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들(친손, 외손) 이야기/2020년 손주들(친손, 외손)

자라면서 겪는 과정

돌샘 2020. 6. 12. 21:00

자라면서 겪는 과정

(2020.6.7.)

점심 무렵에 소민이가 머리에 꽃 리본을 달고 활짝 웃으며 찾아왔습니다. 할애비 컴퓨터가 말썽을 부려 아빠가 고치려오는 편에 같이 왔답니다. 낮 기온이 30도가 넘는다는 예보를 듣고 아래 위층 모든 문들을 활짝 열어두었습니다. 소민이는 연필을 가지고 놀다가 아빠가 작업하는 2층 컴퓨터방에 올라가 자동차를 탔습니다. 할머니가 자동차를 탄 소민이에게 손을 흔들자 소민이도 웃으며 손을 흔들었습니다. 2층 복도에 나갔다가 문이 열린 뒷방을 발견하고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책꽂이에 놓여있는 각종 물건들을 살피며 이것저것 만져보았습니다. 높은 곳에 놓여있던 빨간 공을 소민이에게 건네주자 마음에 드는 듯 손으로 받았습니다. 딱딱한 공이라 던지기엔 부적합하고 조손이 마주보고 않아 굴리는 놀이를 했습니다. 아빠에게 안겨 하늘정원 꽃구경을 하는 동안에도 공을 두 손으로 꼭 쥐고 있었습니다. 빨간 색깔이 마음에 드는 모양입니다. 거실에 내려와서는 팔찌를 차고 도자기 주둥이로 펜을 집어넣는 장난을 쳤습니다.

 

아파트 출입문 벨이 울리는 걸 보니 준모와 지우가 도착한 모양입니다. 준모는 메고 온 배낭을 내려놓더니 할아버지~ 방울토마토 얼마나 컸어요?”하고 물었습니다. “씨앗이 싹터서 조금 자랐지만 아직은 조그맣다.”고 대답했습니다. “~ 한 번 봐야지!”하고는 남매가 우르르 하늘정원으로 올라갔습니다. 남매는 준모가 이른 봄 내게 건네주었던 방울토마토 씨앗이 얼마나 자랐는지 궁금했던 모양입니다. 새싹이 자라고 있는 화분을 보여주자 남매가 호기심 어린 눈초리로 살펴보고는 물뿌리개를 이용해 번갈아 물을 주었습니다. 지우가 다른 화분을 가리키며 ~ 벌레다. 벌레가 잎에 구멍을 내었네!”했습니다. 잎을 쳐다보니 벌레는 보이지 않았지만 갉아먹어 생긴 불규칙한 모양의 구멍이 뚫려 있었습니다. 벌레 구멍을 구별하는 관찰력이 대단했습니다. 다른 꽃에도 물을 주겠다며 지우가 물뿌리개를 선점하자 준모는 먼저 거실로 내려갔습니다. 물주기 편하도록 분사기를 틀어주자 화분에 물을 주고는 물줄기를 허공에다 날리는 장난도 쳐보았습니다.

 

준모가 비행접시 날리기를 들고 오더니 할아버지가 이걸 공중으로 날리면 내가 잡을게요.”했습니다. 조손이 함께 놀면 좋지만 할애비는 손주들 노는 모습을 사진에 담느라 바빴습니다. 고모부가 대신 비행접시를 날리고 준모가 그걸 떨어뜨리지 않고 잡느라 이리저리 정신없이 뛰어다녔습니다. 지난번에 놀 때 전등갓 위에 얹힌 비행체를 내리도록 낚싯대를 갖다 주었습니다. 낚싯대를 길게 펼쳐, 멀리 있는 비행체를 밀어내리는 과정도 재미있는 놀이가 되었습니다. 준모가 내리는 작업을 하는 중에 지우도 하겠다며 나섰습니다. 소민이는 그 틈을 이용해 비행접시 날리는 기구를 들고 다니며 좋아했습니다. 오빠와 언니가 하는 행동을 함께 하기에는 아직 이르지만 노는 모습이 재미있는 듯 따라 다니며 열심히 쳐다보았습니다. 지우는 옆방에서 세발자전거를 들고 나와 거실을 헤집고 다니며 타는 등 세 명의 손주들이 움직이니 활기가 넘쳐났습니다. 조손과 새아기가 함께하는 루미큐브게임이 시작되고서야 분위기가 차분해졌습니다. 지우는 옆방에서 아빠가 읽어주는 동화를 듣고 소민이도 아빠와 함께 놀았습니다.

 

게임이 끝나자 소민이는 다시 2층 뒷방에 들어가 이것저것 만지며 놀았습니다. 평소엔 닫혀있던 방이지만 오늘은 더위를 피해 문을 열어놓았더니 새롭게 여겨지나 봅니다. 그 동안 준모와 지우는 안방에 앉아 고모부와 처음 보는 놀이를 벌이고 있었습니다. 놀이가 끝나자 준모네부터 먼저 돌아갈 짐을 챙겼습니다. 전송하느라 우르르 주차장으로 내려가고 소민이는 아빠하고만 남았습니다. 준모와 지우가 떠나는 모습을 보고 올라오니 소민이가 많이 울었다고 했습니다. 소민이도 밖에 나가고 싶고, 같이 놀던 오빠와 언니가 가고나니 서운했던 모양입니다. 준모는 초등학교 2학년이지만 의젓하고 늠름하여 기품이 느껴집니다. 지우는 여섯 살이 되자 자아의식과 주장이 뚜렷해졌습니다. 고집이 세어지기도 한 걸 보니 미운 여섯 살이 되었나 봅니다. 소민이는 이제 낯가림에서 벗어나 재롱을 부리는 시기가 된 것 같습니다. 손주들 모두 나이에 알맞은 과정을 거치면서 건강하게 자라니 쳐다만 보아도 흐뭇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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