이는 것 같습니다.)

 

(소민이가 혼자 노는 모습)

 

(준모와 지우 그리고 소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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