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매 이야기/2020년 이야기

친하게 지내는 사이

돌샘 2020. 7. 17. 21:08

친하게 지내는 사이

(2020.7.11.)

준모와 지우가 저녁에 환하게 웃는 얼굴로 나타났습니다. 거실에 들어서자마자 남매가 거의 동시에 할아버지! 우리 퀴즈 놀이해요~”하면서 장난감 퀴즈게임기를 하나씩 내놓았습니다. 게임기가 눈에 익어 보였습니다. 준모와 2~3년 전 마트에 가서 샀던 장난감이었습니다. 퀴즈 수준이 상당히 높았던 것으로 기억돼 준모는 그렇다 하더라도 지우가 할 수 있겠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우는 자기도 할 수 있다며 자신 있게 나서, 게임기를 작은 것으로 선택하기까지 했습니다. 세 사람이 자기번호를 정하고 퀴즈게임을 시작했습니다. 퀴즈의 설명을 듣고 답을 알면 재빨리 자기번호를 누르고 O 또는 X로 답을 맞히는 게임이었습니다. 준모는 1, 지우는 3, 나는 6번을 선택했습니다. 첫 번째 퀴즈 설명이 시작되자 나는 가만히 듣고 있는데 준모가 재빨리 자기번호 1번을 눌렀습니다. 그러고는 O를 다시 누르자 게임기에서 1번 선수가 정답을 맞혔다는 멘트가 나왔습니다. 두 번째 퀴즈는 질문이 시작되자마자 지우가 3번과 X를 잇달아 눌렀습니다. 게임기에서 3번 선수가 정답을 맞혔다는 멘트가 나왔습니다. 지우는 퀴즈 설명을 듣고 정답을 생각하기보다는 재빨리 자기버튼을 누르고 O, X중 양자택일을 하는 듯했습니다. 이후에는 나도 재빨리 버튼을 눌러보았지만 번번이 손주들보다 한발 늦었습니다. 게임이 끝나자 게임기가 번호별 점수를 불러주고 3번 선수가 1등이라 알려주었습니다. 지우가 양손을 들어 올리며 우승했다고 좋아했습니다. 정확한 내용을 알고 답하기보다는 요령껏 재빨리 답하는 재치의 대결이 되었습니다. 좌우간 유치원생이 할애비와 오빠를 물리치고 우승을 했으니 대단합니다.

 

할머니가 차려주는 과일을 먹고 난 후에 준모가 할아버지! 나랑 야구해요~”했습니다. 지난번처럼 종이로 만든 공을 던져 받기도 하고, 막대를 배트삼아 치며 놀자는 뜻인 모양입니다. 종이공은 어설퍼 보이지만 큰 소리가 나지 않아 실내놀이에 이용할 만했습니다. 조손이 처음엔 공을 던지고 받다가 준모가 타자로 나서 공을 쳤습니다. 지우도 공놀이에 끼어들려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공을 던져보았습니다. 뜻대로 잘 되지 않자 지우는 아빠에게 책을 읽어달라며 방향전환을 했습니다. 준모는 종이 공으로 야구 번트연습까지 해가며 재미있어 했습니다. 할머니와 아범은 마트에 장보러 간다고 했습니다. 준모는 잠시 쉬면서 동화책을 읽고 지우는 비행접시를 날렸습니다. 그러다가 지우가 ‘TV 어린이나라를 보고 싶다고 했습니다. 모두들 소파에 앉아 TV를 보는데 지우가 할애비 무릎에 올라앉았습니다. 곧 일어나려나 기다렸지만 몸을 비틀어가며 계속 기대고 치근대었습니다. “지우야! 지우는 안 덥니? 할아버지는 지우가 이렇게 붙어있으니 덥다~”고 했습니다. 즉각, 지우가 할아버지! 내가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좋아하니까 이렇게 하지, 좋아하지 않으면 이렇게 하지도 않아요.”했습니다. 생각해보니 꼭 맞는 말이었습니다. 손주들과 친하게 지내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잘 알면서도 미처 깨닫지 못했나 봅니다.

 

장보러갔던 할머니가 돌아오자 모두들 하드를 하나씩 건네받아 먹으며 조용했습니다. 준모가 콘을 먹고 나자 할아버지~ 우리 또 야구해요.”하며 일어났습니다. 그 때 할머니가 부엌에서 준모 쪽으로 다가오며 나도 손자와 게임을 하며 추억을 만들어야지~. 나하고 루미큐브게임하고 나서 야구해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준모가 공손하게 ~”하고 대답하며 자리에 앉았습니다. 할머니의 말에 자기의 뜻을 순순히 뒤로 미루는 준모의 언행이 정말 의젓해 보였습니다. 오늘도 조손이 마주보고 앉아 루미큐브게임을 벌렸습니다. 게임도 재미있지만 손자가 벌써 조부모와 대등한 수준으로 생각하고 행동한다는 사실이 흐뭇하고 기뻤답니다. ‘루미큐브게임이 끝나자 다시 공놀이를 시작했습니다. 아범이 조손의 공놀이 장면을 슬로우 동작으로 촬영도 했습니다. 준모는 공놀이를 더 하고 싶어 했지만 밤이 깊어 다음을 기약했습니다. 할머니는 손주들이 좋아한다며 아침부터 장만한 나물 그릇들을 챙겼습니다. 준모와 지우 또래 아이들은 대부분 채소나 나물을 좋아하지 않을 텐데... 할머니는 손주들이 건강에 좋은 나물을 잘 먹으니 좋다며 기쁜 마음으로 요리를 했답니다.

 

준모야! 지우야! 더위에 건강 조심하고, 다음에 만나 재미있게 놀아요.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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