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연정/현판, 편액, 주련

거연정 주련 이야기

돌샘 2021. 1. 15. 22:14

거연정(居然亭) 주련(柱聯) 이야기

 

거연정 관리 동을 지나 대문을 들어서면 전면 기둥 5개와 좌측(건물 기준) 기둥 2, 우측 기둥 1, 8개의 기둥에 주련이 걸려있다. 좌측 기둥의 주련 2개는 10, 그 외 주련은 7자씩 검정색 바탕 판목에 흰색의 한자가 적혀있다. ‘주련(柱聯)’이란 기둥()마다 시구를 연달아 걸었다는 뜻에서 나왔다고 한다. 주련은 한자 자체가 미적 요소를 지니고 있어 기둥에 걸어 두는 것만으로도 장식 효과가 있을 뿐 아니라 주련의 시문 내용을 아는 사람이 보면 정서적인 분위기를 일으켜 건물의 격을 높이는 역할도 할 것이다.

 

주련에 오언과 칠언의 한시(漢詩)가 적혀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뜻을 알 수가 없으니 답답하기만 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어르신들 살아계실 때 주련에 대해 물어 볼걸 하고 후회도 해보지만, 젊었을 땐 관심자체가 없었으니...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진다고 했던가! 한문과 한시에 조예가 깊은 백촌 김창현님과 인연이 닿았다. 거연정 주련에 관심을 가지고 흔쾌히 해석을 해주셨으며 해설내용까지 보내주셨다. 기쁜 마음으로 주련의 사진과 원문 그리고 해문을 정리해 블로그에 올려놓는다. 관심을 가진 분이면 언제든 보고 읽으며 뜻을 음미해 보기 바란다.

 

<주련(柱聯)의 원문(原文)과 해문(解文)>

 

精彩入簾氣 淋積石三峯(정채입렴기 임적석삼봉)

勝狀繞巷源 長巴陵一水(승상요항원 장파릉일수)

찬란한 빛 발()에 들어 생기 넘치고 적석산 세 봉우리 젖어 있네,

고운 풍경 마을 안고 흘러가 한 줄기 물 파능(巴陵)으로 길게 펼쳤구나.

 

(주석) 정자에서 앞을 바라보면 멀리 적석산 세 봉우리가 우뚝 솟아있고,

그 아래 진전천이 흐르며 하천과 정자사이엔 넓은 논밭이 펼쳐져 있다.

 

自喜軒窓無俗韻(자희헌창무속운)

亦知草木有眞香(역지초목유진향)

창가에서 속된 정취 없음을 기뻐하고

초목에도 진한 향기 존재함을 아네.

 

靑雲白石聊同趣(청운백석료동취)

霽月光風更別傳(제월광풍경별전)

푸른 구름 흰 돌은 취향을 함께하고

갠 달과 맑은 바람 특별히 또 전하네.

 

(주석) 주자의 시 白鹿講會次卜丈韻(백록강회차복장운)’에서 두 구절을 인용해 온 내용이다.

 

言外黙揮千聖旨(언외묵휘천성지)

靑中自有四時春(청중자유사시춘)

말없는 침묵 속에 성인 말씀 빛나고

푸른 산(金崗) 가운데 사시사철 봄이라네.

 

(주석) 정자의 뒤편과 양 측면은 산과 언덕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숲이 울창하다.

뒷산은 예전에 金崗이라 불렀다고 한다.

 

해문(解文) 작성 : 백촌 김창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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