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정원/2020년 하늘정원

2020년 하늘정원의 여름

돌샘 2020. 9. 18. 21:21

2020년 하늘정원의 여름

(2020.9)

여름의 초입에 들어설 때만해도 올핸 폭염이 심할 거라 했다. 긴 장마가 폭염을 씻어 내린 듯 지나고 보니 더위 고생을 덜한 것 같다. 여름 막바지에 태풍이 연거푸 지나가더니 어느 날 하늘이 깊은 바다처럼 파랗다. 짙푸른 하늘에 하얀 구름이 뭉게뭉게 피어나자 하늘정원엔 어느새 가을이 가득하다. 올여름엔 비가 많이 내려 꽃밭에 물주는 수고를 덜어주었다. 덕분에 모기에 물리는 고통도 그만큼 줄었다. 태풍경보가 연이어 내릴 때는 살짝 불안하기도 했지만, 태풍이 비껴지나가고 나름대로 대비를 잘(?)한 덕분에 피해는 없었다. 기상이변이라 해도 계절은 어김없이 오가고, 꽃들은 철을 어기지 않고 제때에 피어났다. 긴 장마사이 언뜻언뜻 맑은 하늘이 보일 때면, 매미가 찾아와 하늘정원을 노래했다. 손주들이 물놀이를 하며 남겨놓은 웃음소리가 하늘정원 어디선가 들려올 것만 같다.

 

하늘정원에 6월이 오자, 온통 붉게 피어났던 넝쿨장미는 지고 엔젤트럼펫, 수국, 봉선화, 원추리, 도라지, 족두리(풍접초) 꽃들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그 중에 봉선화 꽃은 화려하지도 좋은 향기가 있는 것도 아니지만 옛 추억이 남아 반가웠다. 7월엔 나리와 ‘달리아’, 아라비안 자스민, 범부채 꽃, 안개 꽃 등이 피어나고 6월부터 피기 시작한 꽃들은 화사함을 더해갔다. 8월이 되자 꽃들이 긴 장마에 심한 몸살을 앓는 듯했다. 하지만 지붕안쪽 큰 화분에 심은 나팔꽃은 장마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무리지어 피었다. 작년 가을에 분갈이를 한 문주란은 정원사(?)의 미숙 탓인지 입만 무성할 뿐 향기롭고 예쁜 꽃을 피우지 못했다. ‘부룬펠지어 자스민’은 봄에 한차례 꽃을 피웠는데 여름에 다시 꽃을 피워 진한 자스민 향을 선물했다. 태풍대비로 거두어들였던 산호, 화석, 벽장식품, 파라솔과 의자를 제자리에 정돈하며 하늘정원의 지나간 여름을 회상하여 기록해둔다.

 

(가을이 오는 하늘)

 

 

(하늘정원의 여름)

 

 

 

(태풍 전, 후 하늘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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