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정원/2017년 하늘정원

하늘정원의 오뉴월

돌샘 2017. 6. 24. 20:18

 

하늘정원의 오뉴월

(2017.6)

하늘정원은 콘크리트 바닥에 만든 화단과 200여개의 크고 작은 화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화단은 좁은데 심고 싶은 나무와 화초는 많고...

결국 꽃에 대한 욕심 때문에 성장에 좋지 않은 밀식(密植)을 하게 되었다.

계절의 여왕 5월이 되면 초봄부터 피던 꽃들의 향연이 절정을 향해 달려간다.

하얀 바람개비처럼 생긴 백화등은 아름다운 향기를 전하고, 한 그루에서 번식한 섬초롱은

흰색과 보라색이 가미된 여러 가지 톤의 꽃들을 여기저기 피운다.

브룬펠지어 자스민은 그야말로 자스민 향기를 내뿜으며 보라색으로 피어나 흰색으로 변한 후에 낙화한다.

인동초, 꽃기린, 작약, 나리, 병꽃, 패랭이, 조팝나무, 백정화, 남천, 제라늄, 안개꽃 등이 앞다투어 피어난다.

하순이 되면 넝쿨장미가 하늘정원의 담장을 붉게 물들이고 정원사는 꿈같은 행복감에 젖는다.

그러던 어느 날 장미 꽃잎은 꽃비가 되어 바람에 날리고 계절의 여왕은 꽃의 여왕과 함께 하늘정원을 떠난다.

 

6월이 되면 하늘정원엔 보리수 열매가 밤하늘의 불꽃처럼 붉게 익어 여름을 맞이한다.

이젠 저 열매를 먹으러 때를 가리지 않고 찾아오는 뭇 새들과 친구 삼을 기회가 생긴다.

매화꽃이 피고 진 자리엔 매실이 열려 커가더니 어느새 노랗게 읽어간다.

기온이 30도를 넘나드니 봄가을 일주일에 한 번씩 주던 물주기를 삼사일로 단축해야 한다.

봄부터 쉼 없이 꽃을 피워대던 대부분의 화초는 더위에 축 처졌는데

임파첸스와 제라늄, 다알리아, 후쿠시아는 아직도 왕성하게 꽃을 피운다.

이제 장마가 질 때까지 수시로 식물의 상태를 관찰하고 필요하면 즉각 물주기를 해야 한다.

콘크리트 위에 조성되고 식물이 밀식된 화단도 화분과 마찬가지다.

화단이라 하여 지상의 널찍한 정원을 생각하여 게으름을 피우면 내년을 기약하기 어렵다.

하늘정원의 유월은 낮보다 저녁이 기다려지고 밤하늘의 별을 볼 수 있는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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