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들(친손, 외손) 이야기/2021년 손주들(친손, 외손)

손주들의 하늘정원 물놀이

돌샘 2021. 6. 18. 11:43

손주들의 하늘정원 물놀이

(2021.6.13.)

준모가 출입문 앞에 서있는 모습을 인터폰으로 보고, 현관 밖으로 마중을 나갔습니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준모네 가족뿐 아니라 소민이네 가족도 모습을 나타냈습니다. 주차장에서 때마침 만났나 봅니다. 준모와 지우가 현관 안으로 뛰어들려다 문이 닫힌 걸 보고 멈칫했습니다. 손주들이 인사를 할 시간적 여유를 갖도록, 일부러 문을 닫아 놓았기 때문이지요. 준모와 지우는 평소 인사를 잘 하는 편이지만, 현관문이 열려있으면 빨리 들어가 할머니를 만나겠다는 생각에 그냥 뛰어드는 일이 생긴 답니다. 서둘 일이 없으면 마중나간 할애비에게 차분하게 인사부터 하지 않겠어요? 과연 예상대로 준모가 나에게 고개를 숙여 점잖게 인사를 하자, 지우도 따라했습니다. 옆에서 보고 있던 소민이도 인사해야지.”하는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답니다. 엎드려 절 받는 격이지만 할애비 마음은 뿌듯했습니다.

 

준모와 지우가 하늘정원에 올라가 물놀이를 하겠다고 했습니다. 나중에 인라인 강습을 받으러 갈 예정인데 옷이 젖으면 안 된다고 했더니, 여벌의 옷을 가져왔다고 했습니다. 그럼, 손주들이 신나게 물놀이를 할 수 있도록 거들어야겠습니다. 물분사기를 틀고 큰 대야와 작은 공을 내놓았습니다. 소민이가 가지고 온 작은 물총도 건네주었습니다. 물놀이가 시작되자 손주들의 귀여운 웃음소리가 오랜만에 하늘정원너머로 퍼져나갔습니다. 행동들을 보아하니 물분사기를 서로 차지하려고 쟁탈전을 벌이는 눈치였습니다. 오빠인 준모부터 사용하고 지우, 소민이 순서로 교대로 가지고 놀도록 원칙을 정해 주었습니다. 사진을 찍느라 곁에 있는 나와 고모에겐 물을 뿌리지 않도록 주의를 주었습니다. 준모는 잘 따랐는데, 지우와 소민이가 할애비와 고모 옷에 물을 뿌리는 장난을 쳤답니다. 손주들이 좋아하는 아이스크림과 콘을 사주어, 물놀이가 더욱 신나도록 했습니다. 시간이 제법 지나자 준모가 춥다며 따뜻한 물을 찾았고, 지우도 따라 나왔습니다. 소민이는 물 분사가 재미나는 듯 분사기를 혼자 독차지하여 더 놀았답니다.

 

손주들 옷을 갈아입히고 모두들 거실에 둘러앉아 이야기꽃을 피웠습니다. 준모는 학원 3, 4학년 학생들 중에 산수성적이 제일 좋은 기쁜 일도 있었나봅니다. 자기 자랑이라 쑥스러운지 준모는 그 얘길 직접 말하지 않고, 엄마가 대신 얘기하도록 했답니다. 지우는 예전에 자기가 써 탁자 유리 밑에 넣어둔 글들을 차분히 다시 읽어보고, 옆방에 가서 고모가 읽어주는 동화를 들었습니다. 소민이는 오빠, 언니와 함께 노는 것이 좋은 듯 연신 웃으며 이리저리 뛰어 다녔습니다. 준모 오빠와 실로폰, 작은 북 연주(?)를 하기도 했습니다. 소민이가 인공위성 날리기를 들고 와 내게 건네주었습니다. 위성을 공중으로 날려 바닥에 떨어지면, 오빠와 먼저 주우려고 경쟁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자기가 먼저 주우면 얼굴 가득 미소를 지으며 좋아했습니다. 준모와 지우는 인라인 강습시간에 늦지 않도록 서울숲으로 출발했습니다. 소민이는 오빠와 언니를 전송하고 들어와 바둑알 놀이를 하고 춤도 추었답니다. 오늘따라 할머니가 뭐라고 얘기를 하면 싫어요! 싫어요!”하며 꼬박꼬박 자기 의사를 표현했습니다.

 

준모와 지우의 서울숲 인라인 강습이 끝나자, 아범이 사진과 동영상을 보내줬습니다. 소민이는 식사를 마치고 잠이 오는 듯하더니, 집으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깊은 잠이 들었다고 합니다. 할애비와 할머니는 손주들이 있어 행복하고, 함께해 즐거웠던 하루였습니다. 이제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될 테지만, 준모와 지우 그리고 소민이 모두 지치지 않고 건강한 모습으로 여름을 나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