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손녀(소민) 이야기/탄생 100일~1세

소민이의 신나는 춤추기

돌샘 2020. 12. 4. 21:40

소민이의 신나는 춤추기

(2020.11.28.)

소민이가 조부모와 대면할 때부터 기분이 상당히 좋은 듯 얼굴이 활짝 펴졌습니다. 거실과 부엌을 오가며 놀다가 할애비에게 스마트폰을 전해주며 무릎에 앉았습니다. 내 스마트폰에 자기가 보고 싶은 동영상이 담겨있다는 것을 잘 아는 모양입니다. 한동안 숨을 죽인 채 몰입하여 동영상을 보고는 서서히 집중도가 떨어졌습니다. 컴퓨터방에 올라갔다가 내려와 옆방에서 동화책을 펴보고 소꿉놀이도 했습니다. 소민이가 소꿉놀이 컵과 숟가락을 들고 거실로 나와 음식 먹는 흉내를 보여주고는 나와 할머니께 번갈아 건넸습니다. 나는 먹는 동작을 따라했지만 할머니는 그냥 받아들고 있으니 빨리 먹으라는 시늉을 했습니다. 할머니에게 소꿉놀이를 가르쳐주는 모양입니다. TV 리모컨을 들고 내게 왔습니다. 소민이가 좋아하는 핑크퐁을 틀자 내 곁에 붙어 앉았습니다. 지켜보았지만 별 재미가 없는지 할애비와 포케몬카드놀이를 시작했답니다.

 

식탁에 둘러앉아 저녁식사를 하는데, 지난주 잘 먹지 않았던 소민이에게 눈길이 갔습니다. 미역국만 먹으며 밥을 떠주면 뱉어버리던 지난주와 달리, 숟가락을 들고 밥과 반찬을 부지런히 먹었습니다. 유심히 쳐다보는 할애비와 눈길이 마주칠 때면 얼굴 가득 미소를 지어 보였답니다. 식사를 마치고 소파에 앉아 신나는 음악이 나오는 핑크퐁 율동체조를 틀었습니다. 배도 부르고 경쾌한 음악과 율동을 보고 들으니 흥이 오르는 모양입니다. 소민이가 거실에 내려가 화면을 힐끗 쳐다보고는 춤을 추기 시작했습니다. 양팔을 가슴 앞에서 빙빙 돌리고, 엉덩이를 좌우로 흔들고 발을 구르며 흥겹게 춤을 췄습니다. 한참 춤을 추고 난 뒤 소파에 앉아 잠시 숨을 골랐습니다. 오늘따라 기분이 좋고 신명나는 듯 소파에서 일어나 다시 한바탕 춤판을 벌렸답니다.

 

소민이가 인지능력이나 기억력이 발달하자 조부모가 자기를 좋아한다는 인식이 들고, 할머니집의 구조나 물건들도 눈에 익어 마음이 편안해지는 모양입니다. 낯설거나 서먹한 느낌이 없으니 서서히 자기 뜻대로 하고 싶은 욕구도 생기나 봅니다. 조부모에게 환한 웃음과 긴 여운을 남기고, 두 손을 활기차게 흔들며 집으로 돌아갔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