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들(친손, 외손) 이야기/2022년 손주들(친손, 외손)

즐거운 가족 피서

돌샘 2022. 8. 13. 10:07

즐거운 가족 피서

(2022.8.6.)

양평 용문사계곡으로 즐거운 가족 피서를 떠나는데 일기예보에 소나기가 온다 하여 우비와 여벌의 옷 등을 준비했습니다. 점심을 간단히 먹고 소민이네 차편으로 출발하면서 준모네와는 용문사 주차장에서 만나기로 했습니다. 내비게이션이 알려주는 소요시간은 2시간이 채 안 걸리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그러나 지난 주 현지답사 때 교통정체로 4시간이나 걸린 탓에 끝까지 긴장의 끈은 늦출 수 없었습니다. ‘양수리부근을 지나며 준모네에게 연락하니 우리의 뒤쪽 가까운 곳을 주행하고 있다 했습니다. 원활한 교통 흐름 속에 안전하게 도착해 짐을 내리는 동안 소민이는 준모 오빠와 지우 언니가 탄 차가 들어오는 것을 발견하고는 무척 좋아했답니다.

 

아홉 명 대가족은 정문 매표소를 통과해 물놀이와 휴식하기 좋은 장소를 찾아 이동했습니다. 예전에 놀러 왔던 적이 있고 지난주 답사까지 한 곳이라 마음에 드는 장소를 쉽게 결정할 수 있었습니다. 입장료와 소나기 예보가 있은 덕분인지 피서객들이 붐비지 않아 가족만의 오붓한 시간을 보내기 좋은 환경이었습니다. 소나기를 대비해 부근 정자 안에 물건들을 모아놓고 필요한 용품만 들고 물가로 내려갔습니다. 하천변 둔덕에 간이텐트를 설치하고 물이 흐르는 하천 가운데 파라솔을 고정한 후 간이의자 3개를 놓았습니다. 누가 봐도 번듯한 하천 피서 시설이 금방 차려졌답니다.

손주들이 하천 안으로 들어서자 하의가 조금 젖을 정도의 알맞은 수심이었습니다. 어른들은 간이의자에 앉거나 둔덕에 걸터앉아 시원한 계곡 물에 발을 담갔습니다. 일단 몸을 시원하게 식힌 후 한곳에 모여 앉아 아이들은 과자와 자두, 어른들은 보온병에 넣어온 냉, 온 커피를 나누어 마셨습니다. 차를 타고 멀리까지 찾아오느라 수고로웠던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풀어 놓았습니다. 맑은 공기와 시원한 물이 흐르는 자연 속에서 모두가 함께 동심으로 돌아가 즐거운 시간을 가졌답니다.

지우와 소민인 물총과 소꿉놀이 기구를 들고 하천에서 놀거나 손을 꼭 잡고 주변을 산책했습니다. 바위가 많은 곳이라 넘어지면 다친다며 어른 손을 잡도록 해도 소민인 지우 언니 손을 잡겠다고 했습니다. 준모는 잠자리 체와 채집통을 들고 물고기를 잡겠다고 나섰지만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물속 바위에 붙어 있는 다슬기를 발견하고는 물고기대신 다슬기를 잡았습니다. 고모부 도움을 받으며 이곳저곳 바위들을 수색해 꽤 많은 양을 잡았답니다.

준모가 앞장서 자그만 폭포 상류 쪽으로 올라가더니 수심이 조금 깊은 물이 흐르는 구간을 발견했습니다. 아범이 준비해 온 비닐튜브에 바람을 넣어주자 준모와 지우, 소민이가 교대로 신나게 튜브를 탔습니다. 어른들은 아이들이 안전하게 물놀이를 즐기도록 돌보는 과정이 자연스런 피서가 되었습니다. 할머니는 손주들 따라 다니다가 바지가 흠뻑 젖었지만 좋기만 한 모양입니다. 할애비는 지난주 답사 왔을 때 간이의자에 앉은 피서객을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만 봤는데, 오늘은 그 주인공이 되어 계곡 피서의 시원함과 편안함을 만끽했답니다. 손주들이 티 없이 맑은 마음으로 편안하게 물놀이를 즐기는 사이 어느덧 해가 저물어 갔습니다.

 

아쉬움 속에 물놀이를 끝내고 저녁식사는 지역 별미로 예약해 둔 황토 오리찜을 먹기로 했습니다. 세 사람씩 앉도록 상을 차려놓았는데 지우와 소민인 한사코 같은 자리에 앉겠다며 친근감을 나타내었습니다. 코로나를 의식해 다른 손님과 접촉이 적은 방을 예약한 덕분에 큰 방 하나를 독차지 하게 되었습니다. 식사를 먼저 마친 준모를 비롯해 지우와 소민이는 장난을 치고 춤을 추며 큰소리로 깔깔대며 좋아했습니다. 집에서 놀 땐 항상 아랫집을 의식해 쿵쿵거리지 말고 조용히 하도록 타일렀더니 오늘 이곳에서는 해방감을 느끼는 모양입니다. 세 명이 몰려다니며 웃는 소리가 시골 마을의 밤하늘로 멀리 퍼져 나갔습니다.

준모가 물놀이를 마친 직후부터 내게 오늘 아이스크림을 먹으면 안 되느냐고 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카페에 들러 아이스크림이랑 팥빙수를 먹기로 했습니다. 준모와 지우, 소민인 카페에서 모두 팥빙수를 주문했는데 기다리는 동안에 장난을 치며 놀고 싶은가 봅니다. 다행이 건물 옥상에 노천 휴식공간이 있어 함께 올라가 실컷 떠들며 놀았습니다. 사촌 간 오랜만에 만난데다 소민이가 오빠, 언니와 함께 뛰놀 수 있는 수준으로 자란 모양입니다. 팥빙수를 맛있게 먹을 땐 모두들 조용했지요. 카페를 나와 준모네 차부터 먼저 출발하도록 했습니다. 소민인 오빠와 언니가 탄 차가 떠나고 나자 서운한 듯 시무룩한 표정이 되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소민이도 잠이 들었고 차는 캄캄한 어둠 속을 달렸습니다.

 

집에 거의 다 도착했을 무렵 참았던(?) 소나기가 시원스럽게 쏟아졌습니다. 일기예보에 낮부터 저녁사이 소나기가 내린다고 해 걱정했는데, 계곡에서 물놀이하는 동안 비가 오지 않아 정말 좋았답니다. 우리 손주들이 모처럼 즐겁고 신나게 노는 모습에 비가 한참 동안 참고 기다렸나 봅니다. 준모의 제안으로 들린 카페 옥상에서도 비가 내리지 않은 덕분에 즐겁게 놀 수 있었습니다. 할애비는 마음껏 뛰노는 손주들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가족 모두 정말 즐거운 피서였다며 입을 모았답니다.

 

(계곡 피서)

 

 

 

(음식점)

 

 

 

(카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