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샘 이야기/여행과 답사(2022년)

속리산 법주사, 말티재 전망대, 우당고택

돌샘 2022. 10. 8. 10:33

속리산 법주사, 말티재 전망대, 우당고택

(2022.10.2.)

아침 일찍 집을 나서 속리산 법주사로 향했다. 법주사는 댓 번 정도 방문했지만 최근 다녀온 지는 20년이 넘은 것 같다. 교통이 원활한 덕분에 두어 시간 남짓 지나자 보은지역으로 들어섰다. 길가 곳곳에 수령이 오래된 대추나무 밭이 넓게 펼쳐지고 판매점이 많은 게 낯설어 보였다. 대추가 이 지역 명산물이라는 걸 내가 몰랐나 보다. 법주사 진입로엔 휴일을 맞아 아침부터 산과 산사를 찾는 방문객들이 몰려들었다. 울창한 숲길을 천천히 걸으며 맑은 공기를 들이마시니 기분이 상쾌했다.

 

일주문, 금강문, 천왕문을 차례로 들어서자 팔상전높은 목조 건물이 나타났다. 단청 색깔이 바래어 고색창연한 멋이 드러나고 세월의 더께가 내려앉은 듯 장엄해 보였다. 국보로 지정된 목조 건물의 안으로 들어가 내부 구조를 살펴보았다. 뜰에 있는 국보 쌍사자 석등은 안내문을 읽어 가며 조각의 형태를 유심히 감상했다. 예전엔 노천에 그냥 서 있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지금은 보호각 안에 있었다. 대웅보전 앞에 있는 사천왕 석등화사석에 사천왕상이 조각된 점이 다른 석등과 구별되었다. 대웅보전은 무량사 극락전, 화엄사 각황전과 더불어 우리나라 3대 불전의 하나로 꼽혀 보물로 지정돼 있었다. ‘석조희견보살입상은 독특한 형상에 마모가 심했으나 보물로 지정된 석조물이었다. 예전엔 그냥 지나친 듯 처음 보는 느낌이 들었다.

법주사 경내에서 눈에 가장 잘 뛰는 대상은 황금빛 금동미륵대불이다. 이곳을 처음 방문했을 적엔 시멘트 미륵불이었는데, 1990년에 청동미륵불을 조성했다. 2,000년 개금불사를 시작해 2년 후 금동미륵대불 회향대법회를 가져 현재의 모습을 갖추었다고 한다. 미륵불 아래 지하 법당에 모셔진 반가사유상은 눈이 부시도록 찬란했다. 그러나 촬영이 금지돼 아쉬웠다. 신라시대에 조성된 연꽃 모양의 석련지는 국보로 지정돼 보호되고 있었다. ‘세존사리탑대형 석조’, ‘당간지주등도 안내문을 읽으며 둘러보았다. 법주사 암벽에 새겨진 마애여래좌상은 고려시대 마애불이라고 했다. 이곳엔 국보나 보물로 지정된 문화재가 유난히 많았다.

 

속리산 정이품송과 주변 정이품송 공원을 둘러보고 솔향공원을 지나 말티재 전망대에 올랐다. 예전에 법주사를 방문할 때면 구곡양장 같은 이 고개를 넘어야 이제 다 왔구나!’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던 기억이 났다. 전망대에 올라 발아래 꼬불꼬불 이어지는 고갯길을 내려다보니 아찔했다. 말티재 고갯길을 굽이굽이 돌아 보은 우당고택에 들렀다. 넓은 부지에 한옥 건물이 띄엄띄엄 서 있고 장독이 엄청나게 많았다. 1919~1921년 사이에 지어진 한옥으로 안채와 사랑채, 사당의 세 공간으로 나누어져 있었다. 공간의 배치와 건물의 모양은 우리의 전통적인 양반 가옥과 전혀 다른 형태였다. 대문 밖에 서 있는 효열각과 송덕비가 집안의 내력을 알려주고 있었다.

 

(속리산 법주사)

 

 

(정이품송과 말티재 전망대)

 

 

(우당고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