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매 이야기/2020년 이야기

남매의 깜짝 방문

돌샘 2020. 7. 31. 21:35

남매의 깜짝 방문

(2020.7.26.)

저녁을 먹고 있는데 아범이 본가에 다니러 오면서 준모와 지우 남매를 데리고 온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서둘러 식사를 마치고 손주들을 맞이하기 위해 거실을 정리했습니다. 낮에 사돈댁 농장에 다녀왔다며 준모는 물론이고 지우도 과일과 야채 꾸러미를 나누어 들고 왔습니다. 준모와 지우는 할애비에게 서로 자기가 원하는 놀이를 하자며 나섰습니다. 지우는 옆방에 있던 포켓몬카드를 들고 나왔고, 준모는 실내 야구용 종이공과 배트를 찾았습니다. 남매가 원하는 놀이를 한꺼번에 할 수 없으니 절충을 취했습니다. 준모와 할애비가 야구놀이를 하는 동안 지우는 ‘AR이모지기능으로 전환한 스마트폰을 가지고 놀기로 했습니다. 준모는 요즘 아빠나 친구들과 야구를 한다더니 공을 던지고 타격하는 자세가 볼 때마다 발전하는 모습입니다. 지우는 소파에 앉아 ‘AR이모지기능으로 할애비와 아빠의 모습을 우스꽝스러운 형태로 만들어 놓고 깔깔대며 웃었습니다.

 

할애비와 준모는 야구놀이를 마치고 포켓몬카드 게임을 시작했습니다. 지우는 상상력을 동원하여 얼굴모습을 우습게 만드는 일이 재미나는지 연신 웃어대었습니다. 준모는 게임을 하다가도 지우의 작업과정을 살피며 중간에 끼어들어 관섭을 하는 등 12역을 했습니다. 준모는 지우가 꾸며놓은 사진들을 훑어보고는 잠깐사이에 지우의 얼굴모양을 변형시킨 사진과 동영상을 만들어 내었습니다. 얼굴을 맞댄 채 사진과 동영상을 보며 웃음보를 터뜨리고 나자 게임과 놀이가 시들해졌습니다. 남매가 이구동성으로 TV ‘어린이나라를 보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오빠와 동생이 보고 싶은 프로를 각자 2편씩 선택하여 번갈아 보되, TV를 보자고 먼저 제안한 지우부터 고르도록 했습니다. 남매간에 뜻이 같을 때는 문제가 없지만 차이가 있을 때는 공평하게 양보하도록 해야겠지요. 지우는 오늘도 TV를 볼 때 할애비 곁에 비스듬히 기대어 자기 발을 내 손 위에 올려놓는 장난을 치며 친근함(?)을 과시했습니다. 손주들이 저녁 느지막하게 방문한 까닭에 금세 밤이 깊어갔습니다. 아쉬움이 남았지만 다음 주에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며 헤어졌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