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연정/현판, 편액, 주련

거연정(居然亭)과 현판(懸板) 이야기

돌샘 2021. 1. 10. 10:21

거연정(居然亭)과 현판(懸板) 이야기

 

정자의 정식이름은 거연정이지만 어릴 때부터 산정이라 불러왔다. 산에 있는 정자란 뜻으로 그렇게 불렀던 모양이다. ‘居然이라는 한자의 뜻이 무엇일까 궁금해 찾아보았더니 1) 슬그머니, 쉽사리, 갑자기 2) 평안하고 조용한 상태 3) 자연 속에 머문다는 등의 내용이었다. 거연정기(居然亭記)와 거연정명(居然亭銘)에 의하면 거연이라는 현판은 주자(朱子)의 시()에서 취했다고 한다. 주자의 어떤 시인지 찾아보았더니 무이정사잡영(武夷精舍雜詠) 12수 중 첫 번째 시 정사(精舍)의 마지막 구()거연아천석(居然我泉石)’을 이르는 말이었다. 이 시는 주자가 중국의 무이산(武夷山)에 올라 전경을 보고 감탄하여 지었다고 한다. 시 내용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琴書四十年(금서사십년)

幾作山中客(기작산중객)

一日茅棟成(일일모동성)

居然我泉石(거연아천석)

거문고와 함께 책읽기 사십 년을 하였더니,

거의 산중의 나그네가 되었구나.

하룻만에 띠집을 지을 수가 있으니,

그렇게 나는 샘과 돌과 함께 사노라.

 

거연정 현판의 거연(居然)이라는 단어는 결국 자연과 하나가 되는 삶을 뜻한다. 자료를 찾는 과정에 거연정(居然亭)이라는 정자는 창원뿐만 아니라 함양, 청도, 광양, 장성, 순천, 보성, 김해 등 여러 지역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또한, 경치 좋은 계곡 바위에 居然이라 각석(刻石)된 곳도 다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본 정자는 경상남도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전면 양촌리 개양마을에 위치한다. 1935(정자상량 1935년, 대문채상량 1936)에 축조되었으며, 전면 4, 측면 2칸인 팔작지붕의 본 건물과 대문채, 관리 동으로 구성되어 있다. 많은 시인, 묵객들이 정자를 찾아와 시를 읊은 듯, 원운과 차운(화운) 182 수가 거연정제영첩(居然亭題咏帖)에 수록되어 있으며, 국립중앙도서관 고문서실에 보관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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