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들(친손, 외손) 이야기/2020년 손주들(친손, 외손)

파티 룸 가족모임

돌샘 2020. 8. 7. 21:11

파티 룸 가족모임

(2020.8.2.)

파티 룸이라는 말은 이번에 처음 들어 보았습니다. 어떤 곳인지 궁금했지만 굳이 미리 알려고 하지는 않았습니다. 손주들이 재미있게 노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시간이 나면 안마나 좀 해볼까 생각했으니까요. 할머니가 김밥과 파전 등 점심을 준비해 오후 1시경 그곳에서 만나기로 했습니다. 위치가 하남 미사신도시이니 준모네는 그곳으로 바로 가고, 소민이네는 가는 길에 우리를 태워 가기로 했습니다. 파티 룸에 들어서자 모두들 궁금한 표정으로 생소한 시설들을 훑어보았습니다. 거실 중앙엔 큼직한 당구대가 놓여 있고, 그 위는 천을 덮어 보호 겸 장식을 해놓았습니다. 오른쪽 벽면에는 대형 전자 다트 판’, 그 옆에는 다용도 놀이대(미니당구, 탁구, 미식축구, 축구 놀이기구로 변신 가능)가 놓여있었습니다. 맨 안쪽엔 방음기능을 갖춘 노래방과 오락실 겸용 방이 있고, 대형 안마기는 노래방 앞 오른쪽 코너에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그 외 다양한 놀이 및 게임기구들이 준비돼있었습니다.

 

준모는 다트 판을 보더니 감회가 새로운지 몇 번 던져 보았습니다. 2년 전 제주도 숙소 라운지에서 이 꽂혀 몰입할 때와는 달리 여유로운 모습이었습니다. 지우와 함께 방에 들어가 오락기구 버튼을 부지런히 누르며 놀이를 시작했습니다. 소민이는 집과 분위기가 사뭇 다른 듯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살펴보더니 준모 오빠를 졸졸 따라 다녔습니다. 주방 큰 식탁에 음식을 차려놓고 아홉 명 전원이 둘러앉아 점심을 먹는데, 준모와 지우는 밥을 먹는 둥 마는 둥하고 오락에 빠져들었습니다. 소민이도 덩달아 식사는 뒷전이었습니다. 준모는 고모부와 놀이대를 이용한 축구시합을 하더니, 당구를 해보고 싶다하여 미니당구대로 전환, 조립했습니다. 큐를 오른손으로 잡고 왼쪽 손가락으로 안정되게 지지하고 샷 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고모부와 번갈아 당구공을 몇 번 쳐보더니 금방 시들해져 노래방에 들어가 노래를 불렀습니다. 노래를 곧잘 부르던 지우에게도 노래를 권했지만 마음이 내키지 않는 모양입니다. 소민이는 아빠와 오빠가 부르는 노래 소리에 신이 난 듯 악기를 흔들고 마이크도 잡아보았습니다.

 

전자 다트 게임은 특별한 기술이 필요 없으니 모두들 공통적으로 관심을 가졌습니다. 처음엔 두 사람씩 맞상대를 하며 게임을 벌렸는데 준모가 단골선수로 참여했습니다. 준모가 고모부를 상대로 한 게임이 끝나자, 할머니의 제안으로 본격적인 시합이 벌어졌습니다. 부부로 구성된 세 팀이 시합을 펼쳐 꼴찌를 한 팀이 오늘의 간식을 사는 내기 게임을 하기로 했습니다. 준모는 할애비를 대신하여 할머니와 한 팀을 이루어 출전했습니다. 게임은 특별한 실력보다는 운에 좌우되어 스코어가 몇 번 엎치락뒤치락하며 진행되었습니다. 나는 안마를 하면서 다트를 던지는 사람들의 표정변화를 지켜보는 것이 재미있었습니다. 자기차례가 되어 앞으로 나설 때는 간절히 기대하는 표정, 다트를 던질 때는 긴장된 굳은 표정 그리고 결과가 나오면 순식간에 표정이 변하며 탄성과 탄식을 토해냈습니다. 그런데 준모는 게임의 결과에 크게 연연하지 않아서인지 표정이 제일 여유로워 보였습니다. 결국 할머니 팀이 간식을 사는 것으로 결정되었습니다. 지우도 다트 게임을 해보도록 권했지만 아직 힘이 약해 제대로 꽂히지 않았습니다. 지우는 오빠와 오락게임과 과자를 만들고 고모와 모형을 조립하며 놀았습니다. 할애비가 사진을 찍는다며 예쁜 포즈를 청하자 머리띠를 하고 멋진 자세를 취해주기도 했습니다. 소민이는 각종 놀이기구가 신기하고 오빠, 언니와 함께 노는 것만으로도 재미나는 듯 했습니다. 아빠와 오빠가 다트 게임을 할 때는 흘러나오는 음악소리와 반짝이는 불빛을 유심히 쳐다보았습니다.

 

어느덧 창밖의 거리엔 어둠이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비가 줄기차게 내리더니 빗방울이 조금 가늘어진 듯 했습니다. 모두들 파티 룸이 생소한 터라 처음에는 시간이 잘 가지 않는 듯했으나, 익숙해지며 분위기가 무르익자 시간이 쏜살같이 흘러가버렸습니다. 파티 룸에서 가진 첫 가족모임은 각자 취향에 맞는 놀이와 게임, 노래, 안마 등을 즐기는 가운데 지루할 겨를도 없이 약속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준모와 지우는 아쉬운 마음이 남은 것 같아, 다음 주에 고모네 가족이랑 안면도로 휴가를 가면 더 재미있게 놀라며 달래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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