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들(친손, 외손) 이야기/2020년 손주들(친손, 외손)

손주들의 가을맞이 모임

돌샘 2020. 9. 11. 21:28

손주들의 가을맞이 모임

(2020.9.6.)

소민이네가 도착하자 할머니가 과일상에 포도를 내놓았습니다. 소민이가 먹을 포도는 껍질을 까서 포크로 찍어 먹도록 했습니다. 그러나 포크로 포도 먹기가 쉽지 않은 것을 알고는 할머니가 먹여 주었습니다. 소민이가 포도알맹이를 받아먹으면서 껍질을 직접 벗겨보았습니다. 그러다가 포도껍질을 벗기는 일에 재미를 붙여, 먹는 것보다 껍질 까는 일에 더 열중했습니다. 시간이 지나자 양손은 물론이고 옷과 바닥에 과즙이 흘러내렸습니다. 손과 옷을 깨끗이 닦은 후에는 포도를 그만 먹이고 하늘정원에 안고 올라갔습니다. 1주일사이에 기온이 크게 떨어져 완연한 가을 날씨가 느껴졌습니다. 소민이가 분사기를 가리키다가 직접 잡는 것을 보니 물장난을 하고 싶은 모양입니다. 지난주에도 물놀이를 했으니 그렇게 생각할 만하지요... “소민아~ 이제 가을이 왔으니 추워서 물장난을 못해! 내년에 여름이 오면 물장난을 하자~”고 달랬지만 무슨 뜻인지 이해할 수가 없겠지요. 가을바람에 옥상 환풍기가 빙빙 돌아가는 것을 바라보다가 컴퓨터 방에 들어갔습니다. 물장난 대신 자동차를 타며 놀았습니다. 차를 타다가 책꽂이에 올려져있던 곰 인형을 발견하고는 손가락으로 가리켰습니다. 인형을 내려 건네주자 좋아하며 안고 놀았습니다.

 

준모와 지우 남매가 오면서 소민이에게 준다면서 여러 가지 장난감을 챙겨왔습니다. 현관에서 서로 얼굴을 마주하자 반가워하는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소민이는 새로운 장난감에도 관심이 있었지만, 오빠와 언니의 표정과 행동에 연신 눈길을 보내며 유심히 살폈습니다. 준모와 지우도 사촌동생이 귀여운 듯 잘 데리고 놀았습니다. 지우가 쿠션에 올라가 팔짝팔짝 뛰는 체조동작을 하니, 소민이가 그걸 보고는 웃으며 쿠션에 올라가 뛰는 동작을 따라했습니다. 손주들 세 명이 거실과 방을 옮겨 다니며 힘차게 놀자 온 집안에 활기가 돌았습니다. 할애비가 손주들 따라다니며 노는 사이 할머니가 준비한 음식이 거실에 차려졌습니다. 할머니 무릎이 불편해 저녁엔 음식을 배달시켜 먹기로 했는데, 막상 외부음식을 불러먹으려니 마음이 편치 않았던지 꽃게탕이랑 수육을 준비했습니다. 온 가족이 둘러 앉아 함께 식사를 하니 같은 음식이라도 더욱 맛있게 느껴졌습니다. 집에서 식사를 하면 음식준비와 설거지를 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지만, 특히 요즘 같은 시기엔 ‘코로나’ 걱정도 벗어날 수 있어 더욱 좋은 것 같습니다.

 

소민이는 준모 오빠 곁에 붙어 서서 ‘큐브놀이’하는 모습을 쳐다보았습니다. 그러다가 지우 언니한테로 가서 소꿉놀이를 하는 과정을 가만히 지켜보았습니다. 오빠와 언니는 평소 하던 놀이지만, 소민이에게는 평생(?) 처음 보는 신기하고도 진기한 놀이겠지요. 준모의 제안으로 할애비가 야구게임 맞상대를 하는 동안, ‘큐브’를 들고 옆에 있던 소민이는 지우언니 곁으로 간 모양입니다. 게임이 끝난 후 컴퓨터방에 올라갔더니, 지우가 앉아 있는 소파에 소민이도 붙어 앉아 언니의 행동을 유심히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할머니의 요청으로 준모와 지우가 소민이를 상대로 숨바꼭질을 해보았습니다. 소민이는 놀이가 서툴었지만 오빠와 언니를 찾아내면 괴성을 지르며 좋아했습니다. 아직 독립적인 놀이보다는 오빠, 언니의 행동을 유심히 관찰하고 따라하는 일에 관심이 더 많은 듯합니다. ‘코로나’ 전염문제로 어린이들이 함께하는 프로그램 참여나 ‘키즈 카페’에는 갈 수가 없는 실정이지요. 오빠, 언니와 함께 놀면서 보고 듣고 배우는 것이 행동발달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모두들 냉장고에 있는 ‘콘’이나 ‘하드’를 하나씩 꺼내들고 먹는데, 소민이는 빈손으로 가만히 보고만 있었습니다. 주위에서 무얼 먹는 모습을 보면 자기도 먹고 싶을 텐데, 아무 소리 없이 빤히 쳐다만 보았습니다. 소민이가 다른 일에는 나름대로 주장을 내세우지만, 음식에 대해서는 아직 탐을 내지 않는 것이 착해 보입니다. 달고 찬 음식은 먹일 수가 없으니, 대신 ‘어린이용 과자’를 먹도록 건네주었습니다. 내일 아침엔 부산 부근으로 태풍이 통과한다더니 비가 내리기 시작합니다. 지루하던 장마와 더위는 물러가고 결실의 계절 가을의 문턱을 성큼 들어섰나 봅니다. 준모와 지우 그리고 소민이도 올가을엔 무엇보다 건강하고, 각자 열심히 노력한 보답으로 좋은 결실을 맺기 바란답니다. 헤어지기 아쉬웠지만 다음 주 할머니 생일 때 다시 만나기로 기약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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