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준모) 이야기/5~6세 성장기록

여기가 왜 '몽마르트 공원'이지요?

돌샘 2017. 10. 27. 22:11

여기가 왜 ‘몽마르트 공원’이지요?

(2017.10.21.)

오늘은 준모네 식구를 포함한 온 가족이 김밥 점심모임을 가졌습니다.

모두 김밥을 좋아하지만 준모의 김밥사랑은 유별납니다.

점심을 먹고는 마트에 가서 장도 보고 몽마르트 공원에 나들이도 하기로 했습니다.

손주들과 외출을 하면 유모차가 필요할 것 같아 집사람이 새아기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준모가 전화를 받았는데 엄마는 설거지 중이라며 직접 대화를 했습니다.

유모차를 가져오라는 할머니 말씀을 듣고 왜 가져오라는지 이유를 물었다고 합니다.

준모의 물음이 의외였지만 공원 나들이에 필요할 것 같아 그런다고 설명해주었답니다.

손주들이 도착하자 할머니는 김밥을 말기 시작했고

나는 옥상 하늘정원에서 준모와 지우의 요구를 들어주며 노느라 바빴습니다.

오늘 준모의 첫 관심사는 ‘호루라기’ 불기였습니다.

아범이 이웃을 배려하여 집 안에서는 불지 않도록 하였나봅니다.

옥상에 나오자마자 ‘할아버지 여기서 호루라기 불어도 되요?’하고 물었습니다.

‘그래, 여기서는 불어도 괜찮아 크게 불어봐!’했더니 그 동안 참았던 만큼 힘껏 불어대었습니다.

그 사이 지우는 물뿌리개에 물을 넣어 달라하여 화분에 물을 주었습니다.

준모도 호루라기를 실컷 불고는 분무기에 물을 넣어 거미줄에 물을 뿌려대었습니다.

 

오늘은 지우도 김밥을 먹을 수 있도록 자그마한 김밥도 만들었습니다.

준모는 작은 김밥이 색다르게 보이는지 동생이 먹는 김밥부터 먹어보았습니다.

손주들과 온 가족이 함께 먹으니 김밥도 별미처럼 제법 맛있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준모와 나는 킥보드와 공을 챙겨들고 아범이 태워주는 차편으로 몽마르트 공원에 갔습니다.

나머지 사람들은 마트로 가서 장을 보고 공원에서 합류하기로 했습니다.

공원입구 통행차량이 많아 골목길에 차를 세우니 오솔길을 제법 걸어 올라야 공원이 나왔습니다.

준모가 들고 가는 킥보드가 꽤 무거워 보였습니다.

‘준모야! 킥보드 무거울 텐데 이리 줘. 내가 들어줄게.’하니

‘내가 들고 갈게요.’하고는 숨을 헐떡이면서도 끝까지 들고 올라갔습니다.

공원에 들어서자 풀밭에 놓인 운반상자 안에 어린 토끼가 여러 마리 들어있었습니다.

준모가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토끼를 유심히 쳐다보았습니다.

‘준모야! 저기 가면 방목한 큰 토끼도 있다.’고 했더니 ‘어디요?’하면서 그곳으로 가자고 하였습니다.

토끼가 사람을 피해 숨었는지 얼른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손자에게 방목한 큰 토끼가 있다고 자신 있게 얘기했는데 보여주지 못하면 낭패입니다.

여기저기를 살펴보다 다행히 관목부근에 있는 검은 점박이 흰 토끼를 발견하였습니다.

‘준모야! 저기 토끼 있다. 토끼 크지?’하며 다가가자 토끼가 관목 밑으로 들어가 버렸습니다.

숲길을 걷다가 축대 나무울타리 아래에 있는 토끼를 또 한 마리 발견했습니다.

큰 눈으로 우리를 빤히 쳐다보고 있다가 가까이 다가가자 슬금슬금 피했습니다.

잔디밭에 외국인 아이들 엳아홉 명쯤이 모여 피구를 하고 있었습니다.

준모는 피구에 관심이 많은지라 그늘에 앉아 동작들을 유심히 쳐다보았습니다.

‘준모야! 저쪽으로 가면 누에다리가 있는데 한번 가볼래?’하니

‘우리 가 봐요. 어느 쪽으로 가요?’하고 물었습니다.

‘저 쪽에!’하며 손가락으로 가리키자 킥보드를 타고 쏜살 같이 달려갔습니다.

급히 뒤따라가며 ‘준모야! 거기 서봐. 누에다리 구경도 하게.’하였지만 벌써 다리를 거의 다 건너갔습니다.

되돌아 나오면서 ‘다리가 누에처럼 생겼다 해서 누에다리라고 해.

저 아래를 봐. 차 가는 것이 보이지.’했습니다.

그제야 장난하듯이 아래를 쳐다보고 ‘높네. 아이~ 무서워.’하며 킥보드를 타고 금방 건너갔습니다.

운동기구들이 설치된 곳으로 다가가서 유심히 살펴보더니 한가지 씩 직접해보았습니다.

손이 닿지 않는 기구는 몸을 들어 올려 달라하고 운동방법을 모르는 기구는 설명을 해달라고 하였습니다.

운동 후 벤치에 앉아 땀을 식힐 때 ‘할아버지 여기를 왜 몽마르트라고 해요?’하고 물었습니다.

준모가 듣기에도 ‘몽마르트’라는 단어가 생소하고 무슨 뜻인지 궁금했던 모양입니다.

‘준모야! 프랑스라는 나라에 몽마르트언덕이 유명한 곳인데,

이 공원 주변에 프랑스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어 몽마르트공원이라고 부른단다.

저쪽에서 피구하던 외국인 아이들도 아마 프랑스 사람일 거야.’했더니 아무 말이 없었습니다.

이제 준모는 단순한 호기심을 뛰어넘어 논리적인 사고의 단초가 되는

‘왜’라는 문제에 관심이 집중되는 시기인가 봅니다.

할머니가 전화로 유모차를 가져오라고 했을 때 ‘왜요?’하고 물은 것도 같은 맥락이겠지요.

준모의 질문을 대수롭지 않은 일로 생각하여 무심코 넘기지 말고

이해할 수 있도록 잘 설명해주어야 되겠습니다.

 

마트 장보기가 끝나고 모두 공원에서 만났습니다.

지우도 어린 토끼를 보더니 ‘토끼다, 토끼~’하며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숲 그림자가 길게 드리우자 공원엔 더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습니다.

잔디밭에 돗자리를 깔고 앉아 주스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는데 준모가 다시 공을 차자며 나섰습니다.

한바탕 뛰놀고는 준모가 웬 일로 먼저 집에 가자고 하였습니다.

하루 종일 뛰놀았으니 준모가 피곤한 모양이다 생각했는데 아파트 놀이터가 더 좋다고 하였습니다.

공원엔 많은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운동과 놀이를 하니 산만한 느낌이 들고

놀이터는 우리끼리만 놀 수 있으니 편안하고 오붓한 느낌이 드나봅니다.

저녁 먹거리로 피자와 닭강정을 사 집으로 향했습니다.

지우가 냄새를 맡으며 ‘피자 맛있겠다!’며 귀여운 목소리로 애교를 부렸습니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준모와 약속한대로 놀이터에 나가려 준비하니 지우가 먼저 신을 신고 나섰습니다.

땅거미가 지기 시작했지만 우리가족이 놀이터를 독차지한 채 어두워질 때까지 신나게 놀았습니다.

공원에 가기 전후와 저녁식사 후까지 세 번이나 나와 놀았으니 우리 집 전용놀이터가 된 느낌입니다.

 

 

준모야! 지우야! 할머니가 만들어주신 김밥 맛있게 잘 먹었니?

오늘은 하늘정원에서 호루라기도 불고 놀이터와 몽마르트 공원을 오가며 열심히(?) 놀았구나.

너희들 건강하고 슬기롭게 자라는 모습을 보니 할애비 마음은 그야말로 대풍이로구나.

우리 도련님! 공주님! 건강하고 사랑 많이 받는 어린이로 자라세요. 안녕~

 

 

 

 

 

 

 

 

 

 

 

 

 

 

 

 

 

 

 

 

 

 

 

 

 

 

 

 

 

 

 

 

 

 

 

 

 

 

 

 

 

 

 

 

 

 

 

 

 

 

 

 

 

 

 

 

 

 

 

 

 

 

 

 

 

 

 

 

 

'손자(준모) 이야기 > 5~6세 성장기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준모의 축구경기  (0) 2017.11.10
준모의 태권도 심사  (0) 2017.11.03
손주들의 재롱  (0) 2017.10.14
나를 좋아하는 사람이 더 생겼어요  (0) 2017.10.14
할머니 생신 축하드려요  (0) 2017.0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