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손녀(소민) 이야기/2~3세 성장기록

"나 여행 가요!"

돌샘 2022. 1. 8. 09:21

나 여행 가요!”

(2022.1.1.)

소민이가 새해 아침에 전화로 문안인사를 하더니 오후에는 방문을 했습니다. 안긴 채 현관을 들어서며 내가 할아버지께 선물 줄 거야!”하며 재잘거렸습니다. 무슨 말인가 했더니 어멈이 할머니 준다며 기능성 사탕을 챙기자, 소민이는 할아버지 준다며 초콜릿을 챙겨왔다고 합니다.

할머니께 사탕을 드리면 할아버지에게도 뭔가 줘야 한다는 생각이 든 모양입니다. 선물로 받은 초콜릿 케이스 안에는 작은 초콜릿이 댓 개 들어 있었습니다. 할애비는 케이스에 든 초콜릿을 혼자 다 먹었는데, 소민이는 할머니와 아빠, 엄마에게 나누어 주고 먹었답니다. 손녀는 마음 씀씀이와 인정이 많은데 할애비는 그렇지 않은가 봅니다.

 

내가 그림그리기책을 선물할 때 엄마가 사진을 찍자, 소민이는 받는 자세로 잠깐 멈췄습니다. 사진 포즈를 취해 주나 봅니다. 책 부록으로 첨부된 손톱과 귀걸이 스티커에 호기심이 가는 모양입니다. 손톱용 스티커를 뜯어 자기 손톱에 붙이고는 곁에 있던 내게도 붙여 주었습니다. 귀걸이용 스티커는 아빠, 엄마가 붙이도록 권했답니다.

실로폰을 두드리며 놀다가 전화놀이를 했습니다. 소민이는 집전화기를 차지하고, 조부모와 아빠, 엄마가 번갈아 스마트폰으로 전화를 걸었습니다. 상대를 바꾸어 가며 통화하는 과정에 다양한 얘기가 오갔습니다. 묻는 말에 즉흥적인 대답을 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소민이가 말을 야무지게 잘했답니다.

소민이가 탁자 밑에 있는 공을 발견하고는 꺼내려 했습니다. 2개를 꺼내 주었더니, “한 개는 없네~”하며 아쉬워했습니다. 공이 3개였지만 1개는 예전에 가지고 놀다가 그만 소파 밑에 들어가 버렸지요. 공을 계단에 던져 통~ ~ 튕기며 내려오는 모양을 즐거워하며 반복해 던졌습니다.

 

소민이가 2층에 올라가려고 했습니다. “혼자 계단을 올라가면 위험해서 안 돼! 2층 가서 뭐 하려고?” 물었더니, “자동차 탈 거예요.”했습니다. 할애비가 손을 내밀자, 잡은 상태로 한발 한발 계단을 오르며 좋아했습니다. 방안에 있는 자동차를 발견하고는 뛰어가 문을 열고 올라타며 곰돌이 인형을 옆에다 놓았습니다.

할머니가 2층에 올라와 소민아~ 자동차 타고 어디 가니?”하고 묻자, “나 여행 가요!”하며 신나게 대답했습니다. “소민아~ 여기가 어디야?”하니 할아버지 집 요!”했습니다. “소민이 집은 어디에 있지?”하고 물으니, “멀리~ 있어요!”했습니다. ‘여행멀리라는 단어에 대한 의미와 기준이 선 모양입니다.

소민이가 공부를 하겠다며 컴퓨터를 켜 달라고 했습니다. 자동차 타기에 싫증이 났나 봅니다. 컴퓨터 전원을 켜 모니터에 화면이 나타나자, 의자에 올라앉아 마우스와 자판을 번갈아 두드렸습니다. 자판을 열심히 눌러도 화면에 원하는 것이 나타나지 않는 듯 곧 실망하는 눈치였습니다.

 

소민이가 노래를 부르거나 TV를 보며 율동을 했습니다. 잘하다가 사진과 동영상 찍는 것을 알아채고는 일부러 넘어지는 동작을 했습니다. 사진을 촬영하면 쑥스러워 싫나 봅니다. 저녁에는 할머니가 갈비탕을 준비했습니다. 식탁에 둘러앉아 식사를 할 때 소민이는 갈비탕 그릇을 들고 마시며 엄지손가락을 내밀어 굿~”을 연발했습니다. 그러나 밥은 잘 안 먹으려고 해 김도 주고 달래가며 먹였답니다.

식사를 마치고 모처럼 아빠와 장난감 야구 경기를 했습니다. 할머니가 후식으로 과일을 내놓자, TV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야금야금 잘 먹었습니다. 엄마가 소민아~ 이제 집에 가자.”고 하자 보던 프로만 보고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집에 갈 시간이 되면 미련이 남아도 털고 일어나는 습관이 자리 잡기 시작하나 봅니다. 새해 첫날에 소민이는 더욱 의젓한 자세로 힘찬 출발을 했답니다.

 

소민아! 이제 네 살이 되었구나.

새해에도 건강하고 슬기롭게 잘 자라 많은 분들의 귀여움 듬뿍 받도록 하거라.

안녕~ 또 만나요. 우리 공주님!

(마지막 동영상은 집에서 할아버지 줄 초콜릿을 준비하는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