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샘 이야기/여행과 답사(2024)

철원 한탄강 물위길 트래킹과 래프팅 체험

돌샘 2024. 1. 26. 14:09

철원 한탄강 물위길 트래킹과 래프팅 체험

(2024.1.20.)

철원 한탄강에 얼음 트레킹축제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물위길걷기와 구경거리를 찾아 집을 나섰다. 동부간선도로와 국도 3호선을 타고 북진하다가 한적하고 낯선 지방도로를 거쳐 철원 은하수교 주차장에 도착했다. 물위길은 직탕폭포에서 시작해 태봉대교, 은하수교, 승일교, 고석정을 거쳐 순담계곡까지 이어졌다. 은하수교는 한탄강 유역 탐방로를 이어주는 보도용 현수교로 경치를 구경하는 전망대 역할도 했다. 다리를 건너 강가로 내려가니, 플라스틱 블록을 엮어 강물에 띄우고 떠내려가지 않도록 고정시킨 물위길이 조성돼 있었다. 일단 경관이 좋은 송대소와 직탕폭포가 위치한 상류 방향으로 걸으며 겨울 풍광을 감상하기로 했다.

강 가운데 서서 은하수교를 올려다보니 배 밑창을 통해 유람선을 보는 듯 독특한 형상이었다. 물위길을 걸어 강물이 휘감아 도는 협곡 모퉁이를 지나자 주상절리와 푸른 물길로 이름난 송대소가 나타났다. 깎아지른 절벽 양쪽에는 다양한 모양의 주상절리가 무늬처럼 새겨져 있고, 곳곳에 지하수가 얼어붙어 얼음 폭포처럼 하얗게 드리워져 있었다. 높은 절벽과 주상절리 그리고 강물이 어우러져 운치 있는 곳에는 포토 존이 설치돼 있었다. 주상절리는 계곡 위에서 내려다볼 때보다 아래서 바라보니 더욱 웅장하게 느껴졌다. 까마득히 높은 절벽 위에 새처럼 사뿐히 내려앉은 듯한 집들이 시야에 들어왔다.

날렵한 형태의 아치형 태봉대교 밑을 지나 직탕폭포에 이르자, 물위길은 끝이 났다. 한탄강 가운데로 걸어 들어가 힘차게 쏟아져 내리는 폭포를 한참 동안 멍하니 바라보았다. 멀리 강변 언덕에 서서 바라보던 때와는 느낌이 사뭇 달랐다. 강폭을 가득 채워 흐르는 폭포의 물줄기는 용의 몸통처럼 살아 움직이고, 우렁찬 물소리는 모든 걸 집어삼킬 기세였다. 폭포 상류에 있는 돌다리를 건너 셔틀버스 승강장으로 걸었다. 아까부터 태봉대교 아치 상단에 매달린 장비가 무언지 궁금해 눈길이 자꾸 갔다. 행사 안내인에게 조심스레 물어보았더니, 웃으며 번지 점프시설이라고 했다.

 

승일교 승강장에서 내려 얼음 트레킹축제장으로 향했다. 행사장 입구에는 눈사람과 파란 청룡 조형물이 설치돼 있고, 강 건너편 마주 보이는 절벽은 온통 하얀 고드름으로 뒤덮여 얼음 폭포처럼 보였다.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며 구경하는데 눈썰매장과 래프팅 체험장이 눈길을 끌었다. 잠시 동심으로 돌아가 아이들 틈에 끼여 눈썰매를 탔다. 썰매를 타고 나니 이왕 나선 김에 래프팅 체험도 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겨울 래프팅이지만 물길이 잔잔해 위험할 것 같지는 않았다. 신발부터 가슴까지 올라오는 일체형 방수 옷을 겉에 입고 고무보트에 올랐다. 발을 보트에 고정시키는 요령과 노 젓는 방법에 대한 설명을 듣고 나자, 보트는 스르르 강 가운데로 미끄러져 들어갔다. 천천히 노를 저어 강 상류 쪽으로 올라갔다가 맞은편과 하류 쪽에 들러 제자리로 돌아왔다. 강물에서 래프팅 체험을 처음 해보니 기분이 살짝 들뜨는 듯했다.

산기슭에는 12회 철원 한탄강 얼음 트레킹이라는 입간판이 세워져 있고, 힘차게 용트림하는 용과 궁예, 임꺽정 등의 눈 조각품이 조성돼 있었다. 한탄강을 횡단하는 고드름 터널도 만들어져 있었는데, 포근한 날씨 탓에 얼음이 많이 녹아내려 아쉬웠다. 간이음식점들이 줄지어 들어선 백사장에는 방문객들을 대상으로 한 게임이 왁자지껄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물 맑고 공기 좋은 한탄강에서 물위길을 걷고 래프팅을 한 것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봄이 오면 한탄강 주상절리길도 찾아보아야겠다.

 

(은하수교, 송대소)

 

 

(태봉대교, 직탕폭포)

 

 

(한탄강 얼음 트래킹 축제장)

 

 

(눈썰매 체험과 한탄강 래프팅)