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녀(지우) 이야기/1~2세 성장기록

지우의 할머니 집 방문기

돌샘 2016. 9. 18. 15:56

지우의 할머니 집 방문기

(2016.8.8.~13)

준모가 접촉성 피부염으로 외할머니 댁에 피병하여 엄마의 간호를 받게 되었으니,

지우는 우리 집에서 며칠간 지내게 되었습니다.

지우가 할머니 집에 종종 놀러 왔지만 자고 간지는 무척 오래되었나 봅니다.

엄마가 월요일 오전에 할머니 집에 데려다주자 잘 놀고

목욕탕에서 즐겁게 물장난도 하였다며 할머니가 사진을 전송해주었습니다.

지우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한 마음으로 퇴근하여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자

지우가 다가와 내 얼굴을 자세히 쳐다보더니 안기려고 하였습니다.

‘지우야! 잘 놀았니? 할아버지가 손 씻고 안아줄게’ 하였더니

손 씻는 동안 문 앞에 가만히 서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화장실에서 나오자 두 팔을 앞으로 내밀며 안겨왔습니다.

자주 보지 못하는 할애비 얼굴가리지 않는 것만 해도 다행인데

말을 알아듣고 기다렸다가 다정하게 안기는 행동이 대견스러웠습니다.

옷을 갈아입고 나서 ‘지우야! 할아버지하고 춤추자.’면서 몸을 흔드니

지우도 웃으면서 기분 좋게 춤을 추었습니다.

평소에도 음악을 틀어주면 리듬에 맞추어 춤을 곧잘 추는데

오늘은 할애비와 음악 없이도 신나게 춤을 추었습니다.

저녁을 먹고는 할머니와 아빠하고 외출을 하여 산책도 하고 지우가 좋아하는 자두와 선풍기 안전카버를 사왔습니다.

노는 사이 밤이 깊어지자 지우가 잠이 오는 것 같은데 아빠 옆에 누웠다가 일어나,

할머니 방에 들어갔다 나와서 내 곁에 누웠다가, 다시 일어나는 등 쉽게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평소 지우가 자던 잠자리와 환경이 다르기도 하고 엄마가 보이지 않은 까닭인가 봅니다.

 

다음날 아침 출근할 때는 지우가 아빠나 할아버지를 따라 밖에 나가려고 할까봐

지우가 안 볼 때 얼른 현관을 빠져나왔습니다.

낮에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하여 전화를 하고 지우가 받도록 하니

내 말을 가만히 잘 듣고는 있었지만 아직 의사표현 하는 말은 하지 못했습니다.

퇴근을 하여 지우와 눈을 맞추며 인사를 하자 환한 얼굴로 웃으며 맞이해주었습니다.

저녁식사를 할 때는 자꾸 내게 다가와 다리를 잡기도 하고 무릎에 올라와 앉으려고도 하였습니다.

빨리 식사를 마치고 자기와 놀아달라는 뜻인 것 같습니다.

놀이가 시작되자 소파 등받이에도 올라가고 안마기에 앉아서는 스위치를 켜달라고 하였습니다.

소파 등받이에 올라가 타고 노는 것은 준모가 좋아했는데 지우도 보고 배운 모양입니다.

처음에는 위험하다며 내려오도록 하였지만 워낙 좋아하니

혹시 실수로 떨어지면 잡을 준비를 하고 지켜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준모는 같은 월령에 안마기를 작동시키고는 등받이 부분의 붉고 푸른색 봉과 목 부분의 꿈틀대는 기구를

손으로 만지며 놀았는데, 지우는 편안한 자세로 등을 붙이고 안마를 즐기는 자세를 취해 모두들 웃었습니다.

오늘 밤에도 잠이 들 때 뒤척이기는 했지만 어제보다는 편한 자세로 잠이 들었습니다.

 

수요일 아침에는 지우가 새벽에 일어나 할애비 곁에 누워서는 내 손을 만지작거리면서 다시 잠이 들었습니다.

지우가 아빠와 내가 한사람씩 출근을 위해 현관을 나서는 모습을 보았지만

밖에 따라 나가려 하지 않고 할머니와 잘 있었습니다.

전화를 하였더니 지우가 잘 놀다가 한낮에 양말을 가져와서는 신겨달라며 외출하자고 하여,

너무 더우니 저녁에 나가자고 하였더니 잠시 울었지만 잘 놀고 있다 하였습니다.

전화를 바꾸어 ‘지우야! 할아버지다. 할머니하고 잘 놀고 있니? 낮에는 너무 더워 외출하면 안 되니

저녁에 하자.’고 했더니 쫑알거리는 소리를 내며 대답을 하였지만 알아들을 수가 없어 안타까웠습니다.

퇴근하여 ‘지우야! 할머니하고 잘 놀았니?’하며 인사를 하고 손을 씻으러 화장실에 들어가자 안으로 따라 들어왔습니다.

밖에서 기다리지 않고 따라 들어온 것은 할애비와 더 친근해졌다는 표현인 모양입니다.

저녁에는 고모와 놀면서 지우가 탁자에 올라가서 손을 내밀면

손을 잡고 들어서 내려주는 놀이에 재미를 붙인 모양입니다.

할애비도 탁자 있는 곳으로 끌고 가서는 탁자위에 올라서서 손을 앞으로 내밀었습니다.

손을 잡아 들어올리니 발을 탁자 밖으로 내밀고 매달려 깔깔대며 좋아했습니다.

이러다가 애 팔 빠질라 싶어 그만 하자고 했더니 ‘놀아 줘! 놀아 줘!’ 하면서 계속 탁자 위에 올라갔습니다.

지우가 ‘놀아 줘!’라고 하는 말을 처음 들었습니다.

의사표현을 하는 단어가 하나 둘씩 들어나고 있습니다.

‘지우야! 우리 옥상에 올라가자.’고 했더니 그제야 놀이를 멈추었습니다.

옥상으로 안고 나가자 실내의 답답함을 벗어나서인지 웃으며 손뼉을 치고 좋아했습니다.

내일 낮에는 할머니가 약속이 있어 아빠가 하루 휴가를 내 지우를 데리고 집으로 갔습니다.

가고나니 온 집안이 텅 비고 어디선가 자꾸 지우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만 같았습니다.

 

지우가 목요일 저녁에 아빠와 함께 다시 할머니 집에 왔습니다.

이제 조부모와 고모 그리고 주변 환경에 제법 친숙해진 듯 거리낌이 없습니다.

고모 방에 들어가서 이것저것 만져보고 고모와도 깔깔대며 잘 놀았습니다.

고모 방 의자에 올라앉아 밀어주거나 회전을 시켜주면 재미나는지 헤헤~ 웃으며 자꾸 해달라고 하였습니다.

엄마 생각이 날 텐데 내색을 하지 않으니 보는 사람 마음이 더욱 안쓰럽습니다.

놀다가 아빠 곁에 누워 소록소록 잠이 들었습니다.

꿈나라에서 보고 싶은 엄마와 오빠를 만나고 있나 봅니다.

 

금요일은 외근을 한 덕분에 조금 일찍 귀가하여 지우와 함께 놀았습니다.

할애비 손을 잡고 고모 방으로 가더니 의자에 올라앉아 뭐라고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의자를 움직여 재미나게 해 달라는 의사표현인 모양입니다.

의자를 밀어주기도 하고 돌려주기도 하니 깔깔대며 좋아했습니다.

의자를 끌고 거실로 나와 밀고 당기고 회전시켜 실컷 의자타기(?) 놀이를 하였습니다.

지우가 외출하는 것을 좋아하기에 저녁에는 조손이 손을 잡고 놀이터로 외출을 했습니다.

‘지우야! 할아버지하고 외출하자.’고 했더니 미소를 지으며 양말을 가져왔습니다.

양말을 신겨주고 현관 턱에 걸터앉아 내 신을 신자 지우가 등을 내 가슴에 대고 무릎에 조용히 앉았습니다.

친근감을 표현하며 자기 신발을 신겨 달라는 자세이지요.

신을 신겨주자 만면에 미소를 지으며 할애비 손을 잡고 서둘러 현관을 나섰습니다.

출입문을 나서자 신이 나서 잡았던 내 손을 뿌리치고 중앙광장으로 뛰어갔습니다.

‘지우야! 할아버지 손잡아야지!’하고 뒤따라가자 양손을 가슴에 올리고

몸을 좌우로 회전하는 몸짓으로 분명한 거부의사를 나타내었습니다.

그 동안 밖에 나가고 싶어 해도 폭염이라 자제를 시켰더니

모처럼 밖에 나와 자유로움을 만끽하고 싶은 모양입니다.

지우의 의사를 존중해 손은 잡지 않고 바짝 뒤따라갔습니다.

중앙광장을 한 바퀴 돌고는 놀이터로 향하는데 주위는 벌써 어두움이 내려앉았습니다.

놀이터에 도착하자 흔들 목마를 한번 타보고는 미끄럼틀이 있는 곳으로 다가갔습니다.

조금 망설이더니 미끄럼타고 내려오는 곳으로 올라가려고 하였습니다.

미끄럼틀에 올라가는 계단이 없고 줄을 잡고 오르게 설치되어 지우는 자력으로 올라갈 수 없는 구조였습니다.

지우를 안아 미끄럼틀 위에 올려주니 처음에는 약간 긴장하는 눈치였습니다.

한번 타고 내려오면서 신나게 하하~ 웃더니 계속 올려달라며 양팔을 벌였고 재미나게 미끄럼을 탔습니다.

어지간히 놀고 집으로 돌아갈 때는 조손이 손을 꼭 잡고 발걸음을 맞추어 걸었습니다.

할머니가 자루걸레로 거실바닥을 닦으려 하자 자기가 하겠다고 나섰습니다.

저만한 나이에 준모도 같은 행동을 보였는데 활동적이고 적극적인 기질은 남매가 꼭 닮은 모양입니다.

 

토요일 오전에 아범은 준모와 놀아주려 가고 지우는 조부모랑 고모랑 여러 가지 놀이를 했습니다.

준모는 피부염이 안정 상태에 들어 내일이면 집에 돌아온다고 하니 불행 중 정말 다행입니다.

지우는 스스로 음악을 골라 틀고 할머니의 추임새에 맞추어 신나게 춤을 추었습니다.

안마기를 작동시키고 싶으면 스위치를 나에게 건네주면서

‘틀어 줘! 틀어 줘!’하며 발음이 꽤 어려운 말을 하였습니다.

소파 위에 올라가서 전등 스위치를 이것저것 켰다 끄는 장난도 빼놓지 않았습니다.

엄마와 아빠 그리고 오빠가 보고 싶을 텐데 내색은 하지 않고 잘 놀았습니다.

내일은 준모가 집에 오니 아범이 청소도 하고 필요한 준비를 하기위해 저녁을 먹고 짐을 챙겼습니다.

지우가 좋아하는 놀이터에서 같이 놀아주고 보내려고

‘지우야! 할아버지하고 놀이터에 가서 놀자.’고 하였더니 신이 나서 좋아했습니다.

그런데 중앙광장에 나가서도 어제처럼 혼자 뛰어가지 않고 할애비 손을 꼭 잡고 걸었으며,

놀이터에 도착하여 미끄럼틀에 올려주려고 해도 싫어하며 나에게 꼭 안겨 있으려고 하였습니다.

지우를 안고 놀이터 주변을 서성이다 조손이 다정하게 손을 잡고 집으로 향했습니다.

지우가 잠이 오나 싶어 얼굴을 쳐다보았지만 눈동자가 초롱초롱했습니다.

어제와 같은 시간대, 같은 장소에 왔는데 판이한 반응을 보인 이유가 무엇인지 아직도 알 수가 없습니다.

지우는 모두의 배웅을 받으며 아빠와 함께 집으로 향했습니다.

 

지우야! 내일이면 보고 싶었던 엄마와 오빠를 만나게 되어 기쁘겠구나.

며칠간 엄마가 보고 싶어도 내색하지 않고 잘 지냈단다.

곁에서 지켜본 할애비는 네가 내색을 하지 않으니 마음이 더 안쓰러웠단다.

엄마와 오빠 만나면 정겹고 행복한 나날들 보내거라.

안녕~ 우리 착하고 귀여운 공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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