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샘 이야기/여행과 답사(2022년)

수경원 터와 광혜원 탐방

돌샘 2022. 11. 26. 09:45

수경원(綏慶園) 터와 광혜원(廣惠院) 탐방

(2022.11.19.)

신촌 연세대학교 부근에 왔다가 짬이 생겨 예전에 연대 교정에서 얼핏 보았던 한옥건물이 어떤 곳인지 살펴보기로 했다. 늦가을답지 않은 포근한 날씨에 교정엔 많은 사람들이 오가고 있었다. ‘100주년 기념관건물을 지나자 오른 쪽으로 큼직한 한옥 외삼문이 눈에 띄었다. 대문 가운데는 연세역사의뜰이란 현판이 걸려 있고 우측엔 수경원 터와 광혜원이란 안내문이 돌에 새겨져 있었다.

 

수경원은 조선왕조 제21대 영조의 후궁인 영빈이씨의 원묘이고, 영빈은 참극을 당한 사도세자의 어머니였다. 수경원은 1969년 고양시에 있는 서오능터로 옮겨갔으나 부속건물인 정자각과 비각은 그대로 보존되어 있었다. 광혜원은 우리나라 현대의학의 발상지로 현재의 목조 한옥은 실제 크기로 복원한 것이었다. 처음에 재동에 있는 홍영식의 저택을 사용했으나 형적조차 찾을 수 없게 된 것을 연세대 창립100주년 기념사업의 하나로 복원했다고 한다.

대문을 들어서니 뜰에는 석탑, 석등, 문무석, 석양 등이 진열돼 있었는데, 박물관 야외전시장으로도 활용되고 있었다. 정자각 안에는 수경원을 옮길 때 능 속에서 출토된 석함, 지석(誌石), 명기(明器) 등이 전시돼 있었다. 또한 임오화변(壬午禍變)과 관련된 영조실록과 한중록의 내용을 발췌하여 설명해 놓았다. 사도세자의 부인인 혜경궁 홍씨에 대해서는 대강 알고 있었지만, 어머니인 영빈이씨에 관해서는 이곳 전시 자료를 보고서야 인지하게 되었다. 먼 옛일이지만 사도세자가 젊은 나이로 생을 마감할 때 본인은 물론이고 어머니와 부인의 마음이 어땠을까 생각하니 마음이 무거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