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손녀(소민) 이야기/4~5세 성장기록

작은 일에도 기뻐하는 소민이

돌샘 2023. 10. 29. 09:19

작은 일에도 기뻐하는 소민이

(2023.10.21.)

소민이가 낮잠을 자고 오느라 평소보다 조금 늦게 도착했습니다. 책 선물을 받을 때까지만 해도 다소 수줍어하는 태도였는데, ‘카봇을 틀어 주었더니 곁에 앉아 손을 잡는 등 한결 친근해졌습니다. 조금 전 화면에 나왔던 내용에 대해 물어보면 잘 대답하고, 엄마와 영어를 배운다며 영어 몇 마디를 해 보였습니다. 잘 한다고 칭찬을 하자 알고 있는 다른 단어들도 쭉 얘기했습니다. 할머니가 귤 몇 개를 소반에 담아 들고 왔습니다. “소민아~ 할아버지가 껍질 까줄까?”했더니, “나도 할 수 있어요!” 힘주어 말했습니다. 그러고는 벗긴 귤껍질을 들어올리며 봐요! 내가 할 수 있잖아요.”하고 증명해 보였습니다.

저녁에 자장면을 먹으러 외출한다니까 소민이는 신난다며 즐겁게 집을 나섰습니다. 길을 가며 양손을 벌려 엄마와 할애비 손을 잡고 들어 올려 달라고 했습니다. 들어 올려주면 좋다고 깔깔거리다가, 앞으로 달려가 할머니와 아빠 손을 잡고 콩닥거리며 걸었습니다. 음식점에 도착해 유린기와 자장면을 시켰는데, 소민인 배가 고픈 듯 왜 자장면이 빨리 안 나오지?”하고 몇 번이나 되물었습니다. 음식이 나오자 기쁜 표정으로 서둘러 먹기 시작했지만 기다릴 때와는 달리 많이 먹지 않았습니다. 집으로 가는 길 건널목에서 신호를 기다리며 노래를 권했더니 망설이지 않고 불렀습니다. 과자를 사 준다는 말에 할머니와 편의점에 들어가 양손에 과자를 들고 얼굴 가득 미소를 지었습니다. 과자를 더 사라고 권해도 두 개면 됐다며, 밖에서 기다리는 할애비에게 들어 보이며 실컷 자랑했답니다.

소민이가 모처럼 컴퓨터 방에 올라가 자동차를 타며 놀다가 할애비를 찾았습니다. 무슨 일인가 했더니 컴퓨터에 두더지잡기게임을 틀어 달라고 했습니다. 어릴 때부터 TV와 컴퓨터는 할아버지 승인을 받아야 켤 수 있다고 얘기한 것이 조손이 가까워지는데 도움이 된 듯합니다. 게임이 시작되자 소민인 마우스로 끌어다 두더지를 때렸지만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는 듯 여러 번 되풀이했답니다. 거실에서 할애비와 한참 카봇을 보고 있을 때, 엄마가 집에 가자고 했습니다. 소민인 몸을 비틀며 아쉬운 표정을 지었지만 보던 프로만 보고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지난주에도 그랬지만, 소민이가 작은 일에도 만족하고 즐거워하니 함께한 조부모도 기분이 좋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