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샘 이야기/여행과 답사(2023년)

겨울바다3(정동진항, 하조대, 속초아이 대관람차)

돌샘 2023. 12. 31. 14:41

겨울바다3(정동진항, 하조대, 속초아이 대관람차)

(2023.12.19.)

해안도로를 타고 금진항과 심곡항을 지나 정동진항으로 향했다. 동해 여행을 몇 차례 경험한 덕분에 곳곳에 뿌리내린 추억들이 새로워 심심할 틈이 없었다. 썬크루즈 호텔과 리조트 아래 해변에 도착하니 정동심곡 바다부채길이란 안내판이 보였다. 몇 년 전 정동심곡 바다부채길을 탐방했을 땐 정동진 해돋이공원아래 해안 절벽에서 심곡항으로 연결돼 있었는데, 연장이 늘어난 모양이다. 매표소 문이 닫혀 있는 걸 보니 아직 정식 개통은 하지 않았나 보다. 우린 교량 데크를 걸어서 개방된 구간만 산책했다. 바다 경치도 좋았지만, 언덕 위 독특한 모양의 호텔과 리조트 건물 그리고 해변절벽이 조화를 이루어 별천지 같은 느낌이 들었다.

강릉 남대천 하구와 안목해변, 송정해변, 강문해변, 경포해변을 거쳐 소돌항 아들바위 공원에 들렀다. 갯바위로 나아가 기암괴석도 구경하고 겨울바다의 운치도 느껴보았다. 동해대로(국도 7호선)를 타고 북상하다가 하조대(河趙臺)로 들어갔다. 하조대에서 바라본 바다는 하늘보다 푸르고, 암초에 우뚝 선 소나무의 기상은 하늘을 찌를 듯했다. 소나무는 바위에 뿌리를 내린 까닭에 수형이 크지 않았지만, 수령이 200년이나 되는 보호수라고 했다. 숲 사이로 살짝 보이는 등대를 찾아 해안 절벽을 올랐다. 하조대 인근에 있어 하조대등대라고만 생각해 왔는데, 정식 명칭은 기사문등대였다. 돌아 나오는 길에는 하조대 전망대에도 올라가 보고 하조대해변에도 잠시 들렀다.

속초에 도착하니 일몰 시간까지 여유가 있어 속초해변으로 나갔다. 얼마 전 속초아이 대관람차가 법적인 인허가 문제로 철거될 예정이라는 소식을 접했는데, 아직 운행되고 있었다. 철거되고 나면 아무리 타고 싶어도 탈 수 없을 테니, 탈 수 있을 때 망설이지 않기로 했다. 얼마 전에 손주들과 오사카 여행을 가서 처음으로 대관람차를 타던 때의 일이 생각났다. 앉은 자리가 공중으로 서서히 떠오르자 바다 한가운데 있던 무인도 조도가 점점 발아래로 다가왔다. 멀리 북쪽 해안 돌출부에는 속초등대와 영금정이 아스라이 보이고, 가까이 남쪽 해안 언덕 위에는 롯데 리조트가 빤히 쳐다보였다.

오늘 숙소는 리조트 타입이라 대포항에 들러 우럭회와 매운탕거리를 사 들고 들어갔다. 창문을 여니 설악산 방향 산들은 머리에 하얀 눈을 인 멋진 설경을 이루었고, 바다 쪽에는 엑스포타워와 청초호가 시야에 들어왔다. 설경과 겨울바다를 배경으로 두고, 생선회와 매운탕을 안주 삼아 술잔을 기울이며 이번 겨울바다 여행의 마지막 밤을 보냈다.

 

(정동진항)

 

 

(하조대, 기사문등대)

 

 

(속초아이 대관람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