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손녀(소민) 이야기/2~3세 성장기록

소민이의 신나는 눈놀이

돌샘 2021. 12. 24. 18:27

소민이의 신나는 눈놀이

(2021.12.19.)

소민인 무슨 신나는 일이 있는지 내게 안겨서 온몸을 우쭐거리며 연신 재잘거렸습니다. 할머니께 안겨서도 싱글벙글 웃으며 즐거워했습니다. 어린이집에서 케이크 재료를 집에 보내면서 만드는 모습을 찍어 보내 달라고 했답니다.

작은 상을 거실에 갖다 놓고 모녀가 마주 앉아 케이크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재료 포장 속에는 둥근 스펀지케이크 3조각, 생크림, 크리스마스 장식품, 케이크 칼과 양초 등이 들어 있었습니다. 딸기와 바나나, 젤리 등은 어멈이 별도 준비를 했나 봅니다.

소민인 비닐봉지 속 크림을 쥐어짜 빵에 펴면서 소매와 옷에 묻혔지만 열심히 거들었습니다. 케이크가 완성되자 초를 꽂고 환하게 불을 켰습니다. 소민이가 촛불을 불어 끄고 나서 맛있게 나누어 먹었답니다.

 

옆방에 두었던 선물을 들고나오자 소민이 얼굴에 기쁨이 가득했습니다. 일상적인 선물은 스티커 책’, 연말 선물은 큰 상자에 든 자석 블록이었습니다. 소민인 상자 안의 선물이 무엇인지 잘 몰라도 큰 부피만으로 흡족한 모양입니다. 소민이에게 산타할아버지께 어떤 선물을 받고 싶으냐?” 물으면, “큰 상자에 가득 든 과자를 선물 받고 싶다.”며 과자의 종류보다 양을 더 중요시 한답니다.

선물 포장을 풀자 자석이 내장된 여러 형태의 블록이 상자에 가득 들었습니다. 소민인 호기심을 가지고 덤벼들어 블록을 이리저리 맞추는 조립을 해보았습니다. 조립하는 형상이 다양해 처음엔 어른의 도움이 필요할 것 같았습니다.

스티커 책에도 관심을 가지고 포장을 풀어 달라 하여 스티커 붙이기를 했습니다. 모녀가 그림과 스티커 모양에 관한 얘기를 다정하게 나누며 하나씩 붙여 나갔습니다.

 

하늘정원에 올라가 눈놀이를 하기로 했습니다. 소민이는 어제 저녁 눈이 내릴 때는 물론이고 오늘 아침에도 아파트 단지에서 눈썰매를 재미있게 탔다고 했습니다. 정원엔 어제 내린 눈이 그대로 쌓여 눈을 뭉치고 던지는 놀이를 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잠바와 방한화, 장갑으로 중무장(?)을 하고 문을 활짝 열자 눈앞에 하얀 별천지가 나타났습니다. 소민이는 입가에 환한 미소를 짓더니 눈밭으로 내려가 눈을 움켜쥐고 뿌리며 좋아했습니다. 깔깔대고 웃으며 바닥에 쌓인 눈, 테이블 위에 소복이 쌓인 눈을 끌어모아 아빠에게 던지고 뿌렸습니다.

플라스틱 그릇에 눈을 쓸어 담아 돌확에 옮겨 넣는 놀이도 했습니다. 엄마와 할애비는 춥다며 먼저 실내로 들어갔지만, 소민인 아빠와 한참을 더 놀다가 들어와 언 손을 녹였답니다.

 

TV를 보고 싶다 해, 조손이 나란히 앉아 까투리애니메이션을 봤습니다. 소민이가 문득 기침을 한두 번 하면서 소매를 입에 갖다 대는 모습이 귀여웠습니다. 어린이집에서 배운 듯 기침할 때 지켜야 할 예절을 잘 실천하고 있었습니다. 옆에 앉아 있는 내 손을 잡고 끌어당겨 친근감을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소민이가 요즘 밥을 잘 먹지 않는데 케이크까지 먹은 상태라 저녁을 제대로 먹을지 염려스러웠습니다. 밥을 많이 먹어야 선물을 많이 받을 수 있고 맛있는 과일도 먹을 수 있다며 거듭 달랬습니다. 여러 사람의 계속된 설득이 주효했는지 자기 몫을 남기지 않고 다 먹었답니다.

엄마가 집에 돌아가자고 하자, 보던 프로만 보고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소민이가 오늘은 올 때부터 기분이 좋더니 엄마 말도 잘 들었답니다

 

소민아! 이제 한 해가 저물었으니 내년에 다시 만나자구나. 늘 건강하고 슬기롭게 자라며 많은 분들의 사랑 듬뿍 받으세요.

안녕~ 또 만나요.

(소민이 눈썰매 타는 동영상 전편은 어제 저녁, 후편은 오늘 아침)

 

 

 

 

 

(썰매 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