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녀(지우) 이야기/3~4세 성장기록

아~ 맛있는 냄새가 난다

돌샘 2019. 1. 4. 22:31

아~ 맛있는 냄새가 난다

(2018.12.29.)

지우가 예쁜 ‘꽃 머리띠’를 매고 아빠와 함께 할머니 집에 나타났습니다. 준모가 며칠간 고열에 시달린다더니 오늘은 증세가 조금 호전되어 할머니가 손주 입맛 돌아오도록 음식을 만들어 주고 아범이 가지러 오면서 동행을 했습니다. 실내에 들어서자마자 야무지게 양말을 벗고 냉장고 앞에 가서 요구르트를 달라고 하였습니다. 할머니가 빨대를 꽂아주려고 했지만 싫다며 자기 방식대로 마시겠다고 하였습니다. 뚜껑을 벗겨주자 그제야 입을 대고 마셨습니다. 할머니는 흘리지 않도록 빨대를 꽂아주려 했지만 지우는 그냥 먹는 방법이 편한 모양입니다. ‘포켓몬카드’를 가져와서 할애비 앞에 펼쳐놓고는 그림 찾기 놀이를 했습니다. ‘이블(?)’을 찾는다고 했지만 나는 무슨 뜻인지 몰라서 보고만 있었습니다. 지우가 찾았다며 집어든 카드를 보니 ‘이브이’라고 적혀있는 동물그림 카드였습니다. 토끼를 찾는다고 했을 때는 내가 자신 있게 찾았습니다. 그런데 또 ‘피카추’를 찾는다고 했을 때도 무언지 몰라서 구경만 했습니다. 옆에 있던 고모가 설명을 해주어 대강은 알게 되었지요. 지우와 재미있게 놀려면 애니메이션이나 카드에 등장하는 인물의 이름을 잘 알아야겠습니다. 지우는 곁에서 지켜만 봐도 크레용으로 그림을 그리며 잘 놀았습니다.

 

지우는 할머니가 주신 귤을 할아버지와 고모에게 나누어주고 부엌에 있던 할머니에게도 갖다드렸습니다. 그러고는 뜻밖에 “할아버지! 나 키 다 컸지요?”하고 물었습니다. “키가 많이 컸지요?”하는 말을 그렇게 표현한 모양입니다. “그래, 우리 지우 키 많이 컸네~”했더니 흡족한 미소를 지었습니다. 지우가 어디서 자신의 키와 관련된 이야기를 들었나 봅니다. 조손이 이야기를 나누던 중에 내가 깜박 착각한 것이 있어 “지우야! 할아버지는 이제 영~ 빵이야!”했더니 지우가 “할아버지는 빵점!”하며 놀렸습니다. “할아버지가 빵점이면 지우 너는?”했더니 “백점~”하였습니다. “할머니는?”하고 물었더니 “빵점!”하고 대답했습니다. 지우의 반응을 살펴볼 양으로 “할머니~ 지우가 할머니는 빵점이래요~”하고 일러주자, 할머니가 “할머니가 빵점이면 지우 먹을 음식도 안 해주어야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지우가 큰소리로 “안 돼!”하고는 할머니한테로 뛰어가 “할머니 빵점 아니야~ 백점!”하였습니다. 지우가 평소 자기 말을 쉽게 바꾸지 않는 성격인데 좋아하는 음식 앞에서는 어쩔 수가 없는 모양입니다.

 

지우가 주방에 가서 서랍도 열어보며 무엇을 열심히 찾는 행동을 했습니다. 무얼 찾는지 물으니 초콜릿을 찾는다 하였습니다. 할머니가 집에 초콜릿은 없다며 ‘카스타드’ 빵을 주었더니 맛있게 먹었습니다. 지우가 할애비 무릎에 앉아 재롱을 부리다가 어느새 어깨 위로 올라가 목마도 탔습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아~ 냄새!”하며 부엌으로 뛰어갔습니다. 무슨 일인가 하고 쳐다봤더니 할머니 앞에서 간드러진 목소리로 “아~ 맛있는 냄새가 난다~”하며 코를 내밀고 고개를 좌우로 살살 흔들었습니다. 어린 지우의 행동이 하도 귀여워 모두들 큰 소리로 웃었답니다. 지우가 귀여운 목소리와 행동으로 애교부리는 모습을 보면 맛있는 음식을 먹을 자격이 충분하고도 남을 것 같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조부모에게 온갖 재롱 다 부리고 헤어질 때는 뽀뽀 세례를 날리며 “빠이 빠이~ 또 올 게요.”하며 작별인사를 하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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