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들(친손, 외손) 이야기/2021년 손주들(친손, 외손)

우천대비와 손주들 방문

돌샘 2021. 4. 2. 21:31

우천대비와 손주들 방문

(2021.3.27.)

오후에 손주들이 방문할 예정인데, 일기예보는 봄비가 내릴 것이라 전합니다. 손주 방문과 봄비는 직접 관련이 없지만, 비 오기 전에 처리해야 할 일이 있기 때문이지요. 며칠간 야간작업을 하며 하늘정원에 월동용 헌옷가지를 널어 말렸는데, 비를 맞으면 허사가 되고 맙니다. 체력을 감안해 손주들이 놀러오는 날엔 딴 일을 피하지만, 어쩔 수 없이 우천대비 작업을 서두르기로 했습니다. 헌옷가지를 비롯한 보온용 자재들을 보관할 장소에 옮겨 차곡차곡 쌓고, 방수처리와 태풍에도 안전하게 묶어 고정을 했습니다.

 

오후가 되자 소민이네부터 도착하여 소민인 할애비와 계단에 공 던지기 놀이를 하며 까르르 웃음보를 터뜨렸습니다. 2주 전에 만났을 때보다 말이 많이 늘어 의사소통이 한결 수월해졌습니다. 소민이가 불현듯 할머니를 안아주며 우리~ 사이좋게 잘 지내자~”고 말해 주위를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어린이집에서 선생님이 친구들과 사이좋게 잘 지내도록 일러준 말을 할머니에게 사용했나 봅니다. 곧 준모네가 도착하자 집안이 떠들썩해지며 활기가 돌았습니다. 준모는 배낭에서 이것저것 장난감을 꺼내놓으며 할아버지! 우리 같이 놀이해요~”했습니다. 지우도 배낭에서 물건을 꺼내다가 오빠의 위세에 눌려 한발 물러났습니다. 준모가 오늘 처음 놀이를 하자며 방법을 가르쳐준 장난감은 루핑루이였습니다. 네 사람이 하는 놀이라는데 두 사람이 할 수도 있었습니다. 할애비가 작동방법을 배우고 나름대로 원리를 터득해, 조손간에 게임을 벌렸지만 상대가 되지 않았습니다. 준모는 능수능란한 프로급 수준이고 나는 초보라 순식간에 3:0으로 게임이 끝나버렸습니다. 놀이를 일시 중단하고 손주들 요청으로 주문, 배달시켜 놓았던 책을 차례로 선물했습니다. 준모는 수학유령의 미스터리 미로 수학’, 지우는 프리파라 다이어리 북그리고 소민이는 엄마가 대신 신청한 ‘IQ EQ 스티커왕이었습니다.

 

준모가 쉴 새 없이 놀이를 하자고 권해, 그러면 할머니도 할 줄 아는 루미큐브게임을 하자고 했습니다. 할머니에게 손자와 루미큐브게임하러 오라고 했더니, 기다렸다는 듯 얼른 와서 자리를 잡았습니다. 지우는 오늘 선물 받은 프리파라책을 펼쳐서 읽고는 소민이하고도 놀았습니다. 곧이어 역할놀이를 한다며 고모를 강요하듯 2층으로 끌고(?)가서는 아무도 들어오지 못하게 했습니다. 소민이는 오빠, 언니를 따라다니며 놀고 외삼촌과 외숙모에게도 관심을 가졌습니다. 오빠와 2층 복도에서 놀다가 거실에 내려와서는 스티커 붙이기와 오빠 스마트 폰을 보며 놀았습니다. 할머니와 각 집 대표(?)는 마트에 장보러가고 고모와 지우는 2, 거실에는 준모와 소민이 그리고 아범과 할애비만 남았습니다. 준모는 소민이와 놀다가 무료해진 듯 내게 와, “할아버지~ 우리 놀이해요.”하며 졸랐습니다. 내가 좀 쉬겠다고 하자, 준모는 아빠와 블로커스놀이를 했습니다. 아침부터 하늘정원에서 움직인 탓인지 피곤해, 소민이를 먼발치에서 지켜보며 우두커니 앉아있었습니다. 준모는 아빠와 하던 놀이가 끝나자 인공위성 날리기를 하자며 장난감을 가져왔습니다. 위성을 공중으로 힘껏 날려주면, 준모는 낙하하는 물체를 손으로 잡기위해 바삐 움직였습니다. 몇 번 날려주고는 그마저 아범이 대신하도록 부탁했습니다.

 

장보러 갔던 사람들이 돌아오고, 지우와 고모는 역할놀이를 끝낸 듯 거실로 왔습니다. 고모가 질녀(조카딸)의 뜻을 맞추어 주느라 소민이도 돌보지 못하고 장시간 고생했습니다. 오늘의 피날레는 루미큐브게임이 되었습니다. 준모와 조부모는 고정멤버로 참여하고, 나머지 한 사람은 교대로 들어왔습니다. 모두들 머리를 짜내며 힘썼지만 첫 번째 판은 준모, 두 번째 판은 할머니가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두뇌게임의 일종인데, 초등학교 3학년생인 준모가 어른들과 대등한 게임을 벌이거나 오히려 앞서나가는 느낌입니다. 준모와 지우가 집으로 돌아갈 땐, 소민이도 밖에 나가고 싶어 해 함께 전송을 하고 왔습니다. 소민인 오빠와 언니가 없으니 그제야 조부모에게 애교를 부리며 다가왔습니다. 오빠의 야구게임기와 루미큐브블록을 만지며 놀기도 했습니다. 놀이방법을 자세히는 모르지만 오빠와 어른들이 게임을 할 때 눈여겨 봐둔 게 있는 모양입니다. 소민이가 집으로 출발한 후에도 가랑비는 계속 내렸습니다. 우천대비 작업으로 피곤해, 손주들과 실컷 놀지 못한 것이 마음에 걸렸지만 다음을 기약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