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매 이야기/2018년 이야기 36

장난감 사주세요

장난감 사주세요 (2018.10.3.) 아범과 새아기가 외부 약속이 잡혀 준모와 지우는 할머니 집에서 놀기로 했습니다. 인사를 마치자 각자 가지고 온 장난감을 풀어헤쳐 놓았습니다. 준모가 나팔처럼 생긴 장난감을 들고 줄을 잡아당기자 플라스틱 회전날개가 공중으로 날아올랐습니다. 높이 솟아오른 비행체를 바라보며 준모가 환호성을 올리자 지우도 덩달아 큰소리를 질렀습니다. 할애비도 호기심 어린 눈길로 비행 물체가 천정으로 날아올라 벽을 타고 내려오는 것을 지켜보았습니다. 집에서 날릴 때는 천정이 낮아 비행과정을 충분히 볼 수 없었으나, 할머니 집 거실은 2층 높이라 회전날개가 공중으로 서서히 날아오르고, 천정과 벽에 부딪혀 낙하하는 과정을 볼 수 있으니 실감이 나는 모양입니다. 준모가 장난감을 나에게 건네주며 ..

축구장 골대 차지

축구장 골대 차지 (2018.9.25.) 추석을 맞이하여 연휴에 온 가족이 남한산성 부근 음식점에서 만나 점심식사도 하고 가을정취도 느껴보기로 했습니다. 성남쪽 남한산성 입구에 이르자 극심한 차량 정체가 벌어지는 것을 보면 우리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은가 봅니다. 다행히 준모가족은 광주방향에서 진입하여 별 어려움 없이 먼저 도착했습니다. 준모는 우리를 기다리며 음식점 부근 공터에서 아빠와 배드민턴을 쳤다고 했습니다. 배드민턴은 준모가 최근 새로 시작한 운동인데 상당히 재미있어 합니다. 지우는 엊그제 모기에 물렸던 눈 주위가 벌겋게 크게 부풀어 올랐습니다. 안쓰러워 몇 마디 말을 건네려했지만 오히려 스트레스를 줄까봐 반가움만 나타내었습니다. 우리 귀염둥이 손녀가 추석에 큰 고생을 합니다. 고모부..

밝은 달이 떴어요

밝은 달이 떴어요 (2018.9.23.) 올 추석에는 귀향을 하지 않고 시제(時祭) 때 모여 제수 장만을 거들기로 했습니다. 추석전날에 용인 아저씨 댁에 명절인사를 다녀오는데 준모 식구가 들리겠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집안을 정리하고 언제 보아도 반가운 손주들을 맞았습니다. 지우는 예쁜 치마와 저고리를 입고 왔습니다. 명절인사를 겸해서 방문한 모양입니다. 멀리 마산으로 귀성했다가 며칠 후에 상경할 때는 미리 명절인사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올 추석에는 추석 다음날 애들 고모내외도 한자리에 모이는 날 인사를 받기로 했습니다. 준모는 2층으로 올라가 윷놀이 기구, 바둑판과 흑백 돌, 장기짝을 들고 내려왔습니다. 명절엔 곧잘 윷놀이를 했기 때문에 오늘도 추석을 염두에 둔 것 같습니다. 할애비와 윷놀이에서 이기는 ..

준모의 결정

준모의 결정 (2018.9.16.) 오늘은 반포 한강변에서 ‘서리풀 축제’의 일환으로 ‘그림 그리기’ 행사가 있는 날입니다. 지우가 다니는 어린이집에서는 단체로 참여하는 모양입니다. 할머니는 행사 날 손주들이랑 한강변에서 만나 논다며 어제부터 준비한 김밥을 쌌습니다. 그런데 어째 날씨가 심상치 않더니 가랑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행사시간이 다가와도 하늘은 잔득 흐리고 간간이 비를 뿌려대었습니다. 할머니는 낭패스러워 어떻게 해야 할지 준모네로 전화를 했습니다. 이야기 끝에 준모가 전화를 받아 오늘 행사와 관련된 일은 자기가 결정하겠다고 나섰습니다. 그러고는 비가 그치면 반포 한강변에서 만나고 비가 계속 오면 할머니 집으로 오겠다고 하였답니다. 오늘은 비가 오락가락하는 가운데 중요한 결정은 준모의 판단에 ..

짜장면이 맛있어요

짜장면이 맛있어요 (2018.9.1.) 아범이 사돈댁에서 보내주신 과일과 채소를 전하러 오면서 준모와 지우도 함께 왔습니다. 선물을 받으면서 손주들까지 보게 되었으니 이런 것을 두고 금상첨화라고 하겠지요. 지우가 모처럼 제안을 하여 오늘 저녁엔 짜장면을 먹는 것으로 일찌감치 정해 놓았습니다. 아이들이 짜장면을 별미로 좋아했던 시절도 있었지만 요즘은 달라졌을 텐데 지우는 짜장면을 좋아한답니다. 지우는 입이 짧은 편이라 걱정인데 먹고 싶은 음식을 미리 말해주니 오히려 반가웠습니다. 식전에 산책과 운동을 겸하여 서초중학교 운동장으로 향했습니다. 준모와 농구코트 부근에서 공을 차는데 오늘따라 농구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성인용 농구 골대라 준모가 공을 던져 넣기에는 너무 높았습니다. 준모가 몇 번 던져보니 역부족..

우산 방패가 등장한 물싸움

우산 방패가 등장한 물싸움 (2018.8.25.) 준모와 지우가 가방을 메고 날씨가 맑은데도 예쁜 분홍색 우산을 들고 반가운 모습으로 나타났습니다. 인사와 짐을 풀어놓고는 준모와 할애비만 집에 남아 카드놀이를 하고 모두들 마트에 장보러 갔습니다. 최근에 조손이 카드놀이를 할 때면 준모가 규칙을 자꾸 바꾸어 바뀐 내용을 따라 가기도 쉽지 않습니다. 할애비에게 유리한 판국이 전개되면 게임 도중에도 규칙을 변경하여 자기에게 유리하도록 만들 때도 있습니다. 미운 여섯 살(준모가 만 여섯 살)이 되면 자기가 세상에서 제일 똑똑하고 잘난 것으로 인식하여 고집이 세어진다더니 준모의 생각과 행동에도 그런 경향이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간혹 떼를 쓰다가 받아들여지지 않거나 서운한 말을 들으면 울음보를 터뜨린답니다. 예전..

손주들과 함께한 제주도 여행(3)

손주들과 함께한 제주도 여행(3) 셋째 날(카약 타기, 카페) (2018.8.19.) 지난밤에 준모가 몸이 불편하여 모두들 잠을 설쳤지만 건강한 모습을 보이자 상쾌한 아침을 맞았습니다. 준모의 변함없는 다트 사랑으로 남자들 세 명은 아침부터 다트 게임을 하러 가고, 부득이 여성 세 명은 숙소 주변 산책에 나섰습니다. 준모가 다트 게임을 하며 화살을 던지는 동작에 불편함이 묻어나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조금 지나자 팔이 아픈지 왼손으로 오른쪽 팔꿈치를 떠받히며 간신히 화살을 던졌습니다. 지난밤에 준모가 가슴이 답답하고 아프다며 고통을 호소했던 것은 다트 게임에 의한 과도한 화살 던지기가 그 원인임이 확실시 되었습니다. 준모를 설득하여 다트 대신 다른 오락게임(자전거 타기)을 하도록 권했습니다. 처음 ..

손주들과 함께한 제주도 여행(2)

손주들과 함께한 제주도 여행(2) 둘째 날(에코 랜드, 다트 게임, 새연교) (2018.8.18.) 느긋하게 아침을 먹고 차안에서 손주들과 재미나는 이야기를 나누며 ‘에코 랜드’로 향했습니다. 차창너머로 다가오는 제주도의 풍경은 예전과 많이 달라져 있었습니다. 개발이 진행되면서 얻은 것도 많겠지만 잃어버린 것도 많은 듯합니다. 차는 제주도 서쪽에서 출발하여 어느새 동쪽에 있는 에코 랜드 주차장으로 들어섰습니다. ‘메인 역’에서 장난감 같은 기차를 타고 주변경치를 둘러보며 ‘에코브리지 역’에 도착했습니다. 주변 호수 위에는 목재 다리가 길게 설치되어 있고 분수가 시원한 물줄기를 뿜어내고 있었습니다. 호수엔 발로 페달을 밟아 나아가는 보트 몇 대가 한가로이 떠돌고 있었습니다. 멀리 잔디밭에 해적선이 보이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