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샘 이야기/여행과 답사(2022년)

임진강 댑싸리공원, 열쇠전망대, 율곡수목원

돌샘 2022. 9. 24. 09:55

임진강 댑싸리공원, 열쇠전망대, 율곡수목원

(2022.9.18.)

나이가 들면 신체적인 면역력이 떨어질 뿐 아니라 정신적인 스트레스에도 취약해지는 것 같다. 그래서 심신이 허약해진다는 말을 하나 보다. 주말이면 교외에 나가 산책을 하며 조용히 마음을 달래주는 시간이 필요한 시기다. 맑은 공기를 마시며 잡다한 생각에서 벗어나면 몸과 마음이 가벼워지는 느낌이 든다. 대자연은 모든 생명체의 영원한 고향이라 편안하고 아늑하게 느껴지는 모양이다. 아침을 먹고 간단한 도시락을 준비해 임진강 댑싸리공원으로 향했다.

 

2시간가량 쉼 없이 달려 연천 북부 접경지역의 한적한 시골마을에 접어들자 댑싸리공원안내판이 보였다. 하얀 가설천막을 지나 공원 안으로 들어서자 눈앞에 펼쳐진 꽃동산의 아름다운 전경에 탄성이 절로 나왔다. 꽃밭을 여러 구획으로 나누어 개성 있게 꾸며 놓았는데 화사한 꽃들이 활짝 펴 절정을 이루었다. 꽃밭에는 다양한 형태의 사진틀과 흔들의자를 설치해 멋진 사진촬영 장소도 연출해 놓았다. 꽃밭의 가장자리를 따라 새빨간 칸나와 황금빛 황하코스모스를 길게 심어 놓았고, 중앙부엔 백일홍과 메리골드 또는 댑싸리가 넓게 심겨져 있었다. 댑싸리는 아직 초록빛이었지만 꽃들은 만개해 눈부신 가을 햇살아래 저마다 화려함을 뽐내고 있었다.

공원 이름은 댑싸리가 주인공이지만 꽃동산엔 칸나와 황화코스모스, 백일홍이 으뜸으로 보였다. 댑싸리는 한해살이 식물로 잔가지가 많아 큰 공처럼 둥그런 모습이었다. 가을이 깊어져 초록빛이 붉은색으로 변할 때면 이 또한 볼만할 것이다. 어린 시절 댑싸리로 빗자루 만든 것을 본 적이 있는데, 요즘 젊은이들에겐 생소할 것이다. 꽃밭 한쪽엔 백제시대의 돌무지무덤이 있었고, 뽕나무 보호수가 만든 그늘은 좋은 휴식처가 되었다. 관람객들은 따가운 햇볕을 무릅쓰고 꽃밭사이를 종횡무진 누비고 다녔다. 주차장으로 되돌아 나오는 길 한쪽엔 억새가 무리지어 피어나고 있었지만 아무도 눈길을 주지 않았다.

 

태풍전망대열쇠전망대안내 표지판이 보였다. ‘태풍이나 열쇠는 소속 부대의 이름이고 북녘 땅을 관찰하는 장소인 모양이다. 태풍전망대는 사전 예약이 필요해 당일 입장이 가능한 열쇠전망대를 찾았다. 초소에서 신분 확인을 받고 인적이 끊어진 들판과 언덕길을 한참 달린 후 전망대에 도착했다. 강당에서 현역병으로부터 간단한 설명을 듣고 전방 고지와 시설물들을 관찰했다. 맑은 날씨에 시야가 좋아 북한군 초소와 선전마을 그리고 지형지물들이 선명하게 보였다. 사진촬영은 전망대 건물만 허용된다고 해 아쉬웠다. 돌아오는 길에 파주 율곡수목원에 들렀다. 계곡을 따라 다양한 종류의 식물들이 심어져 있고, 분수와 온실 그리고 율곡정원의 정자도 보였다. 늦더위에 시민들은 그늘 아래에 모여 쉬고 있었다. 댑싸리공원의 화려한 꽃밭을 보고난 후라 수목원 구경은 시들하게 느껴졌다.

 

(임진강댑싸리공원)

 

 

(열쇠전망대, 율곡수목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