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샘 이야기/여행과 답사(2024)

광화문 월대와 피맛골 탐방

돌샘 2024. 1. 6. 12:17

광화문 월대와 피맛골 탐방

(2024.1.1.)

새해 첫날을 맞아 국립중앙박물관에 전시 중인 반가사유상(半跏思惟像)’을 관람하려 했는데, 11일은 휴관이라 한다. 연말 연휴에 눈과 비가 번갈아 내려 바깥출입을 하지 못했으니, 건강관리를 위해서라도 나들이를 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박물관대신 야외 유적지인 광화문 월대와 종로의 옛 피맛골일대를 둘러보기로 하고 집을 나섰다.

경복궁 지하철역에서 광화문으로 향하는 길엔 한복을 입은 관광객들이 눈에 띄었고, 그 중엔 외국인들도 제법 많았다. 월대(月臺)는 조선시대의 주요 건축물 앞에 지상보다 높게 조성한 공간으로 계단과 난간 등으로 구분해 놓았다. 광화문 월대는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전차 선로 설치와 도로 확장 등으로 훼손되었다. 이번에 복원된 유적 중 임금이 다니던 어도(御道)의 앞부분을 장식하는 서수상(瑞獸像)’은 호암미술관에서 발견돼 기증받았고, 난간 석재의 일부는 동구릉에 보존돼 있던 것을 사용했다고 한다. 월대의 기존 석물과 이번에 복원한 부위는 암석의 색깔 차이로 인해 뚜렷이 구분되었다.

광화문 양쪽에 서 있던 해치(獬豸)상도 이번에 복원된 월대 앞 양쪽으로 옮겨 위엄스러운 자태를 보이고 있었다. 월대 복원과 때를 맞추어 광화문(光化門) 현판도 기존의 흰색 바탕 검정색 글자에서 경복궁 중건(1865~1868) 당시의 검정색 바탕 금색 글자로 복원했다. 월대의 복원으로 인해 광화문 앞을 지나는 도로는 곡선으로 크게 휘어지고 차선도 좁아진 듯 보였다. 교통 소통에는 불리하겠지만, 광화문 광장과 연계한 시민 휴식 공간의 기능은 향상된 것으로 보였다.

 

광화문 광장은 그냥 지나치려다 낯선 조형물들이 보여 건너가 보았다. 작품 설명이 있는 대형 작품을 비롯해 다양한 조형물들이 전시되고, 수공예품과 먹거리 마켓도 있었다. 무슨 행사인지 궁금해 알아보니, ‘서울 빛초롱축제와 광화문 광장 마켓이 열리고 있는 현장이었다. 주변이 어둑어둑해지자 조명이 들어오는 조형물과 상품을 진열해 놓고 개점하는 마켓이 늘어났다. 조금 기다리면 화려한 빛초롱축제를 감상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었지만, 우리는 당초 계획대로 종로통 산책을 이어갔다.

광화문 사거리 교보문고 빌딩 옆을 지날 때, 도로변에 기념비전(紀念碑殿)’이란 현판이 달린 단청 건물과 석재 조각품이 시야에 들어왔다. 호기심이 생겨 안내문을 읽어 보니, 1903년에 세워진 서울 고종 어극 40년 칭경기념비(高宗 御極 40年 稱慶紀念碑 : 즉위 40년을 축하하는 비)’였다. 이곳을 여러 번 지나다녔지만 오늘에야 그 유래를 알게 되었다. 그간 눈앞에 보여도 관심이 없으니 알지 못했던 모양이다. 전각 앞에 설치된 석물의 중앙 아치부에는 만세문(萬歲門)’이란 글씨가 새겨져 있고, 양 옆에는 해치상이 조각돼 있었다.

피맛골은 조선 시대 벼슬이 높은 관리가 종로 큰길을 오갈 때, 평민들이나 낮은 벼슬아치들이 마주치지 않으려고 다니던 뒷골목이라 한다. 청진동 일대를 재개발하면서 발굴된 조선시대 건물지와 도로의 유구 등을 강화 유리로 덮어 잘 보존해 놓았다. 학창시절 막걸리와 해장국을 먹었던 허름한 뒷골목이 조선시대 상설시장인 시전(市廛)과 거주지 터였던 셈이다. 지난 50여 년간 경제 발전과 아울러 역사와 문화에 대한 인식 수준도 크게 향상된 듯하다.

 

(광화문 월대)

 

 

(서울 빛초롱축제)

 

 

(종로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