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준모) 이야기/8~9세 성장기록

준모의 풍선껌 불기

돌샘 2020. 12. 4. 21:27

준모의 풍선껌 불기

(2020.11.28.)

아침엔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고 첫추위라 그런지 제법 쌀쌀하게 느껴졌습니다. 준모가 전화를 했는데, 지금 아빠와 함께 외갓집 농장으로 가서 농작물을 수확해 우리 집으로 올 것이라고 했습니다. 말릴 일은 아니지만, 손주가 추위에 고생할까 봐 마음이 쓰였습니다. 할애비는 미리 계획한대로 하늘정원 가지치기에 나섰습니다. 햇볕은 쨍쨍 났지만 바람이 불면 한기가 느껴졌습니다. 그러나 막상 몸을 움직여 일을 해나가니 추위가 심하지는 않았습니다. 오늘 아침엔 할애비부터 손자까지 장소는 다르지만 3대가 같은 시간대에 바깥일을 하는 셈입니다.

 

점심 무렵에 준모가 대파를 한 아름 들고 흡족한 표정으로 엘리베이터에서 내렸습니다. 할머니도 현관 밖으로 나와 준모 고생했다며 격려를 했습니다. 아범은 갖가지 농작물을 옮기느라 무거운 꾸러미를 들고 아파트를 몇 번 오르내렸지만 관심은 준모에게 맞추어졌습니다. 여러 가지 작물 중에서 대파는 준모가 직접 수확했다고 합니다. 준모가 조부모의 찬사와 귀여움을 받으며 소파에 앉았습니다. “할아버지~ 난 풍선껌 불 줄 알아요. 할아버지도 불 수 있어요?”하고 물었습니다. 나는 불어보지 못했다고 말했지만 옆에 있던 할머니는 불어봤다고 했습니다. “할아버지~ 내가 풍선껌 부는 것 동영상 찍어주세요.”했습니다. 동영상을 촬영하며 풍선껌 부는 방법은 누구한테서 배웠니?” 물으니, 얼마 전에 친구한테서 배웠다며 무척 자랑스러워했습니다. 점심을 먹을 때 준모가 밥을 먹어야 하는데 껌은 어떻게 하지요?”하며 난감해하였습니다. 보통 껌이면 버리면 그만이지만 풍선껌을 불려면 단물이 빠질 때까지 오래 씹어야 하는데... 조부모가 옛날 경험을 되살려(?) 껌을 잠시 깨끗한 접시에 뱉어두도록 했답니다.

 

준모가 옆방에서 포케몬카드를 들고 나와 게임을 하자고 했습니다. 어릴 때부터 할애비와 즐겨 하던 놀이라 정겹게 여겨지는 모양입니다. 카드게임은 겨울철 조용한 실내놀이로 좋은 것 같습니다. 조손이 오랫동안 함께하다보니 실력이 엇비슷해져 1:1의 성적을 기록했답니다. 게임을 마치자 준모가 컴퓨터 방에서 워드작업을 할 테니 할아버지가 곁에 있어주세요.” 했습니다. 공부를 한다면 혼자 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겠지만, ‘워드연습이니 옆에서 지켜보면 심심하지 않겠지요. 예전에 준모가 작업했던 워드파일저장해 둔 것을 보여주니 좋아했습니다. 준모는 동화책을 가져와 워드 작업을 하고 할애비는 같이 놀듯 곁을 지켰답니다.

 

준모가 정적인 놀이만 하다 보니 몸이 근질근질해지는 모양입니다. “할아버지! 우리 종이공놀이해요~”했습니다. 준모의 체격과 체력을 감안할 때 실내에서 일반 공놀이를 한다면, 아랫집에서는 난리가 나고 실내 물건들이 남아나질 않을 겁니다. 준모가 이런 문제점을 잘 알고 있기에 고안한 놀이가 종이공놀이입니다. 종이를 둥글게 뭉쳐 만든 공이라 충격이나 소음이 커지 않답니다. 할애비가 종이 공을 던져주면 준모는 배트(?)로 받아치고, 필요할 때면 아범이 슬로비디오를 찍어 3대가 함께 즐기는 놀이가 되었습니다. 준모는 더 놀고 싶어 했지만 아침부터 일하고 피곤할 테니 아빠와 함께 집에 가서 씻고 쉬도록 권했습니다. 풍선껌을 부는 동영상은 준모 스마트폰으로 보내주기로 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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