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샘 이야기/여행과 답사(2023년)

겨울바다2(삼척 해상케이블카, 추암 촛대바위, 묵호등대)

돌샘 2023. 12. 31. 12:54

겨울바다2(삼척 해상케이블카, 추암 촛대바위, 묵호등대)

(2023.12.18.)

창문을 열고 겨울바다에서 붉게 떠오르는 일출을 맞았다. 실로 오래간만이었다. 울진을 떠나 삼척 해상케이블카를 타러 장호항을 찾았다. 여름철 그토록 붐비던 모습은 간데없고 다소 어색할 정도로 한적한 분위기였다. 왕복 티켓을 끊어 장호역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용화역으로 향했다. 경치가 뛰어났던 장호항 전망대 일대는 온통 갈매기들 차지였다. 발아래 항구에는 인적이 끊기고 방파제 위 빨간 등대와 하얀 등대만 눈에 들어왔다. 용화역에서 내려 바위 언덕 위에 서서 기암괴석과 파도가 밀려와 부서지는 광경을 구경했다. 물결은 어제보다 조금 잦아들었지만 아직도 거친 숨을 몰아쉬는 모습이었다. 암초와 연결된 높다란 해상인도교를 건너가 보고 해신당을 거쳐 되돌아 나왔다.

삼척해변과 이사부 사자공원을 지나 추암 촛대바위를 바라볼 수 있는 언덕에 올랐다. 이곳은 촛대바위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지하수의 용식작용을 받아 형성된 독특한 모양의 암석 기둥들을 통틀어 능파대(凌波臺)라 부른다고 한다. 동해안에는 여기 이외에도 촛대바위라 부르는 암석이 더 있지만, 이곳 바위가 가장 그럴듯해 보였다. 언덕 정상부에는 능파대란 큼직한 현판과 단청으로 꾸며진 누각이 보였다. 언덕을 내려올 때는 자연히 눈길이 맞은편 해안 절벽으로 갔다. 바다 위를 가로질러 매달린 출렁다리와 기암괴석 그리고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가 어우러진 장면이 절경을 이루었기 때문이다.

묵호항 언덕 위에 있는 묵호등대를 찾았다. 몇 번째 방문이지만 바다 경치는 물론이고 주변 논골담길도째비골 스카이밸리등 구경거리가 많다. 빨갛게 단장한 느린 우체통과 천사의 날개를 닮은 조형물이 근사해 보였다. 등대의 계단 수효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짐작되었지만 주변 경치를 한눈에 내려다보기 위해 마다하지 않았다. 등대 꼭대기에 올라 끝없이 펼쳐진 바다와 수평선, 하늘이 끝닿은 곳을 바라보고 있으니 가슴마저 툭 트이는 기분이었다. 발아래 보이는 아담한 논골담길 카페들과 스카이밸리 시설물의 이모저모를 살펴보는 것도 재미있었다. 등대는 항로를 알려주는 본래의 기능은 물론이고 관광지 전망대로서의 역할도 훌륭히 수행하고 있었다.

 

(삼척 해상케이블카)

 

 

(추암 촛대바위)

 

 

 

(묵호등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