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들(친손, 외손) 이야기/2020년 손주들(친손, 외손)

여름 가족모임

돌샘 2020. 8. 21. 21:09

여름 가족모임

(2020.8.15.)

오늘 준모와 지우를 서점에서 만나 좋아하는 책을 사 줄 예정이었으나, ‘코로나전염소식이 심상치 않아 집에서 만나기로 하고 책은 배달을 시켰습니다. 준모가 도착하여 인사를 마치자, 무슨 내용을 잔뜩 적은 종이쪽지와 색종이를 꺼내놓으며 할아버지! 우리 놀이해요~”하였습니다. 무슨 놀이를 어떻게 할 건지 설명해보라고 말했습니다. 빨강, 노랑, 파랑 등 5가지 색깔의 종이를 하나 선택해 거기에 1, 2, 3의 숫자를 적어내면, 준모가 쪽지에 미리 작성해놓은 내용에 따라 벌칙이나 상을 받는 놀이였습니다. 지우가 먼저 파란색 종이를 골라 3번을 적어내자 한 발로 10초간 서있기란 벌칙을 떨어졌습니다. 지우가 두 말 않고 일어서더니 한쪽 발을 들고 균형을 잡으며 섰습니다. 남매의 행동을 보니 이 놀이를 해 본 경험이 있는 모양입니다. 나는 노란색 종이를 택하여 1번을 적어냈더니 ‘5초간 숨을 멈추기란 벌칙이 내려졌습니다. 준모가 가지고 있는 쪽지엔 색깔별 1, 2, 3번에 해당하는 총15개의 벌칙과 상이 빼곡히 적혀있었습니다. 놀이가 끝난 후 준모와 지우에게 책 선물꾸러미를 전했습니다. 기쁜 표정으로 선물을 받아들고 각자 포장을 풀어 책을 확인하며 좋아했습니다. 출입문 벨이 울리고 소민이네도 도착했습니다. 소민이는 거실로 들어서며 준모 오빠와 지우 언니를 발견하고는 빤히 쳐다보며 관심을 보였습니다.

 

지난번 파티 룸에 갔을 때 지우가 부끄럽다며 노래를 부르지 않은 행동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어떻게 하면 부끄럼을 타지 않고 예전처럼 노래를 부르게 할 수 있을까 궁리 끝에, 노래 부를 기회를 자주 주는 것이 좋을 듯했습니다. 손주들이 스스로 노래를 부를 수 있도록 가족모임에서 노래를 부르면 선물을 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준모는 당장 일어나 씩씩하게 노래를 불렀고, 지우는 부끄럽다며 얼굴을 숨기긴 했지만 노래를 불렀습니다. 음정이 안정된 상태에서 밝고 예쁜 목소리로 예전처럼 노래를 잘 불렀습니다. 할애비는 손주들이 사람들 앞에서 자연스럽게 노래나 발표를 할 수 있는 성향을 가지길 바란답니다. 지우가 요즘 부끄럼을 타는 것은 성장 과정에 나타나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잘 넘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남매는 노래를 부른 대가로 책을 선물 받겠다며 각자 원하는 책이름을 적어주었습니다. 소민이는 아직 오빠와 언니처럼 노래를 부를 수는 없겠지만 재롱을 부려 선물을 받을 수 있겠지요. 준모는 봄에 전해준 씨앗을 심어 자란 방울토마토를 보겠다며 하늘정원에 올라갔고 지우도 뒤따랐습니다.

 

준모가 장마 뒤 하늘정원 청소를 하느라 할애비가 내놓은 대야를 보고 물놀이에 나섰습니다. 지우도 자연히 가담을 했고 소민이도 합류를 했습니다. 준모가 분사기를 잡고 물을 허공에 뿌리는 것을 신호로 본격적인 물놀이에 들어갔습니다. 손주들이 물놀이를 할 것으로 사전에 예측하지 못했기 때문에 여벌의 옷이 준비되지 않았습니다. 준모와 지우에게 옷이 젖지 않도록 조심해 놀라고 하자 ~”하고 대답은 쉽게 했습니다. 준모가 분사기로 나에게 물을 쏘려고 해 큰소리로 만류를 하며 실내로 피신했습니다. 내가 피한 사이 고모부가 아이들 셋을 돌보는 중책을 맡았습니다. 지우는 예전부터 오빠와 물놀이를 해왔던 터이지만 처음인 소민이도 잘 적응을 했습니다. 시간이 지나자 물놀이를 하던 세 명 모두 입고 있던 옷이 흠뻑 젖었습니다. 준모와 지우는 내일 여행을 떠날 예정이라 물놀이를 그만 하도록 종용했습니다. 소민이는 혼자가 되면 자연히 물놀이를 그만 둘 것으로 예상했는데 오히려 더 재미있어 했습니다. 오빠와 언니 틈새에서 자기 뜻대로 못하다가 마음대로 할 수 있으니 좋은 모양입니다. 소민이는 아빠, 엄마 앞에서 물놀이를 한참을 더 하다가 거실로 내려왔답니다.

 

준모와 지우가 모여 앉아 그림을 그리자 소민이도 색연필을 들고 종이에 줄을 그었습니다. 준모는 지우, 지우는 소민이의 모습을 그렸는데 소민이는 색연필을 힘주어 이리저리 휘저었습니다. 혼자 색연필을 가지고 놀 때보다 오빠, 언니와 함께하니 더 재미있나 봅니다. 저녁엔 거실에 상을 차려놓고 모두들 둘러앉아 피자와 통닭을 먹었습니다. 여러 명이 함께 식사를 하니 평소보다 더 맛있는 듯했습니다. 준모는 통탉, 지우는 피자를 더 좋아했고 소민이도 통닭을 제법 받아먹었습니다. 식사가 끝나자 조부모와 손자가 먼저 앉고 아범까지 불러들여 네 사람이 루미큐브게임을 벌렸습니다. 준모가 평소엔 아이들 부류에서 놀지만 루미큐브게임을 할 때는 당당한 핵심 멤버가 된답니다. 조부모는 게임자체도 재미있지만, 두뇌게임의 능력을 갖춘 손자와 대등하게 승부를 겨루는 것이 흐뭇하고 마냥 좋은 것 같습니다. 지우는 고모에게 부탁하여 실감나는 목소리로 구연하는 동화를 듣고, 소민이는 자전거를 타며 즐거운 한때를 보냈습니다. 준모네가 내일 아침 일찍 여행을 떠날 예정이라 늦지 않게 헤어지며 다음에 만날 것을 기약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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