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샘 이야기/여행과 답사(2019)

괴산 산막이 옛길과 은행나무길

돌샘 2019. 11. 8. 21:00

괴산 산막이 옛길과 은행나무길

(2019.11.1.)

오늘은 1박2일 일정으로 회사야유회 가는 날이지만, 사정상 참석을 하지 못하고 괴산 ‘산막이 옛길’ 나들이에 나섰다. 화양구곡을 구경한 지 이십여 년 만에 괴산 여행길에 나서나 보다. ‘산막이 옛길’이라는 곳은 예전에 들어보지 못했던 지명이지만 요즘 걷기 좋은 길로 이름난 모양이다. 평일 국도를 이용하니 교통은 원활했지만 안개가 자욱하여 터널을 지나는 듯 긴장하여 운전을 했다. 막상 옛길 주차장으로 진입할 즈음에는 안개가 걷히고, 차에서 내릴 때는 차양 모자를 챙겨야했다. ‘산막이 옛길’의 ‘산막이’란 주변 산이 장막처럼 둘러싸여 있는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이름처럼 산들이 호수를 감싸고 있는 형국이니 절경을 이룰 수 있는 지형적 여건을 갖춘 셈이다. 산허리에 난 숲속 오솔길을 걷다가 전망대에서 호수 쪽을 바라본 가을 풍경은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인공호수를 이루는 괴산댐은 1957년 우리나라 기술로 최초 건설한 댐이라 하였다. 산길을 안전하게 걸을 수 있도록 험한 비탈길에는 덱을 설치하고, 완만한 흙길에는 ‘코어매트’를 깔아놓았다. 옛길 중간 중간에는 연리지 쉼터, 소나무 출렁다리, 노루샘, 망세루, 앉은뱅이약수, 병풍루, 가재연못 등 각종 볼거리를 만들고 경치를 관망할 수 있는 쉼터가 마련되어 더욱 좋았다. 옛길 입구 사과가 탐스럽게 열린 과수원을 출발하여 ‘산막이 나루터’까지 쉬엄쉬엄 걷는데 한 시간이 조금 더 걸렸다. 나루터에서 호수 건너편 암벽을 바라보니 송림 사이에 웬 정자가 얼핏 보였다. ‘환벽정’이라 했다. 나루터에서 유람선을 타고 출발위치로 되돌아 나오면서 선상에서 기암괴석과 울긋불긋 단풍이 들어가는 ‘산막이’의 가을 정경을 바라보았다.

 

오후에는 체력을 감안하여 차를 타고 ‘갈론나루’로 들어가서 ‘연하협구름다리’를 구경했다. 호수 양쪽 협곡에 매달린 현수교형식의 인도교인데 중앙부가 살짝 들린 아치형 곡선을 이루고 있었다. 구름다리 위에서 아래 쪽 호수를 내려다보니 현기증이 날 정도로 아찔하게 높았다. ‘충청도양반길’의 한 부분인 ‘양반길출렁다리’와 ‘갈론마을’을 둘러보고 문광저수지 ‘은행나무길’로 향했다. 읍내를 지나 저수지 옆길로 접어들자 멀리 노란 은행나무 숲이 시야에 들어왔다. 갓길에 주차한 승용차들이 많았는데 때마침 빠져나오는 차량이 있어 손쉽게 주차를 할 수 있었다. 은행나무들이 저수지 상류 둑길을 따라 줄을 선 듯 늘어서 가을을 맞이하고 있었다. 나무의 수령은 그렇게 오래되지 않아 보였지만, 2~3열씩 줄을 서 있으니 수형이 풍성한 느낌을 주었다. 샛노란 단풍이 절정을 이룬 듯했지만, 어떤 나무는 벌써 낙엽이 졌고 어떤 나무에는 아직 푸른 잎이 남아있었다. 문광저수지는 낚시터로도 유명한 듯 호반 방갈로에는 밤낚시를 즐기려는 조사들이 모여들었다. 호숫가 산기슭 물위에 설치된 덱을 따라 걷다가 멀리 저수지 둑길 은행나무 숲을 바라보았다. 노란 은행잎이 저수지의 물 색깔과 대비가 되어 더욱 선명해 보였다. 저녁 햇빛을 받아 붉은 빛이 감도는 은행나무와 둑길에 떨어진 노란 낙엽 그리고 물속에 비친 은행나무가 어우러져 묘한 뉘앙스를 남겼다. 저녁노을이 호수에 비칠 즈음이면 경치는 더욱 장관을 이룰 것 같았지만 갈 길어 멀어 기다리지 못했다.

 

(산막이 옛길)

 

 

 

 

 

 

 

 

 

 

 

 

 

 

 

 

 

 

 

 

 

 

 

 

 

 

 

 

 

 

 

 

 

 

 

 

 

 

 

 

 

 

 

 

 

 

 

 

 

 

 

 

 

 

 

 

 

 

 

 

 

 

 

 

 

 

 

 

 

 

 

 

 

 

 

 

 

 

 

 

 

 

 

 

 

 

 

 

 

 

 

 

 

 

 

 

 

 

 

 

 

 

 

 

 

 

 

 

 

 

 

 

 

 

 

(은행나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