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손녀(소민) 이야기/4~5세 성장기록

소민이의 약속 지키기

돌샘 2023. 12. 10. 11:57

소민이의 약속 지키기

(2023.12.2.)

소민이가 도착했다는 인터폰 소리를 들었지만 컴퓨터 작업 중이라 할머니가 마중을 나갔습니다. 문소리를 듣고 2층에서 현관을 내려다보며 “소민이 왔니?”하고 맞았습니다. 소민이가 위를 쳐다보더니 큰소리로 “할아버지! 안녕하세요~”하고 인사를 했습니다. 평소보다 더 크고 또렷한 목소리였습니다. 하던 일을 일단락 짓고 거실에 내려가려 했는데, 소민이가 먼저 2층으로 올라왔습니다. 할애비가 작업하는 모습을 보더니 옆에서 자동차를 타며 일 끝내기를 기다렸답니다.

기분이 괜찮은 듯 자발적으로 노래를 부르겠다고 했습니다. 영어노래를 한 곡 부르고 나서, 할애비 요청으로 ‘과수원길’이라는 동요를 불렀습니다. 동요는 부른 지 오래돼 가사가 얼른 생각나지 않는 모양입니다. 조용히 앉아 TV 보는 모습을 촬영하니 예전과 달리 웃으며 손으로 포즈를 취했습니다. 저녁에는 할머니가 오전부터 준비한 ‘쇠고기 해물 샤브샤브’가 차려졌습니다. 모두들 맛있게 먹는데 소민이는 특히 버섯과 오징어를 좋아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소민이가 ‘루미큐브’ 게임을 배우겠다고 했습니다. 뜻밖의 일이고 좀 이른 감이 들었지만 잘 가르쳐 보도록 했습니다. 아빠가 나서서 블록의 숫자가 같으며 색깔이 다르거나 같은 색깔이면서 연이은 숫자의 나열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숫자에 대해서는 집에서 좀 가르쳤다고 했지만, 다섯 살배기 치고는 신통하게 원리를 잘 이해했습니다. 모래시계는 시간을 측정하는 기구로 빨리 하도록 재촉할 때 이용한다고 했습니다. 소민이는 그 말을 듣자마자 모래시계를 세우더니 “아빠! 빨리 해~”라며 독촉했답니다.

“소민아! 아까 할아버지가 작업 중이라 현관 밖으로 마중을 못 나갔는데, 마중 나가는 것이 좋니? 안 나가는 것이 좋니?”하고 물었습니다. 당연한 듯 “마중 나오는 것이 좋아요.”라고 대답했습니다. 조손이 나란히 앉아 ‘콩순이’와 ‘카봇’을 보고 있을 때 어멈이 집에 돌아갈 준비가 다 끝났다고 했습니다. 주차장에서 소민이가 차를 타기 전에 조부모를 바라보며 허리와 고개를 숙여 “할아버지! 할머니! 안녕히 계세요~”하고 상냥한 목소리로 인사를 했습니다. 조부모도 “그래~, 잘 가세요~ 다음에 또 만나요.”하며 화답했답니다. 소민이가 인사 잘하기 약속을 지켰으니, 할애비도 손주들과 한 약속을 지킬 준비를 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