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매 이야기/2018년 이야기

화가 놀이

돌샘 2018. 10. 21. 16:08

화가 놀이

(2018.10.14.)

준모와 지우는 킥보드를 타고 한강변에 나가 ‘메밀꽃 축제’를 실컷 즐기고 왔습니다. 할머니가 초콜릿을 선물하자 ‘고맙습니다.’하고는 즉석에서 맛을 보았습니다. 준모는 지난번에 가지고 놀았던 비행접시 장난감을 들고 천정 높이 회전날개를 쏘아 올렸습니다. 할애비도 준모가 건네준 장난감으로 날개를 회전시켜 높이 날려보았습니다. 어른들이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준모와 지우는 하늘정원에 나갔나 봅니다. 물장난을 하려는 행동에 깜짝 놀라 감기 걸린다며 거실로 데리고 내려왔습니다. 남매가 배드민턴 라켓을 들고 거실에서 셔틀콕을 치기 시작했습니다. 아범이 실내에서 하면 안 된다며 만류하려 했지만 지우가 모처럼 오빠와 함께하는 운동이라 그냥 두도록 하였습니다. 몇 번 쳐보았지만 재미가 없는지 금방 시큰둥해졌습니다. 준모가 ‘할아버지! 우리 장사놀이나 주문받아 그림 그리는 놀이해요.’하였습니다. 장사놀이를 하려면 상품을 진열해야하므로 곧바로 할 수 있는 그림놀이를 하기로 했습니다. 주문을 받아 그림을 그려주는 놀이는 장사놀이를 하다가 준모가 변형시킨 놀이입니다. 손님이 그림을 주문하면 준모가 그림을 그려주고 대가를 받는 놀이랍니다. 국내외 유명 관광지에서 초상화를 그려주고 돈을 받는 화가의 행동을 모방한 셈이지요. 처음에는 나를 그리도록 주문하고 다음엔 할머니를 그리도록 주문했습니다. 지우는 오빠가 그림을 건네주고 돈을 받는 모습을 보자, 자기도 나에게 그림을 주면서 돈을 달라며 손을 내밀었습니다. 지우는 아직 돈을 잘 모르지만 어떤 노력을 하고 대가를 받는 과정이 마음에 드는 모양입니다. 조손이 포켓몬 카드놀이를 할 때도 지우가 옆에서 지켜보고 있다가 자기도 하겠다며 놀이에 합류했습니다. 오빠가 할아버지와 함께 노는 모습이 좋아 보여 자기도 같이 놀고 싶나봅니다. 

 

저녁에는 지우가 좋아하는 자장면을 먹기로 했습니다. 준모는 운동장에서 공을 차고 싶다 하였지만 날이 어둡고 한강에서 많이 놀았다며 만류를 했습니다. 손주들 손을 잡고 3대가 즐거운 마음으로 나들이하듯 음식점으로 향했습니다. 음식을 주문하고 기다리는 동안 지우는 소꿉장난 하듯이 컵에 물을 부어 옮기다가 엎지르기도 했습니다. 지루해 하는 것 같아 음식이 나오는 동안 밖에 데리고 나왔더니 가로수를 가리키며 질문공세를 폈습니다. ‘할아버지! 저기 왜 나뭇잎이 달려있어요?’ ‘봄에 가지에 새싹이 돋아나면 잎이 달리게 되고 가을이 되면 단풍이 든단다.’ ‘가을이 되면 왜 단풍이 들어요?’ ‘기온이 내려가고 낮이 짧아지면 잎에 단풍이 들고 더 추워지면 낙엽이 되어 떨어진단다.’ ‘추워지면 왜 낙엽이...’ 음식이 나왔다는 연락을 받고야 겨우 질문공세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준모와 지우 모두 탕수육과 자장면을 좋아했지만 지우는 특히 자장면을 좋아해 입가에 잔뜩 묻혀가며 맛있게 먹었습니다. 집에 돌아와서는 준모와 지우가 펼치는 마술과 춤의 경연대회가 펼쳐졌습니다. 마술 연기를 하거나 춤을 추고나면 잘 했다고 박수를 쳐주자 서로 더 하겠다며 경쟁적으로 나섰습니다. 한사람씩 번갈아가며 하도록 정해주자 밤이 깊어가도 그칠 줄 몰랐습니다. 손주들의 춤과 노래 소리에 웃음과 행복도 피어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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