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샘 이야기/여행과 답사(2023년) 46

이천 백사 산수유꽃 축제

이천 백사 산수유꽃 축제 (2023.3.26.) 이번 주말에 ‘이천 백사 산수유꽃 축제’가 열린다고 한다. 꽃 축제는 한번 때를 놓치면 최소 1년을 기다려야 하니 우선 가보기로 했다. 10여 년 전에 이천 산수유 마을을 찾았으나, 혼잡을 피한다는 잔꾀(?)로 축제 전에 일찍 방문한 까닭에 제대로 핀 꽃을 보지 못했다. 올해는 고생이 되더라도 활짝 핀 산수유꽃을 구경하기로 했다. 예상대로 행사장 몇 Km 밖에서부터 차량 정체가 시작되었다. 주위를 맴돌다가 결국 임시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셔틀버스를 이용했다. 산수유 마을로 들어가는 진입로는 주차할 곳을 찾지 못한 승용차들로 심한 몸살을 앓고 있었다. 버스에서 내리니 ‘산수유 사랑채’라는 한옥 건물 앞 광장에는 많은 관중들이 모여 있고 신나는 노랫가락이 흘러나..

북한강 '옛 양수철교'를 산책하며

북한강 ‘옛 양수철교’를 산책하며 (2023.2.26.) 일기예보를 보니 앞으로 꽃샘추위는 있겠지만 큰 추위는 다 지나간 것 같다. 오전에 하늘정원에 올라 화초 월동용 보온덮개를 벗겨내고 비닐만 남겨 두었다.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지 않으리라는 확신이 들면 비닐마저 걷어 내고 봄을 맞을 것이다. 오후 교외 나들이 갈 만한 장소를 물색하다가 작년 이맘때 북한강 ‘옛 양수철교’를 방문했던 일이 기억났다. 올해도 양수리 북한강 강변으로 나가 이른 봄 자연의 춘색(春色)을 살펴보기로 했다. ‘운길산’ 쪽에서 시작해 ‘양수리’ 방향으로 걸었다. 포근한 주말이라 옛 철교를 산책하는 사람들과 씽씽 달려가는 자전거 라이더들이 끊이질 않았다. 철교에 데크를 어떻게 설치했는지 자전거가 다가올 때면 “우루루~”하고 요란한 굉..

누에섬과 전곡항, 송산 공룡알 화석지

누에섬과 전곡항, 송산 공룡알 화석지 (2023.2.17.) 평일 회사 휴무를 이용해 봄기운이 감도는 서해 바닷가로 나들이에 나섰다. 예전에 한번 방문했지만 코로나로 폐쇄되어 오르지 못한 ‘누에섬’ 등대전망대를 찾았다. 진입로에 들어서니 갯벌사이에 난 시멘트 길은 간데없고 발아래 바닷물만 찰랑거렸다. 멀리 누에섬 쪽을 바라보니 길가에 늘어선 큼직한 풍력발전기만 돌아가고 있었다. 출입 마감시간과 물때를 감안하면 오늘은 접근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난감한 생각에 잠시 진입로 부근 방조제를 서성일 때 다른 방문객 두세 팀이 눈에 띄었다. 아쉬운 마음이야 누군들 마찬가지 아니겠는가? 전곡항 바닷가 언덕에 자리 잡은 ‘제부도해상케이블카’ 탑승장으로 향했다. 건물 밖 전망대에 서서 봄이 오고 있는 서해바다를 한참 바..

칠궁 탐방

칠궁(七宮) 탐방 (2023.2.5.) 청와대 서쪽에 자리한 칠궁을 찾았다. 작년 청와대 방문 때 관람하려고 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궁(宮)이라는 명칭이 붙어 있지만 궁궐이 아닌 사당으로, 왕을 낳은 비빈들의 신위가 모셔진 곳이다. 조선의 왕과 왕비들 신위가 종묘의 정전과 영녕전에 모셔진 것과 비교된다. 칠궁에는 육상궁(毓祥宮), 연호궁(延祜宮), 덕안궁(德安宮), 저경궁(儲慶宮), 대빈궁(大嬪宮), 선희궁(宣禧宮), 경우궁(景祐宮) 등 일곱 개의 궁이 있지만, 육상궁과 연호궁, 선희궁과 경우궁은 각각 한 사당 안에 모셔져 건물은 다섯 채뿐이다. 칠궁 자리에는 원래 영조가 생모인 숙빈 최씨를 기리기 위하여 숙빈묘(淑嬪廟)를 세웠는데 승격해 육상궁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그 외의 궁은 도성 안에 ..

경복궁 수문장 교대식 관람과 경회루, 향원정 산책

경복궁 수문장 교대식 관람과 경회루, 향원정 산책 (2023.2.5.) 겨울 날씨치고는 상당히 포근한 주말이다. 점심을 먹고 집을 나와 경복궁 수문장 교대식 관람에 나섰다. 고궁박물관 주변을 걷을 즈음 교대식을 개최한다는 안내방송이 흘러나왔다. 수문장 교대식은 광화문 뒤편과 흥례문 사이 넓은 공간에서 열렸다. 많은 관중들이 주위를 에워싼 가운데 우렁찬 북소리를 신호로 행사가 시작되었다. 취타대 연주에 맞추어 큰 깃발을 든 기수대가 나타나고 연이어 칼을 찬 수문장이 등장했다. 수문장 교대식은 단계별로 우리말과 외국어 설명이 이어졌다. 대단한 볼거리는 아니어도 버킹엄 궁전이나 윈저 성, 프라하 성 등의 근위병 교대식에 비해 손색이 없어 보였다. 전각들을 벗어나 경회루와 향원정 그리고 북악산으로 이어지는 경복..

팔당호의 겨울 풍경

팔당호의 겨울 풍경 (2023.1.14.) 한겨울인데도 날씨가 포근해 비가 내린다. 내일은 진눈깨비가 내리고 곧이어 설밑 추위가 몰려올 것이라 한다. 갇혀 지내듯 답답한 느낌이 들어, 비가 오지만 바람을 쐬러 나가기로 했다. 주말에 팔당호 둘레 길은 남쪽 구간이 조금 덜 막히는 것이 경험칙이다. 올림픽도로와 호반 도로를 거쳐 ‘팔당전망대’ 조금 못 미친 남종면 ‘레포츠공원’에 잠시 차를 세웠다. 지날 때마다 늘어선 민물매운탕집들이 눈에 띄던 동네다. 가랑비가 내리는 가운데 호수 건너편 산등성이에는 하얀 구름이 살짝 걸렸다. 길게 드리워진 수양버들에 빗방울 맺힌 모습을 보고 봄이 오는 줄 잠시 착각했다. 하얀 얼음으로 덮인 겨울 호수는 쓸쓸했지만 운치가 있었다. 팔당전망대는 한때 코로나로 폐쇄되었지만 다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