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들(친손, 외손) 이야기/2022년 손주들(친손, 외손)

서울대공원 가족 모임

돌샘 2022. 9. 17. 09:45

서울대공원 가족 모임

(2022.9.9.)

올 추석엔 귀성을 하지 않으니 친, 외손주가 함께 모이는 자리를 모두가 편리한 날에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아파트에서는 소음 문제로 손주들이 마음껏 놀 수가 없으니 야외에서 만나 실컷 뛰놀 수 있으면 좋겠지요. 의견을 종합해 보니 추석 전날 서울대공원에서 만나 손주들이 실컷 놀고 동물원 관람을 한 후에 저녁을 맛있게 먹자는 내용이 대세였습니다. 점심 도시락 음식과 과일, 과자, 음료수 등은 집마다 분담을 하고 돗자리는 여유 있게 준비하기로 했습니다. 손주들은 추석이라는 의미보다 가족이 대공원에서 함께 만난다는 사실이 좋아 기다려지는 듯했답니다.

 

추석 전날이라 대공원 관람객이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제법 붐볐습니다. 코끼리열차를 타고 동물원에 입장한 후 야외 그늘에 놓인 식탁을 발견해 자리를 잡았습니다. 가을 소풍 나온 기분으로 김밥과 오뎅국, 컵라면, 과일 등으로 점심을 먹고 손주들은 놀이터로 몰려갔습니다. 미끄럼과 비탈 클라이밍타기를 했는데 소민이는 지우 언니 손을 잡고 따라 다녔습니다. 그늘진 곳에 돗자리를 깔고 짐을 모아 누가 지키고, 나머지는 팀 별로 나누어 놀다가 나중에 모이기로 했습니다. 집사람이 자리를 지키는 동안 나와 아범은 준모와 함께 배드민턴과 캐치볼을 하러 나섰습니다.

위쪽에 그늘진 공터를 발견해 자리를 잡고 배드민턴부터 치기로 했습니다. 두 사람이 운동을 하면 한 사람은 돗자리에 앉아 쉬면서 카운트를 했습니다. 준모를 상대로 아범과 할애비가 교대로 나서 배드민턴을 하는 형국이 되었습니다. 요즘 준모가 주말에 배드민턴 강습을 받는다더니 실력이 어른들과 대등해졌습니다. 체력은 오히려 더 뛰어나 어른 두 사람을 상대하면서도 지친 기색이 없었답니다. 할애비하고는 중간에 캐치볼까지 해가면서 오랜만에 땀을 흘리며 운동했답니다. 준모는 어릴 때부터 운동신경이 좋은 편이더니, 체격이 커지고 체력까지 좋으니 초등학교 4학년이지만 성인과 운동을 해도 전혀 모자람이 없었답니다.

 

세 사람이 운동을 마치고 돌아오자, 지우와 소민이 그리고 돌보던 어른들도 얼마 후 함께 모였습니다. 이번엔 할머니가 주축이 돼 손주들 동물구경 시키러 축사 쪽으로 올라가고, 나 홀로 남아 짐을 지켰습니다. 구경을 나선지 꽤 시간이 흘렀지만 소식은 없고 혼자 앉아 있으려니 적적하고 무료했습니다. 이윽고 대가족의 모습이 멀리 보이기 시작하더니 떠들썩하게 모여들었습니다. 무슨 동물을 구경했는지 물어 보니 호랑이를 비롯한 맹수들과 물개, 바다사자 등이 있는 해양관을 구경했답니다. 시간을 보니 이제 짐을 챙겨 저녁을 예약한 음식점에 갈 때가 되었습니다. 코끼리열차를 타러가는 도중에 물가에 몰려있는 예쁜 홍학을 구경하고 코뿔소 모형 주위에 둘러서서 가족 기념사진도 촬영했답니다.

 

음식점에 도착하니 별도의 방에 우리 가족의 상이 차려져 있었습니다. 소민인 오늘 많이 걷고 노느라 피곤한 듯 상에 얼굴을 기댔습니다. ‘오리해신탕을 조리하는 과정에 큼직한 산문어를 들고 와 냄비에 넣자 준모와 지우는 물론 졸리는 듯했던 소민이도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식성을 감안해 주문한 음식이기도 했지만 야외에서 한참 놀고 난 후라 모두들 맛있게 잘 먹었답니다. 식사가 끝나갈 무렵 손주들 명절 용돈을 차례로 전달했습니다. 봉투에 간단히 적어 놓은 바람의 말을 읽어주며 준모부터 전했습니다. 내 맞은편에 앉아 있던 소민이는 언제 옮겨왔는지 지우에게 봉투를 전할 때 벌써 옆에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답니다.

 

준모야! 지우야! 소민아!

추석은 조상님께 감사하는 명절이란다. 우리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 살아갈 수 있는 것은 조상님 덕분이란다. 추석을 맞이하여 풍성함 속에 건강하고 슬기롭게 자라 원하는 바를 모두 이루도록 하거라.

안녕~ 또 만나요.

준모 도련님! 지우 공주님! 소민 공주님!

 

(서울대공원)

 

 

 

 

 

 

 

(저녁식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