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샘 이야기/여행과 답사(2022년)

연천 재인폭포와 호로고루성

돌샘 2022. 10. 8. 09:48

연천 재인폭포와 호로고루성

(2022.10.1.)

청명한 가을. 마음의 평안을 얻으려면 자연과 함께하는 것이 좋겠다. 2019년 여름 처음 만났던 연천 재인폭포를 다시 방문하기로 했다. 2020년에는 한탄강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의 일원으로 등록됐다는 기쁜 소식이 들렸다. 첫 방문을 끝내고 돌아 나올 때 억수같이 쏟아지던 소나기의 세찬 빗줄기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그땐 폭포 앞 절벽 위에 전망대가 있고, 계곡으로 내려가는 철재 계단은 안전상 문제로 출입이 금지된 상태였다. 세월이 빨라 벌써 3년이 흘렀나 보다.

 

동두천과 전곡을 지나 연천읍으로 가는 길가엔 황금빛 들판이 펼쳐져, 보기만 해도 마음이 풍성해졌다. 누런 벼이삭이 고개를 숙인 들판 사이를 힘차게 달리자, 멀리 뭔가 알록달록한 형상이 얼른거리는 듯했다. 눈을 의심하며 자세히 살폈더니 드넓게 펼쳐진 코스모스 꽃밭이었다. 초가을 따가운 햇살이 쏟아져 내리는 넓은 꽃밭에 작고 가녀린 꽃송이가 바람에 하늘거리고 있었다. 뜻밖에 꽃밭을 만나 아직 한적한 꽃길을 걸으며 마냥 즐거워했다. 하늘에 애드벌룬 하나 떠있고 특별한 편의시설은 보이지 않았지만 자연스러운 멋이 돋보였다. 지도를 찾아보니 통현리 은통 일반산업단지라는데, 넓은 공터에 코스모스 꽃밭을 조성해 가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도록 배려한 모양이다.

 

재인폭포로 들어가는 도로변엔 백일홍 등 꽃밭이 조성되고 계곡을 따라 데크가 설치돼 있었다. 폭포 주변 데크와 출렁다리엔 오가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출렁다리 중간으로 들어서자 폭포와 주변 절벽은 물론 멀리 산마루까지 한눈에 들어왔다. 가뭄 탓에 폭포의 물줄기는 가늘어 보였지만 계곡의 절벽은 더욱 웅장해 보였다. 폭포 상류에는 암반이 침식된 자리에 맑은 물이 고여 푸른빛을 띠는 선녀탕이 있었다. 데크 계단을 따라 폭포 아래 계곡으로 내려가 보았다. 폭포와 다양한 모양의 주상절리, 전망대, 출렁다리가 파노라마처럼 눈앞에 펼쳐졌다. 3년 전에는 출렁다리와 데크가 없고 방문객들도 간간이 보였을 뿐인데... 그간 많은 변화가 있었나 보다.

 

돌아 나오는 길에 한탄강홍수조절댐물문화관에 잠시 들렀다가 호로고루성을 찾았다. 임진강이 굽이쳐 흐르는 지형의 바깥쪽 높은 곳에 자리해 강 건너편과 주변의 동태를 살피기 알맞은 위치였다. 성곽과 해바라기 꽃밭은 예전 그대로였지만 진입부에 코스모스 꽃밭이 새로 조성돼 있었다. 성곽 아래 노란 바람개비가 힘차게 돌아가던 넓은 잔디밭엔 하얀 토끼모형과 의자 조형물이 대신했다. 해바라기는 만개 시기가 지난 듯 시들해 보였지만 몰려드는 관광객은 끝이 없었다.

연천 지역 꽃밭이나 지질공원을 만나려면 2시간 정도 차를 타야 하지만 한적한 자연과 시골마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어 좋았다. 자연을 가까이하며 머릿속 복잡한 생각을 잊는 동안 마음이 편안해졌다.

 

(통현리 코스모스꽃밭)

 

 

(재인폭포와 홍수조절댐)

 

 

(호로고루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