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들(친손, 외손) 이야기/2021년 손주들(친손, 외손)

어린이날에 즈음한 손주들 모임

돌샘 2021. 5. 7. 21:50

어린이날에 즈음한 손주들 모임

(2021.5.1.)

손주들이 어린이날 당일엔 아빠, 엄마랑 신나는 곳으로 놀러 갈 테니, 조부모와 만나는 날은 5월 첫째 주말로 정했습니다. 조부모가 손주들에게 줄 선물은 물론이고, 외숙모가 조카에게 줄 선물과 고모부가 조카들에게 전할 선물도 우리집으로 배달시켰습니다. 할머니는 며칠 동안 현관문 밖에 도착한 선물을 확인하고 집에 들여놓느라 바빴답니다. 선물을 챙기며 손주들은 좋겠다~”고 혼잣말로 부러워했습니다. 준모 남매가 먼저 나타나고, 곧이어 소민이도 도착했습니다. 손주들, 특히 지우는 오늘 받을 선물 생각에 벌써 마음이 들뜬 상태라 선물부터 전하기로 했습니다. 준모의 선물은 만화로 된 한국사이야기그림으로 된 한국사이야기로 책이 여러 권이라 꽤 무거웠습니다. 책을 선물로 받을 수준으로 자라고, 책읽기를 좋아하니 흐뭇하고 기특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우의 선물은 인라인스케이트와 헬멧을 포함한 안전장구 세트였습니다. 먼저 스케이트를 안전하게 탈 수 있도록 잘 배워야겠지요. 지우는 스케이트와 장구의 모양은 물론, 색상까지 직접 고르는 섬세함을 보였답니다. 소민이의 선물은 엄마가 대신 선정한 두두 스토리 키즈 그림자극장세트였습니다. 외숙모는 소민이가 좋아할 어린이용 카메라 아카라치를 선물했습니다. 고모부는 준모에게 내일은 실험왕내일은 발명왕이라는 책을, 지우에게는 캐치 티니핑 피규어를 선물했습니다. 모두들 좋아하는 선물을 한아름 받아들고 함박웃음을 지었습니다.

 

준모는 어느새 소파에 앉아 선물로 받은 책을 펼쳐들고 독서삼매경에 빠졌습니다. 지우는 인라인 스케이트를 신어보고, 아빠 엄마의 부축을 받으며 일어나 포즈를 잡아봤습니다. 헬멧도 써보며 좋아했는데, 가볍고 모양과 색상이 산뜻해 보였습니다. 소민이는 선물 받은 어린이 카메라를 들고 조부모와 오빠, 언니를 향해 부지런히 셔터를 눌러대었습니다. 그 동안 다른 사람들이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을 때, 자기도 찍고 싶었지만 꾹 참았던 모양입니다. 준모와 지우가 우르르 하늘정원으로 몰려나가 활짝 핀 꽃들과 새로 설치한 바람개비를 구경했습니다. 분사기로 물을 뿌리며 장난을 쳤지만, 날씨가 쌀쌀하고 여벌의 옷이 없으니 조금만 하도록 타일렀습니다. 준모는 소민이가 귀여운 듯 잘 돌봐주고 계단을 내려올 때 손을 잡고 안전하게 리드를 했습니다. 소민이도 오빠가 좋은 듯 곁에 붙어 따라 다녔습니다. 지우는 집에서 가져온 모형 장난감과 선물 받은 피규어를 가지고 재미있게 놀았습니다. 고모와 역할놀이를 하고 싶은 듯 했지만, 할머니가 이럴 땐 여러 사람들과 어울려 놀아야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지우와 소민이는 마주 보고 자기 코와 볼을 누르거나 당겨서 우스운 표정을 만들고, 허리를 껴안는 장난도 쳤습니다. 소민이는 준모 오빠와 야구 장난감을 펼쳐놓고 함께 야구게임을 하기도 했습니다.

 

준모는 역사이야기, 지우는 프리파라책을 읽느라 조용해지자, 소민이는 볼펜으로 메모지에 갖가지 모양을 그려 할아버지와 외숙모에게 전했습니다. 무슨 의미가 있는 듯한데... 뜻을 파악하지 못했답니다. 손주들 세 명이 모두 책을 읽고 글(?) 쓰는 것을 좋아하는 학구적인(?) 스타일인 모양입니다. 할머니가 참외, 오렌지, 방울토마토를 차린 과일상을 내놓자 모두들 모여 앉아 맛있게 먹었습니다. 소민이도 빠지지 않고 볼이 볼록해지도록 참외와 방울토마토를 챙겨 먹었답니다. 오늘은 할머니도 손주들과 함께 놀아본다며 오전에 혼자 마트에 가서 각 집의 장까지 미리 봐놓았습니다. 조부모는 준모와 협의하여 루미큐브게임을 벌이기로 했습니다. 세 사람은 여느 때처럼 고정멤버가 되고, 나머지 한 사람은 교대로 참가했습니다. 게임을 세 판 진행했는데, 준모 혼자 모든 게임을 다 이기는 이변이 발생되었습니다. 준모는 평소 승부욕이 강해 남에게 지는 것을 싫어하다 보니 게임이든 공부든 모두 잘 하는 것 같습니다.

 

소민이는 지우가 가진 피규어장난감에 관심이 많았지만 잘 끼워주지 않자, 주로 준모 오빠와 함께했습니다. 오빠와 안방 이불 위에서 놀다가 넘어져 울기도 했지만, 곧 깔깔거리고 뛰어다니면서 좋아했습니다. 준모네는 집에 가서 식사를 한다며 먼저 돌아가기로 했습니다. 소민이는 주차장으로 내려가 바람도 쐬고, 오빠 언니를 전송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나자 소민이가 방에 들어가 이불을 끌고 나왔습니다. 이불을 왜 가지고 나왔는지 몰랐지만, 일단 바닥에 펴주었습니다. 그랬더니, 소민이가 이불 위에 올라가 팔짝 팔짝 뛰며 춤을 추었습니다. 자기 집에서 뛰는 동작을 하며 놀 때면 아랫집을 배려해 쿠션 위에서 놀도록 한다더니, 그게 습관이 되었나 봅니다. 집에 돌아가려고 엘리베이터를 탔을 때, 마침 옆집 아줌마도 함께 탔습니다. 아줌마가 소민이 보고 몇 살이니? 예쁘다~”해도 아무 말이 없고, 할머니가 안녕하세요하고 인사해야지.”해도 아줌마만 빤히 쳐다보았습니다. 낯설지만 관계가 있는 사람으로 느껴진 모양입니다. 아줌마가 먼저 내리자, 소민이가 기다렸다는 듯 누구지?”하고 큰 소리로 물었습니다. 소민이의 새침하면서도 신중한 언행에 모두들 웃음 지었답니다.

 

준모야! 지우야! 소민아! 5월엔 어린이날도 있지만 신록의 계절, 바로 너희들의 계절이란다. 푸른 나무처럼 씩씩하고, 푸른 하늘처럼 티 없이 곱게 잘 자라거라. 품행만 바르게 자란다면, 1365일 모두가 너희들 세상이란다. 어린이날 축하해요! 안녕~ 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