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샘 이야기/여행과 답사(2024)

석촌호수 산책

돌샘 2024. 4. 21. 12:09

석촌호수 산책

(2024.4.10.)

오전 일찍 국회의원 선거 투표를 마치고, 하늘정원에 올라가 포트에 든 꽃모종을 화분에 옮겨 심는 작업을 했다. 화사한 봄날인데 오후에는 특별한 일정이 없으니 어디 산책이나 갈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까운 양재천을 둘러볼까 생각하다가 이왕이면 근래 가보지 않은 석촌호수를 찾기로 했다.

지하철 2호선 잠실역에서 내려, 롯데월드타워를 지나 호숫가 둘레길로 들어섰다. 벚꽃이 많이 떨어지긴 했지만 호수를 찾는 방문객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았다. 벚꽃이 만개한 지난 주말에 방문했더라면 호숫가를 걷기조차 힘들었을 것 같다. 현수막에 안내된 대로 시계반대방향으로 걸으니 사람들과 마주치는 불편함이 적었다. 꽃잎이 바람에 힘없이 흩날리는 가운데 이제야 꽃을 활짝 피운 늦깎이 벚나무도 간간이 보였다. 방문객들은 자연히 꽃이 활짝 피어 있는 나무 아래로 모여들었다.

롯데월드타워는 멀리서만 바라보았지 이렇게 가까이서 대하는 것은 처음이다. 건물이 높기만 할뿐 시선을 사로잡을 만한 특징이 없어 불만스러웠는데, 호수에 비친 모습을 그런대로 괜찮았다. 잔잔한 호수 수면 한쪽에 물이 솟아오르는 곳이 몇 군데 관찰되었다. 호수의 수질을 좋게 유지하기 위해 물을 인공적으로 순환시키는 모양이다. 석촌호수를 설계하던 당시에 기초조사를 수행하던 옛 일이 어렴풋이 생각났다. 호숫가에 조명이 들어오기 시작할 무렵 오랜만의 산책을 마치고 지하철역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