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손녀(소민) 이야기/3~4세 성장기록

소민인 언니가 안 와 서운했나 봐요

돌샘 2023. 2. 11. 10:13

소민인 언니가 안 와 서운했나 봐요

(2023.2.4.)

소민이가 평소 주말이면 오후 4시경에 할머니 집을 방문합니다. 오늘은 준모 오빠와 지우 언니가 저녁 7시 반쯤 놀러온다고 해, 소민이도 조금 늦게 와서 언니, 오빠와 재미있게 놀다 가도록 연락했습니다. 집에서 낮잠을 자고 왔다며 오후 5시쯤 도착했습니다. 선물로 받은 점잇기 그림책을 그리며 놀다가 요즘 어린이집에서 배우는 노래도 불렀답니다. 지우 언니가 언제 오느냐고 반복해 묻는 것을 보니, 빨리 언니를 만나 같이 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은 모양입니다. 아빠와 2층 컴퓨터 방에서 자동차를 타며 놀다가 내려와서도 은근히 언니를 기다렸답니다.

 

저녁을 먹으며 할머니가 장남삼아 소민이에게 무나물과 우거지 국에 들어간 무, 배추가 예전에 어린이집에서 가져온 것이라 말했습니다. 반신반의하면서도 자기가 밭에서 직접 뽑은 재료라는 말에 상당한 관심을 가졌습니다. 식판에 불고기와 가시 바른 생선살을 올려놓았는데, 소민이는 오늘따라 생선에 구미가 당기는 듯 잘 먹었습니다. 생선 뼈를 잘 가려 주라고 했더니, 할머니가 뼈를 잘 가려서 주지만, 소민이도 작은 가시를 잘 가린다.”고 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잠시 후에 소민이가 눈에 잘 보이지도 않는 가는 가시를 골라 들고 자랑스럽게 내밀었답니다. 할애비는 어린 시절 생선 가시에 걸려 고생했던 일이 트라우마로 남았는지, 지금도 생선을 먹을 때면 신경을 곤두세운답니다.

식사를 마치고 콘을 나누어 먹는데 창밖에는 휘영청 둥근 달이 떴습니다. 그러고 보니 내일이 정월대보름입니다. 벌써 설날이 2주나 지나갔습니다. 할머니가 아범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지우가 갑자기 알레르기 증상으로 병원에 가게 돼, 오늘 놀러올 수 없게 된 모양입니다. 소민이는 알레르기가 무언지 잘 모르지만, 언니가 못 온다는 소식에 크게 실망하는 눈치였습니다. 관심을 돌리기 위해 어린이집 졸업 행사를 앞두고 배우는 노래와 율동을 하도록 권했습니다. 노래를 불렀지만 시무룩해진 표정은 쉽게 밝아지지 않았답니다. TV 어린이나라를 보다가 다음 만남을 기약하며 작별인사를 했습니다. 언니가 온다는 소식에 좋아했던 만큼 실망감이 깊었나 봅니다.

 

소민아! 다음 주에는 너의 네 번째 생일을 맞이하는구나. 봄소식과 더불어 기쁜 소식도 많이 들려주려무나. 어린이집 졸업행사 때 부를 노래와 율동 연습 잘 하고 다음 주에 봐요.

안녕~ 또 만나요. 우리 공주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