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매 이야기/2019년 이야기

가을밤 손주들과 함께...

돌샘 2019. 9. 6. 22:28

가을밤 손주들과 함께...

(2019.9.1.)

준모와 지우가 저녁을 먹고 예정에 없던 방문을 했습니다. 준모는 거실에 들어서자마자 ‘비행접시 날리기’를 하자며 ‘발사기’를 들고 나왔습니다. 한동안 하지 않았던 놀이지만 문득 생각이 난 모양입니다. 비행접시를 힘껏 높이 날리는 놀이가 언제부터인가 2층 유리창에 부딪히게 하는 놀이로 변형되었고, 이제는 떨어지는 비행접시를 잡는 놀이로 발전되었습니다. 지우도 발사기를 가져와 비행접시를 날려 보았습니다. 날리는 요령은 익혔지만 2층 유리창에 닫기에는 힘이 조금 부족했습니다. 할머니가 재활용품을 버리러 나간다고 하자 지우가 따라가겠다고 나섰습니다. 좋지도 않은 곳에 뭐 하러 가냐며 말렸지만 뜻을 바꾸지 않았습니다. 지우는 예전부터 할머니를 잘 따랐지만 요즘 들어 더욱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남은 두 사람이 비행접시 날리기를 계속했는데 내가 날린 것이 그만 창턱에 얹혀 버렸습니다. 준모는 의기양양해 하였지만 자기 것도 전등갓 위에 얹히고 말았습니다. 놀이종류를 바꾸어 ‘루미큐브’게임을 하고 있을 때 할머니와 지우가 돌아왔습니다. 할머니도 게임에 합류하자 혼자 남은 지우는 자연히 주변을 오가며 장난을 쳤습니다. “지~우~는 장난꾸러기래요~”하고 슬쩍 놀리자 지우도 “할아버지는~ 00래요~”하며 놀렸습니다. 지우가 대화중에 “할아버지는 도시에 살잖아요!”하며 주장을 펼쳤습니다. 말솜씨가 기특하여 “지우야~ ‘도시’가 뭐지?”하고 물었습니다. “도시는 사람이 많이 사는 곳이잖아요!”하며 큰소리로 대답했습니다. 나라면 얼른 설명하지 못해 머뭇거렸을 텐데... 지우는 나이에 비하여 아는 단어도 많고 언변이 뛰어난 것 같습니다.

 

아범이 일을 마치고 돌아오자 준모와 지우는 집에 돌아갈 시간이 되었습니다. 오빠와 동생은 허락을 받은 ‘어린이나라’ 프로 1편씩을 본 후에 주차장으로 향했습니다. 구월의 첫날밤은 조손이 정겨운 이야기를 오손도손 주고받는 아름다운 밤이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