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정원/2021년 하늘정원

하늘정원의 봄

돌샘 2021. 4. 16. 22:19

하늘정원의 봄

(2021.4.11.)

아침햇살이 퍼지자, 어제 화원에서 사다놓은 화사한 봄꽃들을 화분에 옮겨 심는 작업을 시작했다. 먼저 꽃의 특징에 알맞은 화분을 골랐다. 식물의 생김새와 앞으로 자랄 모양, 꽃의 크기와 색상 그리고 모아심기 여부를 고려해 화분을 선정했다. 흙의 종류는 꽃모종이 심어져 있는 토양에 맞추었는데, 인공토가 대세를 이루었다. 하늘정원 인조잔디에 작업용 비닐을 깔고 화분, 인공토, 부삽, 흙을 섞고 담을 용기, 꽃모종, 쓰레기통을 편리한 위치에 옮겨놓고 작업에 들어갔다. 먼저 길쭉한 형태의 화분에 덩굴형으로 자랄 식물을 옮겨 심었다. 만사를 잊고 꽃 심는 일에 몰두하고 있는데, ‘직박구리한마리가 날아와 보리수 위에서 요란스럽게 지저귄다. 머리털 모양을 보니 올해 부화했나 보다. 직박구리가 휙~ 날아가 버리자 정원은 다시 적막감에 감싸였다.

 

꽃모종을 모두 옮겨 심은 후에는 전체적인 짜임새가 느껴지도록 화분의 자리를 배치했다. 각종 작업도구와 자재들을 제자리에 정리하고, 진공청소기로 인조잔디를 깨끗이 청소했다. 화분에 물을 듬뿍 주고 꽃들을 바라보니, 새 가족을 맞이한 듯 기분이 흐뭇했다. 단계적으로 벌이는 봄맞이 작업 중에 힘든 일은 대충 마무리된 셈이다. 이제 정원사의 노력과 정성에 따라 하늘정원은 아름다운 꽃들과 향기로 가득 찰 것이다. 계절을 되돌아보니 어느새 봄날이 반쯤 지나간 듯하다. 저마다 봄을 구별 짓는 방법에 차이가 있겠지만, 하늘정원의 봄은 월동용 보온비닐을 걷어내는 3월 중순경에 시작하여, 울타리를 붉게 물들이기 시작한 덩굴장미가 꽃비 되어 바람에 흩날리는 5월 하순경이면 끝이 난다.

 

지난겨울을 함께 보낸 매화와 자두나무는 꽃이 피었다 졌고, 지금은 보리수 꽃이 활짝 펴 싱그러운 향기를 전하고 있다. 철쭉과 영산홍들도 종류마다 약간의 시차를 두고 제각각의 빛깔과 모양을 뽐내고 있다. 다년생 초화인 보라색 매발톱꽃이 활짝 피어나자 붉은색 개량 매발톱꽃도 피기 시작했다. 단풍나무는 꽃처럼 선명한 붉은 새싹을 열심히 틔우고 있다. 오늘 화분에 심은 꽃들의 면면을 살펴보니 꽃베고니아, 만데빌라, 덴드롱, 후쿠시아, 임파첸스, 사피니아, 디모르포세카, 버베나, 개량 송엽국 등이다. 원산지가 외국이다 보니 꽃 이름이 낯설어 보인다. 봄에 꽃씨를 뿌린 초화들은 여름이나 초가을이 되어야 꽃을 피울 것이다. 이제 아침저녁으로 꽃들과 대화를 나누며 소소한 일상의 행복을 느끼는 생활이 시작되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